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모두 주모자다, ‘사발통문’

2022.08.18 12:57:17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3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894년 1월 봉건적 수취체제의 모순에 대항하여 고부 농민 봉기로부터 시작된 ‘동학혁명운동’은 ‘갑오농민전쟁’, ‘동학농민운동’, ‘동학난’이라고도 부릅니다. ‘동학혁명운동’은 조선 후기 농민항쟁을 통한 농민들의 각성과 성장을 바탕으로, 동학의 조직을 이용하여 봉건제도의 모순과 자본주의 열강의 침략에 반대한 대규모 반제ㆍ반봉건투쟁이었지요.

 

그런데 이때 전봉준ㆍ송두호 등 농민지도자 20여 명이 11월 초순 모여 방 가운데 백지를 펼치고 백지 가운데에 큰 사발을 엎어 놓고 사발을 중심으로 각자의 이름을 썼습니다. 그리고는 왼쪽에 “고부 군수 조병갑의 목을 베고, 서울로 올라가자”라는 글을 써넣었습니다. 이를 ‘사발통문’이라 하는데 이때 만든 사발통문은 고부의 이집강(관가의 일에 협조하는 마을 책임자)에게 돌렸지요. 그런데 이들은 왜 사발을 엎어놓고 둥글게 각자의 이름을 썼을까요?

 

 

동서고금을 통틀어 이름을 걸고 권력에 맞서는 일은 목숨을 걸어야 했고, 실패했을 때는 능지처참이 되는 엄청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사발통문에 이름을 쓸 때는 주모자를 숨기면서 동시에 참여자 모두가 주모자가 되어 똑같이 책임을 나누어지겠다는 뜻으로 사발을 중심으로 둥글게 이름을 쓴 것입니다. 현대의 독재정권 시대에도 정치적인 성명서를 낼 때 참여자의 이름을 ‘가나다순’으로 적었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렇게 참여자 모두가 주모자가 된 심정으로 봉기했기에 비록 ‘동학혁명운동’이 봉건제도를 무너뜨리는 데는 실패 했지만,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지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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