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불면증의 상태를 알기 위해서는 수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수면이란 신(神)이 정(精)으로 귀납하는 과정으로 표현한다.
본디 정신(精神)이란 단어의 정의가 정(精)과 신(神)의 합성어로 정(精)이 신(神)으로 변한 과정과 모습의 총체적 합이라 할 수 있다. 이를 풀어서 설명하면 정(精)이란 물질의 정수가 기운(氣運)으로 변해서 활동하여 완성한 의식 활동을 정기신(精氣神)이라 표현하며 낮의 활동 모습이다. 반대로 수면은 신(神)이 기(氣)의 흐름을 따라 정(精)으로 귀납하는 모습으로 신기정(神氣精)이라 표현하는 휴식의 상태이다. 따라서 수면을 한의학적 개념으로 설명하면 정신(精神)인 의식과 무의식이 정(精)이란 집에 들어가 안정을 취하는 과정과 모습이다. 아울러 마음과 감정마저도 정(精)이란 집으로 스며드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불면이란 의식과 무의식이 정(精)이란 집에 찾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며 왜 찾아가지 못하게 되었는지를 밝히고 이를 도와주는 과정이 한의학의 불면증 치료 과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신(神)이 내려가지 못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계속 활동하도록 자극받을 때, 내려가는 길이 막혔을 때, 내려가기가 겁이 날 때와 같은 상태가 있다.
이러한 모습에서 활동하도록 자극받을 때와 내려가기가 겁이 날 때가 신(神) 자체에서 연유된 원인이며 내려가기가 겁이 나는 것은 소심(小心)함과 대담(大膽)하지 못한 것이 복합되어 드러나는 것이므로 다음에 얘기하기로 한다.
순수하게 신(神)의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불면증의 원인은 활동하도록 자극받아 쉬지 못하는 모습에 기인한 것으로 이를 상초의 기체(氣滯)로 인하여 불면증이 발생하였다 한다. 곧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한 과도한 사고(思考)로 뇌가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뇌세포 온도가 낮아지지 못하면 뇌의 세포가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뇌의 혈류 순환이 정체되면서 수면을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초(上焦)의 기체(氣滯)로 인하여 불면이 발생할 때 머리와 척추선에 정체된 열독을 순환시켜 뇌에 압박을 없앤 뒤 뇌의 혈류를 개선해 주면 쉽게 잠들게 된다.
1. 기체(氣滯)의 원인
상초의 기체라 할 때 ‘상초’에 대한 정의는 다양한데 여기에서는 머리와 두뇌를 기준으로 한다. 우리 몸은 물리적으로 볼 때 머리가 가장 윗부분에 있으며 가장 끝단을 정수리라 한다. 한의학적인 관점에서 생리적으로는 인간을 하늘로 향한 관점으로 보아 얼굴이 가장 위에 있으며 콧잔등을 가장 끝단으로 본다. 따라서 머리와 두뇌, 얼굴에 기운의 정체가 발생하면 의식 활동이 강제당하면서 자기 어렵게 된다.
① 끊임없는 자극을 받는다
우리의 의식 활동은 정보의 처리 과정이라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과 내부에서 유입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러한 정보가 끊임없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사고를 하고 결정해야 한다. 따라서 외부의 자극은 오관의 감각을 통하여 들어오며 특히 눈으로 들어오는 자극이 가장 크게 작용하며 눈을 감는 행위로 두뇌활동을 20% 정도 줄여준다. 따라서 수면의 시작이 눈을 감는 것부터 이루어지며 수면을 돕기 위해 완전한 암흑이 되도록 하고 수면 전에 과도한 빛과 색의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다음이 먹는 것의 부담과 촉감에서 추위와 더위 정도가 두뇌 활동을 강제하게 되어 수면에 장애가 되는 외부적 자극이 된다.
