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희 대명창, 석촌호수를 들썩이게 하다

  • 등록 2023.11.14 12:2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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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아뜰리에에서 열린 <신영희 명창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11월 13일 저녁 6시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아뜰리에에서는 <신영희 명창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가 열렸다. 이는 지난주인 11월 6일에 이은 공연이다. 100여 석의 작은 공연장임에도 객석을 꽉 채우고도 서서 관람하는 사람들까지 있을 정도로 송파구민들의 국악에 관한 사랑은 대단했다. 아니 어쩌면 신영희 명창에 대한 인기가 대단했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닐까?

 

신영희 명창은 “복된 땅 송파에 터를 잡은 지 어느덧 40년이 가까워집니다. 지난 70여 년 세월 동안 우리 소리를 지켜오며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현장 곳곳에서 많은 보람도 느꼈습니다. 아름답게 물든 석촌호수에서 우리 가락의 멋과 흥을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쁩니다.”라고 모시는 말씀을 했다.

 

 

 

 

이영태 명창의 구수한 해설과 함께 무대는 먼저 신은지ㆍ김현실ㆍ황애경ㆍ홍설희ㆍ유태겸 5인의 앉은반 사물놀이로 시작했다. 이어서 소리꾼 김명희ㆍ김혜영ㆍ김백송ㆍ이주은ㆍ노은주ㆍ한아름ㆍ김란이ㆍ김지현 등이 동백타령, 들국화, 풍년가 등 남도민요를 불렀다. 시작을 흥겨운 사물놀이와 민요로 풀고 난 다음 드디어 신영희 명창의 시간이다.

 

원래 신영희 명창은 판소리 춘향가 대목을 부를 예정이었지만, 심한 감기로 목 상태가 안 좋은 탓에 단가와 심청가 한 대목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신 명창은 그 어려움 속에서도 대명창의 기교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역시 70여 년을 무대를 지켜오며 판소리를 해온 내공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음이었다.

 

이어서 메나리토리를 바탕으로 한 상주함창, 함양양잠가 등의 경상도 민요가 울려 퍼진다. 역시 같은 소리꾼이면서도 잠시 전에 장르가 다른 남도민요를 불렀던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 수 없을 정도로 경상도민요를 구성지게 불러 관객들의 큰 손뼉을 받았다.

 

 

 

다음은 조성재 명인의 아쟁산조 시간이다. 활을 밀었다가 당기면서 저 깊은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연주를 한다. 누가 아쟁 소리는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남정네의 한이라 했던가? 관객들이 깊은 격정을 뿜어내면서 깊이깊이 침잠한다.

 

이제 이번 공연의 정점으로 신영희 대명창과 이영태, 김란이 소리꾼이 창극 ‘어사상봉막‘을 풀어낸다. 신영희 대명창의 혼신을 다하는 열창과 이에 장단을 잘 맞추는 이영태 소리꾼에다가 깡충깡충 뛰어다니면서 귀여움을 펼쳐낸 김란이 소리꾼이 어울려 객석을 메운 청중들을 들썩이게 했다. 감기로 거의 목이 안 나올 지경에서도 무대에 오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소리를 뿜어내는 신영희 그는 역시 대명창이다.

 

 

 

공연이 다 끝난 뒤 신영희 명창에게 장학금을 받는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신영희 명창과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진 찍기 행사도 잠시 열렸다. 신영희 명창은 방일영국악상 상금을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 장학금으로 내놓아 학생들이 전통예술을 배울 수 있게 길을 터주어 칭송받은 바 있다.

 

이렇게 <신영희 명창의 해설이 있는 음악회>는 성황을 이뤘다. 송파구에서 국악 공연이 성황을 이루는 것은 송파구의 문화재 사랑과 맞물려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송파구는 사적 ‘서울 풍납동토성’, 사적 ‘석촌동 고분군’, 사적 ‘몽촌토성’, 사적 ‘서울 삼전도비’ 등의 사적을 안고 있는 곳이며,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신영희, 국가무형문화재 송파산대놀이 예능보유자 함완식, 국가무형문화재 화혜장 기능보유자 황해봉, 서울시무형문화재 송파다리밟기 예능보유자 류근우 등도 송파에 살고 있음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송파구는 무형문화재 지원을 위해 2019년 ‘송파구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21년 서울시 자치구 처음으로 송파구 무형문화재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무형문화재 보전과 전승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로서의 위상을 가지고 있다.

 

이날 문정동에서 공연을 보러온 함성일(57, 사업) 씨는 “역시 신영희 선생님은 대명창이다. 감기로 목이 잘 열리지 않음에도 청중을 위해 혼신을 다하는 모습은 우리를 감동하게 한다. 해설로 국악이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주최자께 고맙다는 생각이다. 역시 우리 송파구는 전통문화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고장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쌀쌀해진 날씨도 잊게 할 만큼 청중들의 큰 호응 속에 끝이 났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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