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질병의 시작, 체기

2020.12.13 11:30:38

당기는 만큼, 맛있는 만큼만 먹어라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66]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성장기의 어린이들을 힘들게 하는 여러 요소가 있는데 가장 빈번하게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병증으로 체기와 감기가 있다. 곧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이 체기로 다가오고, 숨을 쉬는데 부담이 감기로 다가온다. 다시 말하면 아이들이 내 몸과 외부의 소통에서 가장 빈번한 부담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오늘은 흔히 말하는 체기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일반적인 체기는 음식물에 대한 위장운동의 부담을 말하며 넓게 보면 모든 소화기 장부의 기능저하를 포함한다. 아이들이 실제로 호소하는 체기를 기준으로 목의 체기와 위장의 체기, 몸의 체기로 구분하여 해결책을 찾아보자.

 

1. 목의 체기

목구멍이 좁아졌어요.”

 

1) 음식과 공기는 연구개의 관문 조절을 통과해야 한다.

 

우리 몸에서 목은 머리와 몸을 연결하는 위치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조절 작용을 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대사조절을 위한 갑상선이 자리 잡고 있고, 외부의 공기와 음식의 통로가 되면서 이를 연구개(입천장 뒤쪽의 연한 부분)를 통하여 조절하고 있다.

 

 

연구개는 숨 쉴 때는 코 혹은 입을 기도를 연결하고, 음식을 먹을 때는 입과 식도를 연결하면서 일종의 교통정리를 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이러한 연구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음식을 삼키기 어렵고, 호흡이 곤란하면서 수시로 사레가 들려 생명을 위협까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개가 정체되었을 때 아이들은 목에 뭐가 붙어 있는 것 같다는 호소를 하고, 내부적으로는 연구개의 기혈순환이 안 되는 것이며, 실제상황에서는 목구멍이 좁아진 형상으로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 것이다.

 

* 목이 체한 증상

입에 물고 있다.

자주 걸린다.

뭐가 붙어 있다 표현하며 큼큼거린다.

먹을 때 자주 토할 것 같다고 호소한다.

기침을 자주 한다.

 

2) 연구개는 폐와 위장의 명령을 따른다.

 

우리의 호흡은 폐의 확장과 수축의 리듬을 쫓아서 자연스럽게 들이키고 내뱉는 역할을 한다. 이때 자연스럽게 연구개가 기도를 열어주어 저절로 호흡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외부에서 공기를 강제로 불어 넣으면 연구개는 호응하지 않아 호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음식도 마찬가지로 씹는 행위에 동조하여 식도와 위장이 리듬 있게 운동을 하면 위장에서 음식을 당기는 흡인력이 발생하고 이에 연구개가 자연스럽게 식도와 입을 연결하여 음식을 먹는다. 그런데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경우 위장이 호응하지 않으면 흡인력이 없어 음식이 넘어가지 않는데 이것을 아이가 연구개의 호응이 안 된 채로 억지로 꿀꺽 삼키게 되면 끝내 삼키지 못하거나 연구개에 부담을 주게 되어 점점 삼키는 것을 어렵게 느끼기 시작한다.

 

* 목의 체기는 언제 생기는가?

수저를 더 먹이며 억지로 삼키게 하면 연구개가 힘들어한다.

억지로 먹어서 ‘욱’하면 연구개는 체한다.

과민한 반응으로 ‘욱’하면 연구개는 힘들다.

억울함으로 울컥하면서 눈물이 비치면 연구개가 삐진다.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기도로 들어가면 연구개는 상처를 입는다.

잦으면 연구개가 손상된다.

 

3) 연구개의 정체를 풀고 보호하자

 

연구개의 정체가 심한 경우 아이들은 삼키는 것에 대하여 부담을 넘어 긴장 공포의 순으로 진행이 된다. 그러므로 정도가 심하여 쉽게 사레가 들리거나 연구개 정체 증상이 수시로 발생하면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며 평시에 정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관리가 필요하다.

 

스스로 먹게 하고 억지로 먹이지 말자.

조심하고 자신의 정량을 알게 하자.