내부의 자극은 인지되는 자극과 인지하지 못하는 자극이 있다. 이러한 내부의 자극은 인간의 생명활동에 필요한 정보 전달과 두뇌 활동에 필요한 영양의 전달이 있다. 이러한 내부적인 전달은 부족, 불균형, 이상 상태일 때 더 심해지므로 질병상태일 때, 위급상황일 때, 부족할 때 더 활발하게 진행된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통제가 가능한 내부 자극으로 산소의 공급이 부족한 모습인 빈혈이나 저혈압, 고혈압 상태가 있으며, 당의 부족이 초래되는 당뇨, 소식, 절식, 배고픔 상태가 있고, 진액이 부족한 모습인 등 부분의 긴장과 열감, 결림, 눈과 머리의 압박감을 동반한 피로 상태 상태가 있다.
② 실제로 열이 올라온다
잠을 자지 못하는 모습 가운데 뇌세포가 열로 지지는 것 같은 고통을 당하는 상태가 있다. 이것은 물질적인 현상으로 열이 치밀어 오를 때도 있으며 정서적인 모습으로 열 받는 감정상태의 모습도 있다.
물질적인 현상에서는 우리가 먹는 음식과 장부의 이상에 따라 열이 상승하는 상황이 있다. 음식에 따라 열이 더 많이 생산되고 머리로 더 치솟는 음식은 본래 음식의 성격과 몸의 대처에 따라 달라진다. 곧 본래 음식의 성격이 열을 많이 생산하는 음식이나 열의 발생을 유도하는 음식이 있으며 한의학에서는 모든 음식에 대하여 이를 명시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소화가 어려운 음식, 몸에서 쉽게 동화가 힘든 음식, 장에서 부패하기 쉬운 음식, 몸에서 독소로 작용하는 성분을 가진 음식 등이 있다.
정서적으로 열을 유발하는 것은 과도한 생각과 감정의 기복이다. 흔히 말하는 스트레스로 과도한 생각이나 고민 등이 포함되고, 분노와 울화 등이 포함되는데 한국인의 특성상 억울함과 어우러진 화(火)가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다.
③ 열을 제거하지 못한다
인간의 생활은 외형적인 형태이건 한의학적 관점이건 윗부분에 있는 머리로 기운이 몰리면서 열을 생산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머리로 열이 몰리는 것을 완전하게 차단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며 이에 대한 방비로 열을 제거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머리카락이 두뇌의 열을 발산하는 라디에이터이며 호흡을 통하여 부비동(콧구멍과 연결되어 얼굴 뼈 안에 있는 공간)에서 두뇌의 열을 식힌다.
그래도 부족한 경우 솜털과 땀구멍을 통하여 발산한다. 그러나 머리카락이 손상되어 발산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거나 부비동에 이상이 생기는 부비동염이 발생하여 열이 원활하게 발산하지 못하면 뇌의 세포가 안정 상태에 이르는 데 시간이 걸리게 된다. 더불어 땀구멍이 조절 능력을 잃어 땀이 잘 나지 않을 때 수면 과정 중에 이루어지는 심부체열이 낮아지지 못하여 수면이 서서히 이루어지거나 불면상태에 이르게 된다.
2. 상초의 기체를 풀어내는 방법
상초에 정체가 발생하였을 때 어린이들에게는 기체(氣滯)가 이루어지고 성인에게는 열체(熱滯)가 이루어졌다고 말한다. 이를 해소하는 방법 가운데서 실제 수면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알아보기로 한다.
① 운동과 목욕
건강에 대해 말할 때 운동은 항상 기본 바탕이 된다. 그러나 수면과 맞물릴 때는 운동에 기준이 있다. 일반적으로 유산소 운동과 무산소 운동에서 유산소 운동이 수면을 도와준다. 그러나 상초 열체 측면에서는 유산소 운동이 어느 분기점을 넘어야 한다.
