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세상은 언제나 바뀌어가고 계절 따라 제 모습도 바뀌어가네요
이맘때가 되면 늘 벌써 11월이네 하며 세월의 빠름을 말합니다.
“나의 삶, 나의 문학”이란 제목의 민윤기 시인 글을 읽었습니다.
1966년에 시문학으로 문단에 나온 시인은
70년대 후반 정치적, 사회적 환경이 불편해 사실상 절필을 하고
20여 년 동안은
여성잡지 《주부생활》, 《엘레강스》, 《레이디경향》, 《우먼센스》 등에서
기자, 편집자 등을 거치고, 여성잡지를 창간하며
최고의 편집자로 살아온 시인입니다.
그때를 회상하며 비겁했다는 생각보다 겁박이 두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 생뚱맞은 표현을 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시를 읽으면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음은 물론
독자로부터 외면당하는 시를 쓰는 시인들이 참으로 안타까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독자들을 위한 시(詩)의 대중화를 꿈꾸며
2014년 월간잡지 《시》를 창간하여 내년이면 벌써 8년째를 맞이하지요.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이는 시!
쉽고 짧은 시로 어두운 곳에 밝은 희망을 안겨 주고
외로운 영혼에 위로와 평화를 선물하고자 하는 시인의 이야기입니다.
민 윤 기*
꾹꾹 눌러 가라앉힌 휴화산이 다시 터질 듯 뜨겁다
은빛 머리에 등단 50돌을 넘긴 불꽃 같은 시인!
전봉준, 김시습 등 역사와 인물 중심의 시를 쓰고
혁명아, 반역자 같은 불덩어리를 가슴에 품었으니
유신헌법의 공포와 민주 자유를 향한 격랑의 시대에
반정부, 반체제 활동에 참여하다가
평생 공무원인 장인과 공립학교 교사 아내와 가족에게
밀어닥칠 일은 차마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겁박이 두려워 시를 쓰지 못했던 오랜 침묵을 깨고
자유와 민주를 지키기 위해서는 맞서 싸우려 한다
묻어두고, 품어왔던 뜨거운 맘속을 숨기지 않았고
홍콩의 민주 자유를 위해서도 침묵하지 않았다.
누구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는 쉽고 짧은 시(詩)로
서로 소통하며 위로하고 기쁨과 희망을 나누자 한다.
* 민윤기 : 서울시인협회 회장이며
월간잡지 《시(詩)》 편집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