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을 수량으로 논하다

  • 등록 2024.08.11 11:3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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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 입문 3장 오행 3절 하도낙서(河圖洛書)

[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하도낙서가 주역에 근거한다거나 심지어 그 전설들이 실재했던 사실이라는 등 이설(異說)이 분분하나 오늘날 우리가 학습하는 하도낙서는 12세기 후반 남송의 대유학자로 음양오행에도 조예가 깊었던 주희(朱熹)가 그간의 이론과 자신의 궁리를 종합하여 완성하였다고 보는 견해가 정설이다.

 

아무튼, 명리학이 하도낙서를 중히 여기는 이유는 오행을 수량(數量)으로 정의하여 많은 학인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으며 오행을 사상적 근거로 하는 명리학을 차원 높은 철학으로 거듭나게 하였다는 데 있다.

 

주희는 행별 음기와 양기의 양을 수량화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고려했을 것이다.

 

➀ 짝수는 음기로 홀수는 양기로 구별하기

➁ 오행으로 구별한 삼라만상의 음기ㆍ양기를 추론하여 그 *대푯값을 정하기

➂ ➁에서 얻은 음기ㆍ양기의 구성비를 1~10의 숫자로 단순화하기

 

*대푯값- 자료 전체의 성격을 대표하는 값. 현상계는 극단적일 수 있어서 전체 자료 모두를 참고하는 것이 대표성을 띠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극단적인 값은 버리고 일정 범위의 중앙값들로 평균값을 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과론이지만, 상기 구성비를 ‘수화목금토’의 순으로 나열해 보면 그 수리적 배열이 비교적 단순하다. 우선, 첫 숫자로 양기가 가장 약한 수기에는 1을 주고 음기가 가장 약한 화기에는 2를 주었으며 같은 식으로 목기에는 3, 금기에는 4 그리고 토기에는 5를 주었다. 둘째 숫자는 각 행의 첫 숫자에 토기의 첫수인 5를 더한 것으로 예컨대, 수기의 음기인 둘째 숫자는 1+5=6, 화기의 양기는 2+5=7, 목의 음기는 3+5=8, 금의 양기는 9, 토의 음기는 10이 됨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수열은 단순하지만 이들 숫자에는 깊게 감추어진 의미가 있다.

 

하도낙서

 

 

명리학은 지루하고 힘든 학문이다. 외울 것이 많고 단순한 듯해도 따지고 또 따져봐야 한다. 그 가운데 하도낙서는 이론의 전개에 있어 전설의 임금들을 등장시켜 문학적 재미를 더하였다.

 

하도- 중국 고대에 세 임금이 있었으니, 수인은 불을, 복희는 사냥과 8괘를, 신농은 농사법을 전했다고 한다. 그 가운데 복희씨가 어느 날 황하강 강가에 나갔다가 그곳에 출현한 용마(龍馬)가 발자국으로 남긴 25개의 흰색 점과 30개의 검은 점, 모두 55개의 점으로 구성된 하도를 보고 이 그림이 오행의 상생(相生) 순환도 임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낙서- 중국의 상고사는 요ㆍ순에 이어 하ㆍ은ㆍ주 왕조로 이어지는데, 하나라를 세웠다는 우왕이 낙양성 남쪽 낙수에 출현한 신귀(神龜)의 등에서 흰점 25개, 검은 점 20개, 모두 45개의 점으로 그려진 낙서를 보고 이 그림이 오행의 상극(相剋) 순환도 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도낙서의 분석

 

1. 위 그림에서 검은 점들은 짝수이고 흰점은 홀수이다. 짝수는 안으로 수렴되는 안정한 기운인 음기이며 홀수는 밖으로 발산되는 동적인 양기를 의미한다. 낙서 가운데 토행에는 음기인 10개의 검은 점이 생략되어 있다.

 

 

2. 위 그림은 하도낙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변형도다. 화살표를 따라가 보면 낙서는 상극순환도요 하도는 상생순환도임을 재확인할 수 있다. 또한 두 그림을 통합해 보면 하나의 행이 생과 극에 의해 나머지 4행 모두와 관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오행의 순환이 순조롭기 위해서 모든 생력과 극력이 조화로워야 하는 까닭이다.

 

3. 모든 행은 토기의 기운(5)이 있다. 이는 토기가 목화 금수로 이분된 현상계를 중화 조절하고 있음을 뜻한다. 모든 기운의 중심인 토기 사이를 목화 금수가 순행하며 흐른다. 결코 역행이 있어서는 안 된다.

 

4. 음기 양기 구성비의 허실

각행의 음기 양기 구성비를 아래와 같이 1양 또는 1음로 환산해서 비교해 보았는데, 표는 우리의 짐작과 상당히 다른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가 배운 상식으로는 수금행은 음의 영역이고 목화행 양의 영역인데 그 음양의 비를 보면 금은 양기가 너무 크고 목은 음기가 너무

크다. 음양이 수금토목화의 순으로 작아지거나 커짐의 수열이 매끄럽지 않다. 수토화만 보면 그럴듯한데 금목이 들어가면 달라진다.

 

 

웬일일까. 800년도 넘게 보고 또 보아온 하도낙서 이론에 하자가 있다는 말인가?

 

명리학은 계절학이다. 대표적인 목기인 봄은 아직 겨울의 기운이 많다. 그래서 수시로 춥다.

양기가 살아나기 시작하지만, 아직 양기가 음기보다 크지 않다는 말이다. 가을은 음기가 들어오기 시작하니 쓸쓸해지는데 볕은 따갑다. 아직은 양기가 많다. 이것이 봄을 8음, 가을을 9양이라고 한 까닭이다. 주희는 세상 만상의 음양을 대조하여 목기의 대푯값은 3양8음으로 금기의 그것은 4음9양으로 결론지었다.

 

※ 다음 연재는 ‘4절 오행의 맛1’

 

 

안승열 명리학도 syahn4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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