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세종문화회관이 독일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0’에서 음악극 <극장 앞 독립군>의 퍼포먼스 브랜딩 캠페인이 커뮤니케이션-브랜딩 부문에서 수상하였다.
2019년 서울시예술단 통합공연 <극장 앞 독립군>의 기념상품으로 만들어진 ‘고려인 기억의 상자(Koryo Memento Box)’는 1937년 강제이주 된 연해주의 한인들을 기억하며 그들의 연대기와 응전의 역사를 기억하는 ‘퍼포먼스 브랜딩 캠페인’으로 기획되었다.
상자는 연해주의 한인들에게 제공된 가축운반 수송 차량을 조사하여 디자인 하였으며 안쪽에는 기차로 이송되었던 강제이주 경로 지도가 인쇄되었다. 상자의 패턴은 구소련의 문양을 활용하여 강제이주의 시대적 공간적 상황을 암시하였다. 또한 상자 표지에는 40일 동안 이어진 혹독한 여정인 6,000km의 경로와 도착 후에 자리한 정착지가 그려져 있다. 총 이주인원과 이주 중에 발생된 사망자수, 이주 후에 발생된 사망자 수치를 옆면에 숫자로만 기록했다. 기차 화물칸의 그리드를 통해 폭력적이고 강제적인 방법으로 감옥 같은 환경이 은유적으로 드러나도록 했다.
고려인 기억의 상자를 비롯해 책자 등의 주 색상은 프러시안 블루와 크림슨 레드 두 가지로 조합, 구소련의 구성주의 문양을 차용하여 고려인들을 상징하는 민족 상징기와도 닮아 있다. 상자의 덮개 역할을 하는 소개책자의 표지는 화물칸에 안에 수용된 한인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또한, 소개책자의 겉면을 열면 병풍 접지 형식의 파노라마 일러스트가 펼쳐지는데 이는 러시아 및 중앙아시아 한인들의 역사를 축약하여 담아내었다. 일러스트에는 1800년대 초기 이주의 역사부터 일제침략, 항일투쟁, 강제이주, 이주 정착, 고려극장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뒷면은 동 시대에 펼쳐진 고려인들의 연대기와 홍범도 장군의 일대기, 고려극장의 연표가 동시에 구성되어 있다.
지난 2019년 9월 20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개막했던 <극장 앞 독립군>은 세종문화회관 개관 41년 만에 최초로 산하 9개 예술단 모두가 참여하는 대규모 음악극이다. 작품은 2019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및 내년 봉오동 전투의 승전 100주년을 기념하며 봉오동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던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의 인간적 면모에 집중해 구현한 작품이다.
김성규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에서 41년 만에 최초로 진행하였던 예술단 통합공연 <극장 앞 독립군>의 기념상품이 명망 있는 국제 공모전에서 수상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세종문화회관은 더욱 차별화 되고 작품성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선보이며 서울시민들이 양질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