동시대 판소리 미학 탐색하다, 국립창극단 <절창Ⅵ>

  • 등록 2026.04.09 12: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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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차세대 주역 최호성·김우정이 그리는 현대적 ‘심청가’
안타깝게 저문 영혼을 달래는 ‘심청’, ‘화초타령’에 담은 치유의 노래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예술감독 겸 단장 유은선)은 <절창Ⅵ>을 4월 24일(금)과 25일(토) 이틀 동안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젊은 소리꾼의 참신한 소리판을 표방한 ‘절창’ 시리즈의 여섯 번째 무대로, 국립창극단 최호성과 김우정이 출연해 우리 소리의 매력을 전한다.

 

‘아주 뛰어난 소리’를 뜻하는 ‘절창(絶唱)’은 국립창극단이 2021년 처음 선보인 기획 시리즈다. 젊은 소리꾼들의 진면목을 재발견하는 동시에, 콘서트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무대 연출과 다양한 음악적 실험으로 판소리의 동시대성을 모색해 왔다. 지난 다섯 번의 무대를 통해 “판소리가 그 자체로 뜨거울 수 있음을 증명했다” “판소리와 창극의 장점을 두루 살린 새로운 형식”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절창Ⅵ>의 주인공은 국립창극단의 차세대 주역 최호성과 김우정이다. 최호성은 2013년 국립창극단 입단 이후,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변강쇠’ 역, <아비ㆍ방연> ‘왕방연’ 역, <트로이의 여인들> ‘메넬라우스’ 역 등을 통해 강한 개성과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김우정은 2020년 객원 배우 신분으로 창극 <춘향>에서 주인공 ‘춘향’ 역으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았고, 같은 해 정식 단원으로 입단했다. 이후 창극 <정년이>의 ‘권부용’ 역, <변강쇠 점 찍고 옹녀> ‘옹녀’ 역, <심청> ‘심청’ 역 등 주요 작품의 주역을 꿰차며 밀도 있는 내면 연기로 입지를 다져왔다. 두 사람은 이번 무대에서 그간 창극 배우로서 쌓아온 연기력과 정통 소리꾼으로서의 공력을 가감 없이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최호성과 김우정은 강산제 ‘심청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완창하면 5시간가량 소요되는 방대한 원전을 약 100분으로 압축하고, 밀도 높은 음악적 구성과 짜임새 있는 서사로 각색했다. 원작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의 희생과 지극한 효심에 주목했다면, 이번 공연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모든 영혼을 달래는 상징적 인물로 ‘심청’을 새롭게 재해석한다.

 

 

 

원작에 내재한 가부장적 틀이나 유교적 관습을 날카로운 풍자와 해학으로 풀어내는 한편, ‘뺑덕어멈’과 ‘심봉사’ 등 주변 인물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해 작품의 외연을 확장했다. 특히, 작품의 시작과 끝에 ‘화초타령’을 배치해 피고 지는 꽃의 순환에 인생의 부침을 투영한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전하는 대목이다.

 

음악은 소리꾼의 선율을 유연하게 뒷받침하는 수성 연주와 악기 간의 유기적인 조화가 돋보이는 즉흥 시나위로 완성된다. 국립창극단 최영훈(거문고), 전계열(고수), 객원 연주자 임이환(첼로ㆍ루프스테이션 - 짧은 악기 연주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녹음하고 반복 재생하여 그 위에 계속 새로운 소리를 쌓아가는 음향 장비), 한솔잎(타악ㆍ철현금ㆍ운라), 오초롱(피리ㆍ생황ㆍ태평소)까지 모두 5인의 실력파 연주자들이 합류해 독보적인 앙상블을 구현한다.

 

 

특히, ‘북을 두리둥 두리둥’ 대목에서는 첼로와 루프스테이션이 만들어내는 감각적인 선율 위에 모차르트의 ‘레퀴엠’을 결합해 기존 판소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식의 ‘진혼가’를 선보이며 현대적이고도 웅장한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시리즈의 시작인 <절창Ⅰ·Ⅱ>를 맡아 호평을 끌어냈던 연출가 남인우가 다시 한번 연출과 구성, 대본을 맡아 작품의 중심을 잡는다. 여기에 고수이자 판소리 소리꾼인 이향하가 판소리 구성자(터그)로 참여해 서사와 음악의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무대디자이너 신나경은 흑백의 순환을 담은 조형물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그려내며, 평안남도 무형유산 제5호(배뱅이굿) 예능보유자인 의상 디자이너 박정욱은 전통 의례와 복식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성별의 경계를 허문 디자인을 통해 작품 속 ‘상실’과 ‘위로’의 정서를 동시대적 미감으로 그려낸다. 여기에 안무가 이윤정의 절제된 움직임과 영상디자이너 라지웅이 선보이는 민화적 상상력이 더해져 감각적이고 세련된 무대 미학을 완성할 예정이다.

 

예매ㆍ문의 국립극장 누리집(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정석현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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