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를 더욱 기쁘게 해주는 제주 ‘빙떡’

2021.02.09 21:50:57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3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남녘땅 제주에는 볼거리도 많지만 특이한 먹거리도 많습니다. 그런데 2013년 제주도에서는 자리물돔회, 갈치국, 성게국, 한치물회, 옥돔구이, 빙떡, 고기국수 등을 ‘제주도 7대 향토음식’으로 꼽았습니다. 이 가운데 메밀가루 부꾸미에 채 썰어 데쳐낸 무소를 넣고 말아서 만드는 빙떡은 제주도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고 하지요. 빙떡은 메밀 부꾸미의 담백한 맛과 무소의 삼삼하고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냅니다.

 

 

남원읍에서는 말아 놓은 모습이 흡사 멍석과 같다 하여 ‘멍석떡’이라고 하며, 3대 봉양을 제외한 작은 제사에서 약식으로 제물을 차릴 때 꼭 쓴다고 하여 ‘홀아방떡’ 또는 ‘홀애비떡’이라고 하고 서귀포에서는 ‘전기떡’(쟁기떡)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빙떡은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지 않아 빠른 시간에 적은 돈으로 많은 양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떡인데 이웃이 잔치가 있거나 상을 당하면 ‘대차롱’(뚜껑이 있는 대나무 바구니)에 담아 한 바구니씩 보냈습니다. 이때 부조를 받은 집의 여주인은 떡을 손으로 떼어내어 함께 쫓아온 귀신의 몫으로 밖으로 던져 잡신이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한 뒤 모두가 함께 먹는데 남은 것이 있으면 오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바구니에 음식을 고루 담아 되돌려 보냅니다.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 빙떡은 잔치에는 더욱 기쁘게 하고, 상례 때는 슬픔을 줄여주는 아름다운 떡이라 할 것입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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