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박이말] 비거스렁이

  • 등록 2015.04.02 08: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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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 = 이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비거스렁이

[뜻]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나타남꼴(현상)
[보기월] 비거스렁이를 하는 날씨 탓에 밖에서 좀 떨긴 했었습니다.
 
  어제 아침에 비가 갤 거라고 하더니 저녁 때까지 비가 내렸습니다. 아침부터 궂은 일로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린 뒤라서 그런지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저기 왔다갔다 바쁘게 오가면서도 젊은이들과의 만남을 생각하며 기운을 내기도 했지요. 만날 곳을 못 잡는 바람에 먼저 가서 그들을 기다렸습니다. 비거스렁이를 하는 날씨 탓에 밖에서 좀 떨긴 했습니다. 하지만 곧 이어진 따뜻한 만남이 서늘함을 쫓아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제가 꾸어 오던 또 하나의 작은 꿈을 이루게 될지 모르는 자리였으니 더더욱 기쁜 자리였습니다. 여러 사람이 같은 곳에서 같은 일에 뜻을 두고 힘과 슬기를 모을 수 있다는 것은 참 뜻깊은 일입니다. 이제 함께 가는 길이 즐겁고 재미있도록 길을 잘 잡는 일만 생각해야겠습니다. 모두의 손에 놀배움 열매가 가득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마음을 바다와 같이 넓게 먹자. 바다에 돌멩이를 던졌을 때 바다는 퐁 소리와 함께 그 돌을 가라앉혀 버리지만 물그룻에 그 돌멩이를 던지면 물그릇이 깨지거나 물이 다 쏟아질 수도 있다."
 
  무슨 일 때문인지 얼굴을 찌푸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말을 하면서도 이건 아이들에게만 할 말이 아니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말할 것도 없고 이런저런 일들에 힘들고 괴로워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할 말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바다 같이 넓은 마음으로 누군가 던지는 돌멩이들을 가라 앉히며 살도록 해야겠습니다.
 
   오늘도 하늘은 흐르지만 구름 위 파란 하늘과 함께 빛나고 있을 해처럼 맑은 하루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비가 그치고 난 뒤, 비거스렁이를 하느라고 바람이 몹시 매서웠다.(표준국어대사전)
-초가 굴뚝에선 저녁 청솔가지 연기가 비거스렁이에 눌려 안개처럼 번져 나가고 있었다.(이문구, 관촌 수필)
 
4348. 4. 2. ㅂㄷㅁㅈㄱ.
이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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