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만에 귀향한 <나주 서성문 안 석등>

2021.06.22 23:01:58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62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전라남도 나주시 국립나주박물관에 가면 전체 높이 3.27m, 간석 높이 0.83m, 지대석 너비 1.44m 크기의 보물 제364호 나주 서성문 안 석등(石燈)이 있습니다. 이 석등은 본래 전라남도 나주읍 서문안에 있던 것을 1929년 경복궁으로 옮겨놓았다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이건되어 보관되던 중 2017년 해체, 보존처리를 거쳐 고향인 국립나주박물관으로 돌아가 전시돼 있습니다. 석등은 불을 밝혀두는 화사석(火舍石)을 중심으로, 아래는 3단을 이루는 받침을 두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었지요.

 

 

네모난 모양의 널찍한 바닥돌 위에 세워져 있으며, 아래받침돌은 8각이고 연꽃문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기둥모양의 중간받침은 8면으로 면마다 테를 둘러 공간을 만들고 그 중심 안에 한 줄씩의 문장을 새겼는데. 윗받침돌은 8각면에 돌아가며 연꽃무늬를 조각했고, 화사석은 새로 만들어 놓은 것으로 창이 4개입니다. 지붕돌은 매우 장식적으로 8개 면마다 처마 끝에 짧은 막을 드리운 것처럼 세로줄무늬가 있고, 그 위로 막 피어오르는 형상의 꽃장식이 두툼하게 달려 있으며, 지붕돌 위로는 마치 지붕을 축소해 놓은 듯한 돌이 올려져 있습니다.

 

받침에 새겨져 있는 기록을 통해 고려 선종 10년(1093)에 석등을 세웠음을 알 수 있지요. 원래 홍룡사(홍룡사)에 이었던 석등이라고는 하지만 현재 홍룡가 있던 자리는 알지 못합니다. 각 부분의 조각이 둔중한 편이나 지붕돌의 형태가 장식적인 공예기법을 보이는 특이한 고려시대 작품으로, 남북국시대(통일신라) 8각형 석등의 양식을 이어받으면서도 그 구조와 조각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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