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야와 수면 장애

2021.07.18 11:07:12

수면리듬을 찾고, 수면 공간 확보하고
[한방으로 알아보는 건강상식 96]

[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한 온대지방은 계절에 따른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 올해 봄비가 꾸준히 자주 내렸기 때문에 봄다운 화창한 날씨를 별로 경험하지 못하다가 어느덧 7월 중순이 다가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본격적인 여름 더위는 6월 말 무렵의 장마가 지나면 다가오기 시작해서 8월 중순까지 진행되는데 올해는 약간 늦게 시작됐다. 문제는 늦게 오면서 매우 덥고,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고 잠들 무렵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도 더위가 지속되는 열대야(熱帶夜)가 되었다는 것이다.

 

열대야란 일본에서 유래된 용어인데 최근에는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2009년 7월 24일부터 밤(저녁 6시 1분 ~ 다음 날 아침 9시)의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을 열대야로 말하고 있다, 아울러 최저기온이 30°C 이상인 밤을 가리켜 초열대야라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열대야가 우리 몸에 문제가 되는 가장 큰 요소는 수면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1. 체열을 쉽고 빠르게 발산할 때 숙면이 이루어진다.

 

인간에게 있어서 낮의 활동은 세포의 왕성한 대사 작용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세포의 왕성한 활동만큼 체열이 높아 정상체온인 36.5℃를 유지하고 때로 심부체온이 36.5C를 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와는 반대로 수면 중 우리 몸의 상태는 휴식의 상태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지며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진 만큼 체온도 저하된다. 깊은 숙면의 상태일 때 체온은 보편적으로 36℃까지 떨어지며 심부온도가 2℃ 이상 떨어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이를 달리 해석하면 숙면의 세계로 접어들기 위해서는 36.5℃의 체온을 36℃까지 얼마나 빨리 떨어뜨려 세포의 운동성을 완화할 수 있는지다. 체열을 빨리 내리는 능력은 어릴수록 쉽고 빠르게 되며 성인이 되면서 점점 느려진다. 이렇듯 잠을 자기 시작하여 숙면에 접어들어 세포의 활동성이 떨어지는 시점까지를 입면 잠복시간이라고 한다. 어린이들은 발한과 더불어 쉽고 빠르게 이루어져 입면 잠복시간이 빠르며 사춘기를 지나면서 느려지기 시작하면서 땀이 감소한다. 보통 20살 평균을 16분이라 하고 나이에 따라 점점 길어져 80살 전후에는 19분의 입면 잠복시간을 가진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체열을 빨리 떨어뜨릴수록 쉽고 깊은 숙면의 세계로 파고 들어갈 수 있으며 체온은 떨어뜨리는데 애로가 있는 경우 깊은 숙면을 못 취하거나 불면까지 이르게 되는 것이다.

 

2. 체온은 외부 환경의 도움을 받아 조절된다.

 

수면의 단면을 체온과 연결하여 살펴보면 체온이 쉽게 떨어지는 사람은 깊은 수면과 더불어 숙면 상태를 쉽게 유지할 수 있고, 체온이 더디게 떨어지는 경우 수면이 얇으며 수면유지가 힘들어 자주 깨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모습을 가장 극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10살 이전 아이들의 수면 모습이다. 아이들의 경우 깊이 잠들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나 체열을 쉽게 발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곧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성인들보다 활동성이 높은 만큼 37℃에 가까운 높은 체온을 유지하고, 아울러 수면은 깊고 오래 취하는 만큼 세포의 활동성이 낮아 36℃에 가까운 낮은 체온 상태를 보인다.

 

그러므로 이러한 격차를 빠르게 해소하기 위하여 잠들기 5분 전부터 잠든 뒤 일정 시점까지 머리와 등이 흠뻑 젖을 정도의 발한(發汗)을 한다. 이는 성인도 마찬가지로 쉽고 빠르게 잠이 드는 경우 머리와 등에 약간의 발한이 이루어지며 심한 경우 전신의 발한이 이루어진다. 반대로 어린이들 중에도 발한이 안 이루어질 때는 잠드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잠투정을 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 피부에서 체열 발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머무는 경우 피부세포가 손상되면서 아토피로 진행되는 경우마저 생긴다.

