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마음의 공부가 있어야만 유익할 것

2020.11.12 12:22:23

[‘세종의 길’ 함께 걷기 58]

[우리문화신문=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마음 추스르기로 자기 단련을

 

세종의 사맛 곧 커뮤니케이션에 대하여 살피고 있는데 ‘코로나 19’ 상태에서 집에 있는 일이 많아지니 온통 마음 추스르기가 과제다. 마음이란 카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자기와의 대화’라 할 대상이기도 하다. 집콕이라는 새로운 말도 생겼다. 이전의 용어는 방콕이나 방글라데시였다.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휴가 기간에 방에서 뒹굴고 지난다는 뜻이다.

 

방콕과 집콕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방콕은 방학 곧 휴가를 맞아 집에서 뒹군다는 상황이지만 집콕은 움직여야 하는데 외출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지내거나 직장인은 재택근무로 제 할 일을 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더불어 일의 방식도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비대면의 언택(untact)이나 간접대면의 온택(ontact)의 일이 많이 생겼다.

 

‘코로나 19’는 강제적으로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직장에 나가고 사람을 만나 담소하고 찬 한잔과 소주 한 잔을 마시는 소소한 일상이 행복의 근원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다. 다시 말해 더불어 살며, 값어치 있는 일이 자기에게 무엇이었던가 하고 되살펴 주게 한다. 곧 활동이 드물 때 마음 추스르기가 중요한 화두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자연환경과 노동

 

코로나 시대에 중요한 과제는 환경보호와 자연의 법칙을 좇아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박쥐로부터 코로나가 옮겼다는 가설이 이를 반증해 준다.

 

두 번째는 곧 영화의 가정 내 관람 증가, 줌[Zoom] 같은 인터넷 강의며 네트워크 기반의 학교강의가 있다. 더불어 배달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산업의 발전에 따라 상대적으로 인간의 노동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세 번째는 코로나 시대의 변화는 특히 ‘나를 찾아 나서는’ 시대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전부터 해마다 새로운 시대 상황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2018년에는 욜로 세대로 “You only live once!,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영어의 앞글자를 따 ‘Yolo’라고 부르며 후회 없이 순간순간을 즐기며 살아야 한다 곧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하고 소비하는 라이프 스타일 붐이었다. 2019년에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확행(小確幸)’, 2020년에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이라고 하여 일과 생활의 균형에서 행복을 찾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모든 시대의 겉모습에 한 가지 빠진 요소가 있는데 인생을 즐기고,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고, 일과 삶의 균형 속에서 찾는 값어치 있는 행복이다. 일과 생활이라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균형 잡으며 삶을 살아야 하는지 근본 의문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궁극적인 자기 철학이나 삶의 확신이 필요한 것이다. 이런 질문은 중세나 현재에도 이어지는 우리말 철학용어라 할 바로 ‘마음’의 문제인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되 어디까지나 커다란 사회의 일원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하는 일이다.

 

코로나 시대에 개인은 자기 일을 통해 자아실현과 마음의 평안 그리고 공동체라는 사회적 책임 아래 마스크 쓰고, 손 씻고, 밀집ㆍ밀폐ㆍ밀접의 삼밀 지역을 피하는 사회 규칙을 따라야 할 것이다.

 

중세인 세종 시대에는 기본적인 개인의 행복이 잘 먹는 데 있는 것은 오늘과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선비들의 개인적인 행복은 학문과 철저한 자기 수양에 의존했고 일반 백성에 대해서는 교화와 어려운 삶 속에 일어나는 죄에 대하여 그가 회개하기를 바라며 사면을 아끼지 않으려 했다.

 

세종 시대의 정치하는 세종의 마음을 보자

 

감형으로 구제 : 관노비 김선삼이 절도죄를 범하여 교수형에 해당하였으나 감형을 특명하다.