따른 편식을 존중해주자.

억울함을 인지하고 풀어주자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을 치료해주자

 

2. 위장의 체기

체했어요. 소화불량. 장염에 걸렸어요.”

 

1) 위장을 움직이게 하려면 여러 장부의 협조가 필요하다.

 

 ① 위장은 혈액 공급을 요구한다. 그러므로 당기는 만큼만 먹어라 

 

우리가 음식을 먹기 전에 위장은 약간의 혈액만 공급되면 공복의 위장이 유지되는데 대략 20CC 정도 혈액이 필요하다. 그러다 음식을 먹으면 점차 혈액요구량이 늘어나 배불리 먹으면 100CC 정도의 혈액이 필요하다. 이때 필요한 80cc를 비장이 간직한 여분의 혈액에서 제공하면 배불리 먹어도 위장운동이 원활하면서 입안에 있는 음식을 당겨가 저절로 삼켜진다.

 

 

혈액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운동이 여의치 않으면 아무리 씹어도 저절로 넘어가지 않고 안 먹혀 억지로 삼키거나 국을 말아 먹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장의 운동이 힘들어지면서 음식이 안 먹힐 때 수저를 놓으면 편하지만 그래도 먹으면 체기가 발생한다. 그러므로 오래 씹어 먹으면서 그날 컨디션에 따른 위장에서 당기는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② 위장은 췌장의 소화효소 분비량과 균형을 맞추려 한다. 그러므로 맛있는 만큼만 먹어라

 

음식을 먹을 때 맛있으면 용서가 된다는 말을 자주한다. 맛이라는 것이 내가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으로 소화할 수 있고 필요한 음식이란 것과 동의어이기에 맛이 있으면 췌장에서 온전히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표시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컨디션이면 위장도 적당량의 위액을 분비하여 위장에서 분비하는 위산과 췌장에서 분비하는 중탄산염의 산 염기 균형이 이루어져 무난한 소화와 편한 뱃속을 보장한다. 반대로 맛이 없는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어렵거나 불균형을 이루어 체하거나 불편한 속을 만드는 것이다.

 

③ 위장은 부신의 조절이 필요하다. 기분 좋고 신날수록 잘 먹을 수 있다.

 

음식을 먹을 때 부담을 느끼고, 고민이 있거나 기분이 나쁠 때 ‘먹던 것도 체하겠다’라는 말을 한다. 특히 긴장한 상태로 먹으면 전체 장의 운동성이 현격히 떨어지므로 먹어야 한다는 부담과 삼켜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긴장된 장은 운동성이 급격히 떨어진다. 위장의 운동은 양방의 관점에서 자율신경의 부교감이 항진되었을 때 활발하게 움직인다. 부교감의 작용은 여유와 안정, 즐거움과 행복이 충만할 때 활발하므로 식사시간은 어떠한 조건에서도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한 수저 더 먹어야 하는 부담만 없어도 식사시간이 즐거워지고 점점 잘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위장이 체한 증상

몸이 무겁고 졸리다.

느껴지고 명치가 답답하다.

마르고 입이 마르면서 텁텁하다.

답답하면서 어지러움이 발생한다. 심하면 두통이 발생한다.

설사를 한다.

 

2) 위장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있다.

 

① 위장은 간이 맞는 음식을 선호한다.

 

위장은 모든 음식을 위산으로 녹이며 소화하는데 특히 단백질 녹이는 것을 첫 번째 역할로 한다. 곧 단백질은 위액과 췌액의 결합으로 소화가 되며 적절한 소금기는 위장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촉발제이므로 적절하게 간이 맞아야 위장의 운동이 활발해진다. 특히 단백질 식품은 반드시 간이 맞아야 위장에서 위액 분비가 원활해지고 활발한 운동으로 소화가 되며 간이 맞지 않으면 소화가 어려워져 댕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건강을 생각해서 음식을 싱겁게 먹는 사람도 단백질만은 적절하게 간을 맞추어 먹어야 한다.

 

② 위장은 따뜻한 음식을 좋아한다.