 

인간의 몸의 특성은 열을 생산하는 능력은 있되 열을 냉각시키는 장치가 없어서 외부의 낮은 온도에 의존하여 몸을 냉각시키는 것이다. 곧 체온을 조절하는 것은 적절한 열 생산과 더불어 외부의 서늘한 공기에 의한 대류(對流)와 복사(複寫)에 따라 이루어지며 미진할 때 발한(發汗)을 통하여 피부의 땀이 기화(氣化)되어 이루어지는 냉각에 의존한다. 곧 잠을 잘 때 적극적으로 체열 발산을 빠르게 하는 경우 발한(發汗)이란 과정을 통하여 체온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발한과정에서 땀이 나더라도 땀이 증발하지 않으면 체온은 떨어지지 않고 세포의 활동성도 낮아지지 않아 수면의 상태에 이르지 못하게 된다. 곧 잠을 자기 위하여 누워있는 중에 피부에 땀이 났을 때 주변의 온도가 높아서 바람이 전혀 없으면 땀이 쉽게 증발하지 않는다. 땀이 난 상태에서 땀이 쉽게 증발할 수 있는 환경은 외부의 습도가 낮고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바람이 있는 경우에 가장 활발하다.

 

그러나 반대로 습도가 높고 온도가 높은 상태에서 몸은 누워서 움직이지 않고 바람마저 없으면 땀이 증발하지 않아 체온이 떨어지지 않는데 이러한 상태를 우리가 보통 열대야(熱帶夜)라고 한다. 곧 열대야를 달리 해석하면 더워서 땀이 나는데 체온이 낮아지지 않아 잠들기 어려운 여름밤이라 할 수 있는 것인데 최근 더위가 이러한 상태이다.

 

 

 

3. 열대야를 극복하여 깊은 숙면을 하자

 

① 습도, 온도, 바람의 3요소를 조절한다.

 

해가 져도 25℃ 이상 유지되고 습도가 높은 무풍(無風)의 열대야는 잠을 설치게 한다. 이런 날이 이어지면 피로가 누적되고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등 낮의 활동에도 지장을 준다. 이럴 땐 여름 수면 환경을 쾌적하게 만들어 주어야 하는 데 우선 기본은 온도를 25℃ 이하로 낮추거나 습도를 낮추고 땀이 증발하기 쉽도록 바람을 유도하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고 일반적인 방법은 에어컨 활용하는 것으로 잠들기 전에 미리 에어컨을 틀어 잠자는 방의 온ㆍ습도를 조절해 둔다. 에어컨의 경우 바람이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돌려놓고 취침 후 일정시간이 지나면 꺼지도록 타이머를 맞춘 뒤 잠을 청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가 너무 차게 되면 발한 능력을 막아 냉방병과 피부 발진, 땀띠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에어컨을 추운 정도로 작동시키지 않아야 한다.

 

좀 더 적극적인 경우 저녁 식사 뒤 가벼운 운동은 혈액순환을 도와 체열을 쉽게 발산시킬 수 있으며 가벼운 샤워나 목욕이 병행되었을 때 잠자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잠들기 전 샤워를 할 때 너무 차가우면 순간적으로 시원할 것 같지만 이는 중추신경을 활성화해 도리어 빼앗긴 체온을 올리므로, 적당히 시원한 정도 또는 오히려 따뜻한 물로 하는 것이 체열 발산에 더 유리하다.

 

습도가 과도하게 높지 않을 때 바람이 약간만 있어도 땀이 쉽게 증발하여 체온 조절이 쉬우므로 습도가 높지 않을 때 선풍기를 틀거나 에어컨을 송풍정도만 작도하도록 하는 것도 좋다.

 

② 수면리듬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땅과 더불어 자도록 하자

 

인체의 세포들은 아직도 원시인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한다. 인종, 문화가 다르더라도 12시간 체계, 정오와 자정을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체계에서 태양이 뜨면 움직이고 지면 휴식을 취하던 원시시대처럼 해가 지면 잠을 자려는 경향성은 겨울은 7시 무렵, 여름은 9시 전후부터 시작하여 1시 전후로 마감되며 새벽 3시 이후로는 깨어나려는 경향을 보인다. 결국 인간의 수면은 자연의 리듬인 땅과 더불어 자는 것이기에 땅이 잠들기 시작하는 시점에 잠을 자야만 쉽고 깊게 잠들 수 있다.