 

“교하(交河)의 관노 김선삼이 절도죄를 범하였사온데, 율(律)이 교수형에 해당하옵니다." 하니, 임금이 특명으로 사형에서 감형하게 하매, 형조 참판 유계문이 아뢰기를, “절도하고서도 중형(重刑)을 면하오면, 다시 마음대로 도적질하다가 종내에 강도에 이르기도 하오니, 법대로 논죄하기를 청하나이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근년 이래 백성이 기근(饑饉)을 만나서 죽은 자가 퍽 많으며 내가 참으로 참고 볼 수가 없는데, 또 형벌로 죽이겠는가." 하였다. 계문이 다시 아뢰기를, “성상께서 백성을 사랑하시는 마음은 비록 지극하시나, 범법한 사람은 반드시 중형으로 처벌한 연후에야 백성들이 다 법을 두려워하여 다시는 범법하는 자가 없을 것이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그 같은 사람은 그 면죄된 것만 다행으로 여기고 징계하는 마음이 없는 자이지만, 지금은 비록 죽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침내는 반드시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경한 법을 좇는 것이 옳을 것이다.” 하였다. (《세종실록》21/10/23)

 

회개하는 마음이 없는 백성은 다시 죄를 지을 수도 있으나 다시 죄를 지었을 때 벌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 하여 다시 기회를 주는 것이다. 조금 비약했지만, 마음을 다해 정치하면 서로 마음이 통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외부요인인 코로나로 인한 생명 중시의 국가 방역도 이와 통하는 바가 있다.

 

《삼강행실(三綱行實)》 펴냄으로 화평한 시대를 : 《삼강행실》을 편찬하여 서와 전문을 더불어 올리다.

 

 

집현전(集賢殿)에서 새로 《삼강행실(三綱行實)》을 펴내 올리었다. 그 서문에 이르기를 〈주상 전하께서는〉 덕은 두텁고 어지심은 후하시며, 학문은 밝고 빛나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 정신을 가다듬어 정치를 도모하시니 문화와 교육이 사방에 흡족합니다. 그러하건만 오히려 풍속의 더러움을 염려하시어 임금의 마음으로 단안을 내리시고, 신하 설순에게 명하시어, 삼강(三綱)에 관계되는 행실로서 기술할 만한 것을 상고하게 하였습니다. 삼가 종류별로 모아서 책을 만들고, 문신에게 칭찬하는 시를 짓게 하여, 그들의 굳세고 열렬함을 잘 표현하고, 화공으로 하여금 도상(圖像)을 그리게 하여 정말 그 모양이 비슷합니다. 장차 나라의 서울에 나눠주어 드디어 백성에게 보급하고자 하십니다. 모든 눈으로 보는 자가 그 누구인들 마음으로 공경하지 않으리까. 거의 감격하고 감화되어 마침내는 분발하여 변하게 될 것입니다. 백성의 떳떳한 도리를 드높이고 세상에 교화를 미치게 하여, 다행하게도 태평 성세를 친히 눈으로 볼 수 있게 되며, 왕도(王道)를 준수하여 화평한 시대를 이루어서, 길이 영원한 후세까지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하였다.(《세종실록》14/6/9)

 

세종의 궁극적인 정치의 목표는 백성이 삼강을 지키며 생생지락(生生之樂, 백성이 생업을 즐거워하며 살아가게 하는 것)을 통한 백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데(《세종실록》11/8/24)에 있다. 세종 시대는 백성의 마음을 읽되 개인보다는 사회적 공동체에 더 주력했던 정치였지만 궁극에는 가족 사이에 편지를 쓸 수 있게 하여 가정의 행복을 찾게 하고, 개인의 경험과 지식을 집대성할 수 있게 사회화한 도구로서의 훈민정음 창제를 통해 나라의 힘을 모을 수 있게도 했다.

 

마음이 중요 : 동지경연 이지강이 《대학연의》를 진강하다

 

경연에 나아갔다. 동지경연 이지강이 《대학연의(大學衍義)》를 진강(進講)하고, 또 아뢰기를, "임금의 학문은 마음을 바르게 하는 것이 근본이 되옵나니, 마음이 바른 연후에야 백관이 바르게 되고, 백관이 바른 연후에야 만민이 바르게 되옵는데, 마음을 바르게 하는 요지는 오로지 이 책에 있사옵니다." 하매, 임금이 말하기를, "그러나 경서를 글귀로만 풀이하는 것은 학문에 도움이 없으니, 반드시 마음의 공부가 있어야만 이에 유익할 것이다." 하였다. (《세종실록》즉위년/10/12)

 

각 개인에게 있어서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있다.

 

김광옥 수원대 명예교수 kokim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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