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쥐의 해, 관직 붙은 서생원

  • 등록 2020.01.01 22:2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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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243]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488년 정월 대보름에 소지왕이 천천정(天泉亭)으로 행차하였다가 쥐가 사람소리로 까마귀를 따라가라 하여 무사에게 뒤쫓게 하였다. 무사가 까마귀를 쫓아 남쪽 피촌(避村)에 이르자 까마귀는 사라지고 연못에서 한 노인이 나와 봉투를 올렸다. 그 겉봉에는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라고 씌어 있었다. 일관(日官)이 두 사람은 평범한 사람이요, 한 사람은 임금을 뜻한다고 하며 임금에게 봉투를 열어볼 것을 청하였다. 임금이 봉투를 열자, 그 안에는 '거문고갑[琴匣]을 쏘라'는 글이 씌어 있었다. 왕이 활로 거문고갑을 쏘니 그 안에서 궁주(宮主)와 승려가 정을 통하다 나왔다.”

 

 

이는 《삼국유사》의 ‘사금갑(射琴匣)’ 설화로 이처럼 옛사람들은 쥐가 예지력을 가진 동물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2020년 올해는 경자년(庚子年), 쥐의 해입니다. 쥐는 십이지에서 첫 자리를 차지하는 동물로 방위의 신이자 시간의 신이지요. 쥐는 예로부터 풍요ㆍ다산ㆍ근면ㆍ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래서 쥐띠해에 태어난 사람은 재물복과 영특함, 부지런함을 타고난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의인화해 관직을 붙여 서생원(鼠生員)이라고 부르기도 했지요. 그러면서도 곡식을 훔쳐 먹고 나무를 쪼는 습성이 있어 간신과 수탈자를 상징하는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으며, 심지어 탐관오리와 쥐를 동일시하는 문학 작품도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쥐는 1년에 6∼7회 출산을 하고 한 번에 6∼9마리의 새끼를 낳는데 그렇게 대단한 번식력에다가 보통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20% 정도는 먹어치우고 달걀을 훔쳐먹거나 병아리를 잡아먹기도 하는 등 쥐는 사람들에게 골칫거리이기도 합니다. 이런 쥐에 대한 다양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쥐구멍에 볕 든 날' 특별전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오는 3월 1일까지 열리고 있습니다. 이 특별전은 유물과 영상 등 60여 점의 자료를 바탕으로 쥐의 상징과 의미, 변화상을 살펴볼 수 있지요.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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