 

또한 인체의 수면리듬은 성인의 경우 대략 70분의 비렘수면(깊게 드는 잠)과 20분의 렘수면(뇌의 활동이 활발해져 꿈을 꾸는 잠)이 90분 주기로 4~5회 정도 반복된다. 따라서 300분~450분 모두 6시간~7시간 30분 정도가 적정 수면시간이다.

 

③ 될 수 있으면 넓은 수면 공간을 확보하자

 

더운 여름의 열대야에 대한 이미지는 ‘덥고 눅눅하고 답답하다’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좁은 방에 있으면서 더우면 답답함이 더 가중되어 수면을 어렵게 만든다. 아울러 어린아이들과 같이 자는 경우 방문을 닫고 자면 실제 방안의 산소농도가 낮아져 호흡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수면을 얇게 만든다.

 

따라서 넓은 공간의 확보 방안으로 거실 쪽으로 방문을 열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거실과 같은 열린 공간의 경우 심리적 불안감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방에서 거실 쪽으로 방문을 열거나 화장실 쪽 방문을 열고 자면 무난히 잘 수 있다.

 

④ 수면을 악화시키는 환경과 습관을 피하자

 

더위가 잠들기를 방해하는 첫 번째 요소지만 여름밤 불면을 유도하는 다른 요소들도 피해야만 한다. 성인의 경우 잠자기 전 더위와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줄 것 같은 시원한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이때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텔레비전을 보는 것은 말 그대로 소확행이지만, 500CC 정도가 아닌 두세 잔 계속되면 문제가 된다. 적당한 음주는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숙면을 유도하지만,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각성작용을 해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것이다.

 

더불어 맥주의 이뇨 작용으로 자주 화장실을 가게 돼 잠이 깨면서 수면 중 이루어야 할 회복의 시간을 빼앗기게 된다. 술을 마시고 잠드는 밤이 지속되면 수면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칫 습관으로 굳어져 알코올 의존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⑤ 특히 여름잠에는 빛의 차단이 더더욱 요구된다.

 

여름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해가 일찍 뜨고 늦게 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몸의 빛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밤낮의 사이클이 낮에 치중되어 있다. 이와 함께 현대인은 전깃불의 사용 탓에 빛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어둠과 더불어 이루어지는 생체리듬이 흐트러지기 쉬운 상태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뇌에 있는 솔방울 모양의 내분비 기관)에서 분비되는 생체 호르몬으로 밤과 낮의 길이 등과 같은 광주기를 감지하여 합성한다. 이로써 사람의 수면, 각성 리듬과 일상적, 계절적 생체리듬을 조절하며 자연적인 수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멜라토닌의 분비는 밤에는 10배 늘어나고 빛이 있는 낮 동안에는 줄어든다. 그러나 밤이라도 혈관에 빛이 투과되면 분비량이 변하므로 수면 공간에 빛을 확실하게 차단하는 것은 수면의 기본 조건이다.

 

또한 어둠은 시신경과 세포에 ‘자야 한다’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도시에서는 완전한 어둠 속에 있기 어렵다. 따라서 입면과 수면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 암막커튼 등을 이용하여 안팎의 모든 빛을 막아주면 확실히 수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⑥ 수면을 도와주는 소소한 요소들이 모여 숙면을 유도한다.

 

수면을 도와주는 다양한 요소와 행위들이 있다. 먼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 중 더위와 함께 답답함도 있으며 이를 해소하는 방법도 잠자는 데 도움이 된다. 잘 때 입는 옷과 담요가 바람과 온도변화를 완충시켜 주면서 답답함을 유도하지 않아야 하기에 삼베와 모시로 만든 제품이 여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답답함을 피하려고 배꼽티, 골반바지, 러닝셔츠 등만 입고 자는 행위는 중간에 피부에 부담을 주고 순환을 방해하여 수면 유지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여름 열대야의 특징은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과다한 발한으로 수분부족과 전해질 균형이 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때 수면의 어려움만이 아닌 전체 건강을 해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수분의 공급과 전해질 보충이 필요하다. 때로는 시원한 냉수도 필요하며 수면을 위해서는 따뜻한 달콤한 우리 전통차를 마시는 것이 수면에 도움이 된다.

 

 

유용우 한의사 dolpha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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