 

위장의 활동은 혈액공급으로 대표되는 점막의 순환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므로 위장이 차가워지면 위장의 운동성이 뚝 떨어지므로 될 수 있으면 모든 음식을 따뜻하게 먹는 것이 좋다. 특히 기본이 되는 밥은 항상 따뜻하게 먹는 것이 필요하며 예전부터 찬밥은 내지 않는 것을 기본 식사예절로 삼았다. 현대에서 찬밥은 김밥으로 대표되는 간편식품이다. 특히 추울 때 급하게 먹는 김밥은 체하기 딱 좋은 음식이다.

 

③ 위장은 시원한 것을 좋아한다.

 

얼음을 깨물어 먹더라도 각자의 컨디션에 따라 차갑게 느끼는 경우가 있고, 시원하게 느끼는 경우가 있다. 어떠한 온도에서 먹더라도 먹으면서 시원함을 느낀다면 위장의 점막순환이 활발해지는 모습이며, 차가움을 느낀다면 위장이 위축되는 모습이다. 그러므로 모든 음식은 얼음이건, 뜨거운 국물이건 시원하게 먹는 것이 필요하다.

 

④ 위장은 오래 씹는 것을 요구한다.

 

우리가 씹는 행위를 하면 씹는 리듬에 맞추어 식도와 위장이 연동 운동을 한다. 이러한 연관된 운동이 음식을 흡입하는 기본이 되어 씹는 만큼 위장의 운동성도 활발한 것이다. 그러므로 충분히 씹어 먹는 것을 권하고, 특히 첫 수저는 반드시 오래 씹어 먹으면 체기의 가능성이 1/3 정도는 줄어든다.

 

⑤ 위장은 걷는 것을 좋아한다.

 

장의 운동은 기본적으로 활발한 혈액순환을 기본으로 한다. 그러므로 혈액순환을 가장 확실하게 도와주는 행위는 운동인데 운동량만큼 근육에서 더 많은 혈액을 요구하므로 오히려 소화기관에 공급되는 혈액양은 줄어든다. 그러므로 운동을 하되 순환이 부담되는 신호인 호흡이 가빠지지 않는 범위의 운동이 필요하며 걷기가 가장 무난하다. 특히 맨발로 걸으면 발바닥의 자극을 통하여 전체 장부의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엄지발가락의 경락 자극으로 위장에 충분한 혈액공급이 가능해진다.

 

3. 몸의 체기

“세포가 간직한 안 좋은 기억은 모두 체기이다.”

 

1) 우리 몸의 모든 기관과 세포는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일상생활에서 머리로는 기억하지 못하나 몸은 기억하고 있었구나 하는 경험을 한두 가지 이상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복숭아를 먹으면 두드러기가 심하게 난다 ”“ 나는 몇 년 전 닭고기를 먹고 한번 토한 후 닭고기를 먹으면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돼요 ”“저는 돼지고기를 못 먹어요. 그전에는 잘 먹었던 것 같은데 10살 무렵부터 돼지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계속 설사를 해서요 ” “저는 회를 못 먹어요. 전에는 잘 먹었는데 예전에 일식집에서 회식하고 식중독을 앓은 뒤부터는 회를 먹으면 구토가 심하게 나요”

“찬바람이 불면 ....”, “높은 곳에 올라가면....”, “물속에만 들어가면....”

 

일상생활 중에 드러나는 다양한 이상 현상들은 머릿속 기억은 가물가물하더라도 상황이 닥치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다양한 패턴들이 있다. 긍정적인 것도 있으며 부정적인 반응도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특정 상황에 대하여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 작용으로 음식이나 기타의 영향으로 다시는 손상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2) 몸이 기억하며 방어하는 왜곡된 모습들

 

① 반복적 체기

 

식욕도 왕성하고 소화능력도 뛰어나 대부분 음식을 배불리 먹어도 거뜬한 사람들 가운데 특정음식을 먹거나 특정상황에서 식사를 하면 체하거나 장염으로 구토나 설사를 하는 분들이 있다. 특히 상한 음식으로 체하거나 식중독을 일으켰을 때 유독 심한데 몸이 스스로 보호하기 위하여 위장에서 음식을 빨리 제거하기 위한 몸의 방어 작용이다.

