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오늘은 신당동과 창신동으로
오래된 골목길을 걸었다.
좁고 어두운 골목길을
그런데
신당동의 낡고 오래된 건물사이
골목 어디쯤에
환하게 밝히고 있는 시 한 편을 보았다
주인이 자기 집 대문 앞에 내건
김춘수 시인의 시 “꽃”을...
곳곳에 세워진 돌비석 시비들
마치 돌무덤처럼 보였는데
여기 어두운 골목길을 훤히 밝혀주는
분필로 적어놓은 저 시 한편
우리 맘도 밝게밝게 비춰준다
그 골목길 시판에는
다음에 어떤 시가 또 내 걸릴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