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황준구 민속문화지킴이] SNS에 올라온 광고를 보니 배달겨레의 시조인 단군임금이 하늘을 연 날인 개천절을 기려 “개천문화국민대축제”를 연다고 떠들썩하게 알리고 있다.
그런데 ‘축제(祝祭)’라는 표현의 뿌리는 기독교에서 시작되었다. 예수가 죽어 부활한 것을 축하하는 의식으로 신에게 피가 흐르는 양(羊)고기를 바치고 지내는 ‘제사(祭祀)의식’을 그들은 festival[성일(聖日), 주일(主日)이라고 하였다. 그 ‘페스티벌’을 이웃나라 일본인들은 ‘축제(祝祭)’라고 번역하였고, ‘마츠리’라고 하여 일제강점기 때부터 우리 민족에게 교육하였다.
‘축제’라는 것을 우리식으로 풀이하면 “축하하여 지내는 제사의식”이 된다. 기독교에서만 통용될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러나 우리 조상들은 예부터 축하(祝賀)하여 벌이는 의식이나 행사를 ‘잔치’ 또는 ‘축전(祝典)’이라고 표현을 하였고 본디부터 “축하하여 제사를 지내는 짓거리”는 없었다.
다시 말하면 ‘축제’라는 말은 일제강점기의 ‘찌꺼기’로 이제는 그런 일제 잔재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때의 억누름에서 벗어난 지 70여년이 지났지만 정부와 관청, 언론사, 대학들까지 앞장서서 의미없는 ‘축제’를 남발하고 있다.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아니 심지어 겨울철까지 텔레비전과 라디오, 신문의 모든 기사와 광고는 축제로 도배를 하고 있다. 모두들 목숨 바쳐 제사만 지내다 죽을 사람들로 보인다. 그것을 읽고, 보고, 듣고 있노라면 ‘훈도시’(禈, 일본인 성인 남성이 입는 전통 속옷)만 차고 천방지축 날뛰고 있는 이웃나라 사람들의 세상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세상은 ‘요지경’이다. 하늘이 ‘열린날’을 축하하여 우리는 누구의 ‘제사’를 지내야 하는가? 제발 일제의 찌거기 ‘축제(祝祭)’가 아닌 우리식의 잔치(축전)가 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