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연 “당신의 마음”

2013.08.06 00:30:31

추억의 음악여행 7

[그린경제=김호심 기자] 

바닷가 모래밭에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당신을 그립니다
아- 마지막 한가지 못 그린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코와 입 그리고 눈과 귀
턱밑에 점 하나
입가의 미소까지 그렸지만 은
아- 마지막 한 가지 못 그린 것은
지금도 알 수 없는 당신의 마음...

 

   
▲ 방주연 음반 1

이 노래는 <김지평> 선생이 가사를 쓰고, <김학송> 선생이 곡을 붙였다. 당신의 마음은 모래 위에 그리는 여인의 초상이다. 얼굴 모습은 턱밑에 점하나 까지 다 그렸지만 마지막 한 가지 못 그린 그 사람의 마음, 그것은 끝날 수 없는 사모함이며, 영원히 깜박거린 그리움으로 남고 있다. 마치 한 떨기 흰꽃 나도 사프란처럼 소중한 아름다움으로 이루어진 사랑의 그리움을 담고 있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는 70년대 <자주색 가방>, <기다리게 해놓고>, <꽃과 나비> 등 숱한 히트곡으로 20대의 젊은 시절을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으며 화려하게 보냈던 여가수 <방주연>이다.  

그녀의 노래 속에는 특유의 청순하고 우아한 분위기속에, 움트는 그리움을 깊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승화시켜주고 있다. <방주연>의 음색은 만나고 가는 썰물이 아니고 만나러 가는 밀물의 목소리를 닳았다. 그리고 사춘기 여고생들의 비밀스런 일기장 같기도한 감상적인 면도 있었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인기가수가 되어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하늘 높은 줄 몰랐다. 그를 향한 팬들의 환호와 함께 엄청나게 쏟아져 들어오는 돈,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었다. 가수로서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으며, 70년대 한국 가요계에 우뚝 선 진정한 스타였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의 몸은 병마로 만신창이가 되었다. 당시 자의반 타의반 덕망 있는 의사집안으로 시집을 갔다. 그리고 79년 어느 날 덜컹 임파선 암 선고를 받았다. 엄청난 병마의 고통과 죽음의 공포에 몸서리를 쳤다.  

"의사이셨던 시아버지가 50대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슬픔도 겪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년 뒤 자신마저 암을 선고받았을 때는 정말이지 눈앞이 캄캄했다. 결혼초기에 자신이 왜 이런 고통에 시달려야 하나 억울하고 분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다" 
 

   
▲ 방주연 음반 2

그것은 깊이 침잠된 슬픔의 미학 속에, 눈물로 직조된 짙은 어둠 빛의 베일이 드리워져 있는 외로운 삶이었다. 특히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음악을 결국에는 중단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녀는 냉정하게 현실에 타협을 시도한다. 자신의 병마를 자연요법으로 이겨내고 암흑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새로운 인생을 펼쳐나가길 결심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산다는 의미로 이름도 <방세미>로 바꿨다. 이것은 <방주연>이 가수 이외로서는 존재의 의미가 없다는 것을 의식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는 "암에 걸렸을 때 자신의 몸을 스스로 치유하는 방법이 분명 있을 것 같았다고 한다. 그것을 알고 싶어서 그녀는 1천 권 이상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는 몸이 나아갔다. 몸이 나으니까 자신이 터득한 첨단파동요법을 전파해야겠다는 사명감에 의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다.  

현재 그는 의리학(醫理學) 박사로 경희대교수를 4년째 맡고 있다. 매주 화요일 4시간동안 경희대학교 본관에서 강의를 한다. 그리고 목요일에는 명지대에서 2시간동안 강의하고 학점제 운영을 한다.  

가수에서 교수로 변신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방세미>, 그의 노래 대부분이 영원히 깜박거린 그리움을, 그림 그리듯 섬세한 감각으로 묘사되고 있다. 그리고 소녀와 성숙한 여인의 중간쯤의 분위기에서 보여준 그녀의 독특한 감각의 노래들, 전성기 때 모델을 능가하는 매력적인 외모에 덧붙여 연예인으로서의 화려함과 쇼적인 감각도 우리에게 보여주었던 가수로 <방주연>은 영원히 기억되고 있을 것이다.
 

   
 
** 김호심 : 대성음반 문예부에서 근무했으며 가요114 PD로 활동하며 추억과 함께하는 가요와 팝송을 많이 소개하였다. 현재는 인간문화재 이생강 선생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으며 국악음반을 기획하고 있다.


 

김호심 기자 hosim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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