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立秋)'바람 타고 전해지는 가을소식

  • 등록 2002.11.28 10:3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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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추는 24절기의 열세 번째로 음력 7월 곧 음력 7월의 또 다른 말이며 초가을이란 뜻인 맹추월(孟秋月)의 절기인데 양력 8월 7~8일경이다. 해의 황도가 135도인 날이며, 대서와 처서 사이에 있고, 가을에 들어서는 절기라는 이름이다. 동양의 역(歷)에서는 입추부터 입동 전까지의 석 달을 가을로 한다. 옛 사람들은 입추 때 초후(初候)에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중후(中候)에는 이슬이 진하게 내리며, 말후(末候)에는 쓰르라미가 운다고 표현하였다. 입추는 여름이 지나고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뜻이지만 아직 낮에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밤새 열대야에 고생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북녘 하늘 저편에서는 가을 하늘이 다가오고 있다. 이제 입추를 시작으로 가을절기로 들어간다. 8월 7~8일 경이 입추인 것은 계절이 실제보다 빠른 느낌을 준다. 이것은 우리나라보다 빨리 와서 빨리 가는 중국 대륙의 계절이름을 그대로 썼기 때문이다. 입추가 지난 뒤의 더위를 남은 더위란 뜻의 잔서(殘暑)라고 하고, 더위를 처분한다는 처서에도 더위가 남아 있는 것이 보통이다. 사전에서 보면 입추는 '가을이 시작되는 날'이고, 말복(末伏)은 '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뜻한다. 그렇다면 입추가 말복 뒤에 와야 하는데 우리의 조상은 그렇게 정해 놓지 않았다. 주역에서 보면 남자라고 해서 양기만을, 여자라고 해서 음기만 가지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한다. 조금씩은 중첩되게 가지고 있다는 얘기인데 계절도 마찬가지이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려면 연결되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 이 역할을 입추와 말복이 하는 것이다. 입추부터는 가을채비를 시작한다. 특히, 이때에 김장용 무, 배추를 심지만. 농촌도 한가해지기 시작하니 '어정 7월 건들 8월’이라는 말이 전해진다. 이 말은 5월이 모내기와 보리수확으로 매우 바쁜 달임을 표현하는 “발등에 오줌싼다”는 말과 좋은 대조를 이룬다. 벼가 한창 익어 가는 계절이므로 이때 비가 많이 오는 것은 흉년이 될 조짐이라고 한다. 그래서 입추 뒤 비가 닷새 동안만 계속돼도 옛 조정이나 각 고을에서는 비를 멎게 해달라고 날이 개기를 비는 기청제(祈晴祭)를 올렸다. 성문제(城門祭)또는 천상제(川上祭)라는 또 다른 이름도 있다. 제사를 지내는 동안은 성안으로 통하는 물길을 막고, 성안의 모든 샘물을 덮게 한다. 그리고 모든 성안 사람은 물을 써서는 안 되며, 소변을 보아서도 안 된다. 비를 섭섭하게 하는 일체의 행위는 금지된다. 심지어 성교까지도 비를 섭섭하게 한다 해서 기청제 지내는 전야에는 부부가 각방을 써야 했다. 그리고 양방(陽方)인 남문(南門)을 열고 음방(陰方)인 북문은 닫는다. 이날 음(陰)인 부녀자의 시장 나들이는 절대 금한다. 제사를 지내는 제장(祭場)에는 양색(陽色)인 붉은 깃발을 휘날리고 제주(祭主)도 붉은 옷차림이어야 했다. 참고로 '입추(立錐)의 여지(餘地)가 없다'는 말은 이 입추(立秋)와는 관계가 없다. 송곳(추:錐)을 세울 만한 여유가 없다. 즉, 아주 좁고, 여유가 없음을 가리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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