곧 운동하게 되면 호흡이 가빠지고 열 생산이 많아지면서 체온이 높아진다. 이 상황은 열이 위로 올라오면서 열체 상태를 더 심하게 하는 모습이다. 따라서 운동하다 숨이 가쁘고 열이 난 상태에서 그만두면 수면이 더 어려워진다. 수면에 도움이 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은 숨이 가쁘고 힘든 정도를 넘어 숨을 못 쉬고 심장이 터져 죽을 것 같은 고비를 버티고 이겨낸 뒤 어느 시점(보통 사점(死點)이라 함)을 지나 호흡이 편해지고 몸이 가벼워지는 시점에 도달하여야 머리와 몸의 열의 정체가 풀린 상태로 도움이 된다.
이러한 강도의 운동이 어려운 경우에는 운동을 낮 3시 이전에 하도록 하면 도움이 된다. 곧 힘들고 호흡이 가쁘고 열이 나는 상태에서 중단할 수밖에 없는 체력의 부족, 시간의 불안정, 인내가 미진한 상황일 때는 주로 오전 운동을 하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한편으로 이러한 고강도의 유산소 운동이 시작부터 힘든 분들은 맨발로 걷기 운동을 권한다. 맨발로 걷기 운동도 수면에 도움이 되려면 어떠한 분기점을 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맨발로 걷는 중에 손바닥이 붓고 열이 나다가 나중에는 손바닥의 열감과 부기가 사라지면 된다. 특히 불면증의 경우 이마에 땀이 나는 과정을 겪고 땀이 더 이상 안 나는 지점까지 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목욕은 피부의 열 발산을 도와주고 혈액순환을 촉발하면서 수면을 도와준다. 특히 족욕이나 반신욕 냉온욕은 수면을 도와주는 적극적인 목욕법이다. 단, 이러한 목욕마저도 어느 분기점을 넘었을 때 도움이 된다. 족욕은 족욕 할 때 최소 팔목까지 땀이 났을 때 수면에 도움이 된다.
② 놓는 훈련
동양의 학문에 “놓는다”라는 명제가 있다. 욕심을 놓는다. 집착을 버린다. 이와 같은 맥락인데 불면의 상태는 오만가지 잡념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의식이 안정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상황이 자야 한다는 강박관념까지 맞물리면 수면은 더더욱 어려워진다.
따라서 잠을 자기 위한 첫 번째는 자야 한다는 강박을 떨쳐야 하며 두 번째는 잡념을 놓아야 한다. 잡념을 놓는다는 것을 실질적으로 실천할 때는 어려움과 모순이 있다. 잡념을 끊으려 할수록 잡념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잠들 무렵에 오만가지 잡념으로 수면이 어려운 경우 잡념을 놓는 방법에 대하여 한의원이나 수련단체를 찾아 상담해보도록 하자.
③ 음악과 향기
우리 몸의 얼굴에서 오관의 감각 중 시각과 미각은 능동적인 기관으로 작동하는 순간 수면을 방해한다. 그러나 후각과 청각은 수동적인 기관으로 적절한 자극은 두뇌의 정체를 풀어 이완시켜 수면을 도와준다. 여러 가지 아로마 요법이 이러한 바탕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양한 수면을 도와주는 음악이 도움이 된다. 이러한 향기와 음악은 과하게 자극하지 않는 경우 대부분 수면을 도와준다.
④ 한약과 침
상초의 정체를 풀어내는 가장 확실하고 쉬운 방법은 한약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기운의 정체를 풀어내어 인체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한방의 기본 목표이므로 상초의 정체를 풀고 열독을 제거하는 한약의 처방을 받아 치료하면 불면증을 해소하는 발판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한방 치료법 가운데 침은 직접적으로 기운을 조절하는 도구로서 상초의 기체를 풀어줄 수 있는 즉각적인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한의원에서 다른 질환으로 침을 맞을 때도 기운의 흐름이 원활해지면 침을 맞는 도중에 잠을 자게 된다. 따라서 두뇌에 두통, 무거움 열감 피로감 압박감등과 같은 신경이 쓰이는 상황에서 수면이 어려운 분들은 한의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부비동이 막혀 두뇌의 열을 식혀주지 못하는 비염이나 축농증 환자들의 경우 궁극적으로는 비염이나 축농증을 치료하여야 하나 적절한 코 세정제의 도움을 받아도 수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