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 최대의 장물아비 이토 히로부미와 <호리꾼>

  • 등록 2013.07.16 07:2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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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 안의 일본말 찌꺼기(54)]

  1. [그린경제 = 이윤옥 문화전문기자]  19세기 말엽부터 1945년까지의 한국의 근대사를 완전히 짓밟고, 국토까지 빼앗았던 일제와 일본인들의 온갖 죄악상을 낱낱이 밝혀 기록하기란 도저히 불가능할 것이다. 그 중의 한 영역인 역사 유적과 문화재의 약탈, 도굴, 파괴 그리고 헤아릴 수 없는 불법반출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략> 저물어가는 대한제국으로 몰려든 일본 도굴꾼들이 가장 탐냈던 것은 개성 주변의 무덤을 파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던 고려청자였다. 그 무렵 도굴꾼을 뜻하는 은어인 ‘호리꾼’이란 말이 만들어졌다.  -문화재약탈사 ‘고려청자 최대의 장물아비 이토 히로부미’ 길윤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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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5,6십대 가운데는 호리꾼이란 말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어린시설 어른들이 나누던 대화 가운데 <호리꾼, 호리꾼> 하던 말이 떠오른다. 그때는 어려서 무슨 말인지 몰랐지만 이야기의 흐름상 무덤 따위를 파헤치는 도굴꾼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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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저물어 가는 대한제국에 건너와 헐값에 또는 반 강제적으로 고려청자 등 문화재적 가치가 뛰어난 물건들을 빼돌린 일본인들! 고려청자 같은 값나가는 물건들은 고분을 파헤쳐서 가져가는 경우가 허다했다. 고분을 파헤치는 것을 요즈음은 도굴꾼으로 부르지만 여전히 나이깨나 있는 사람들은 <호리꾼>이란 말을 쓰는 사람도 꽤 있다.

   
▲ 조선인을 대동하여 무법천지로 고분을 파헤치는 일제 도굴꾼들(1909,평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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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잃어버린 조선문화유산, 동경 고려박물관 발행》 18쪽에 보면 “오구라 콜렉션은 도굴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써 놓았다. “오구라 콜렉션”이란 오구라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 1870-1964)가 게걸스럽게 긁어모은 한국의 값나가는 유물들을 말한다. 그가 도굴해간 유물들은 그의 사후 <오구라 보존회>에 의해 보존되다가 1982년 동경국립박물관에 기증되었다. 유물은 일본의 중요문화재 8점, 중요미술품 31점을 포함한 1,110점이다. 세목을 살펴보면 조각 49점, 금속공예 128점, 도자기 130점, 칠공예(漆工藝) 44점, 서적 26점, 회화 69점, 염색작품 25점, 토속품 2점, 고고시대 유물 557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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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시대별로는 신석기시대, 청동기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통일신라시대, 고려, 조선에 이르는 전 시대를 망라하고 있다. 특히 고고유물(考古遺物)은 낙랑시대와 삼국시대의 고분출토품인 기와류와 통일신라시대의 귀중한 금속공예와 토기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고분출토품’이라는 말인데 고분이란 주로 왕릉이나 고대 통치자의 무덤을 말한다. 국보급 문화재를 싹쓸이해간 것도 용납할 수 없거늘 신성한 왕릉을 파헤쳐서 문화재를 약탈해갔으니 그 패륜적 행위를 어찌 말로 다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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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측량을 핑계로 신성한 제주 삼성혈을 마구 짓밟는 일제 경찰들
  7. 동경에 있는 고려박물관은 순수 양심 있는 일본인들이 조선에서의 문화재 약탈과 역사 왜곡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는 민간 시민단체이다. 차마 그들은 “오구라 일행은 조선의 고분을 파헤쳐서 유물을 훔쳐왔다.”라고 쓰지는 못했을 것이다. 우익들의 칼부림을 피해서였는지 도굴과 무관하지 않다.”라는 완곡한 표현을 했지만 이것은 100% 도굴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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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도굴품이 아니라면 무덤에 있어야 할 유물이 어떻게 해(태양) 아래서 거래된단 말인가! 조선은 예부터 조상을 소중히 모시는 문화민족이다. 아무리 먹을 것이 없고 헐벗어도 자신의 조상 무덤을 파헤쳐서 유물을 팔아먹지는 않았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조선에 건너온 이른바 일본인들은 조선의 유물을 마구잡이로 긁어모아 일본인 친지에게 과자 선물하듯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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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그 대표적 인물로는 이토히로부미를 꼽을 수 있는데 그는 고려청자 수집광으로 알려졌다.가정이지만 만일 조선이 과거 일본을 식민지화해서 오사카, 나라에 산재한 고분을 뒤엎어 버리고 그 안에 든 부장품과 유물을 도굴해왔다면 일본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진정한 이웃이란 도굴이나 약탈을 삼가고 오히려 약탈자가 있으면 함께 힘을 모아 물리쳐 주어야 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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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호리꾼 이야기를 하다가 길어졌다. 혹시 이 말이 일본말인줄 모르고 쓰는 사람은 지금부터 도굴꾼으로 바꿔 써야 할 것이다. 호리꾼은 일본어 “堀(ほ)り,호리 + 꾼으로 이뤄진 말로써 무덤을 파헤쳐서 그곳의 부장품을 꺼내는 행위는 악질적인 행위이다. <호리꾼>을 동원해 일본제국주의자들이 고려청자를 비롯한 조상의 얼이 담긴 값나가는 한국의 보물을 파헤친 것도 속상한데 <호리꾼>이란 일본말까지 그 유래를 모르고 써서야 되겠는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말이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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