 

② 급성 두드러기와 특정음식 두드러기

 

우리가 경험하는 급성 두드러기는, 특정음식(특히 단백질)을 소화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흡수해서 몸에 유입된 거대한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일으키는 면역반응이다. 보통 3일 정도 금식을 하거나 모든 단백질을 금하면 치료된다. 이러한 경험을 하신 사람들 가운데 평소 두드러기와 무관하게 보내다가 특정음식만 먹으면 두드러기가 반복될 수가 있는데 이럴 때 소화와 흡수 왜곡의 틀이 굳어진 경우다.

 

③ 생각만 해도 체할 것 같고 몸서리쳐지는 음식이 있다.

 

음식을 섭취하는 식사의 모습을 다른 관점으로 보면 거대한 이물질이 몸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거대한 이물질을 내 몸에 맞고 필요한 구조로 바꾸기 위하여 우리 몸의 장부의 절반이 열심히 소화, 흡수, 대사의 과정을 밟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내 몸에 동조시키면 내 몸의 뼈와 살이 되나 이를 온전히 하지 못하면 내 몸에 치명적인 이물질 또는 독소로 작용하여 부담을 지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현격한 곤란을 겪은 경우 이에 대한 기억을 토대로 방어를 위한 몸의 반응이 일어난다.

 

곧 유입과정에 사레에 걸려 혼쭐이 났거나, 특정성분에 신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던 경험이 있는 경우 우리 몸은 오관의 감각과 머릿속의 기억, 몸의 기억을 모두 동원하여 거부 반응이란 작용을 통하여 몸을 보호하는 것이다.

 

④ 마음과 정신도 체기의 흔적이 있다.

 

우리가 흔히 ‘울화가 쌓였다. 한이 맺혔다. 기분이 나쁘다...’라고 하는 것은 마음과 정신에 난 상처와 흔적을 말한다. 이러한 마음의 상처와 정신의 흔적은 마음과 생각으로 풀어야 하지만 우리 몸에서 마음대로 안 되는 것이 마음이고, 의지대로 안 되는 것이 정신이다. 그러나 한의학적 관점에서 우리 몸은 마음과 톱니처럼 맞물려 돌아가기에 마음의 상처와 흔적이라도 육체의 정리를 통해 풀 수 있다.

 

3) 몸의 기억을 초기화하라.

 

① 몸은 스스로를 바로 잡으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몸과 마음의 정체와 흔적들로 발생한 왜곡을 우리 몸은 스스로 정리하려 끊임없이 노력한다. 다만 쉽게 정리하지 못하는 경우는 방해인자가 있거나, 힘이 달려 정리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방해인자의 총칭을 노폐물이라 했을 때 노폐물을 제거하고, 몸에서 정리ㆍ제거ㆍ훈련을 담당하는 부신과 비장의 기능을 정상으로 바로 잡아 초기화를 도와줄 수 있다.

 

② 인체 전가의 보도 기(氣)를 활용하자.

 

우리 몸의 몸과 마음, 육체와 정신의 중간 가교로 한방에서는 기(氣)의 역할을 정의한다. 기운의 흐름이 원활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능이 활발해지는 것을 말한다. 곧 기의 흐름을 이용하여 마음과 정신의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고, 육체의 기능을 활발하게 유도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지간한 급성 체기는 침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 것이며 정신과 육체의 다양한 정체를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③ ‘수승화강’은 건강의 시작과 끝이다.

 

우리 몸의 원활한 기운 순환을 한방에서는 ‘수승화강’이라 정의한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기운의 순환, 양방으로 논한다면 혈액의 순환과 신경의 전달이 매끈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말한다. 몸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의 기의 순환 고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육체의 앙금이건 정신의 앙금이건 여기에 흡수되어 정체의 흔적이 사라지는 것으로, 한방의 모든 치료의 귀결점은 ‘수승화강’의 완성이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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