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과 혜초의 여행길이 얼마나 멀고 험했을까?

  • 등록 2024.08.31 11:5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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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신(新)실크로드 알타이유적 답사기 3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3일 차, 2024년 5월 10일, 금요일

숙박 : 돈황 敦煌太阳大酒店 0937-8829998

 

어젯밤 비바람이 불어 아침에도 무척 쌀쌀하여 옷을 여러 겹 입고 출발했다. 가욕관 성을 찾았다. 멀리 주차하고 전기 셔틀버스로 한참 달려 입장한다. 성문이 열리기 전 고대 군인 옷을 입은 군인의 창 군무와 궁녀 무희 춤, 관리들 행차 등 여러 공연을 하여 즐거웠다. 남문인 광화문(光化門) 성문을 들어서면서 옛 실크로드 대상들이 지친 몸을 이끌고 이곳을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안도감과 성취를 상상하니 그들의 위대한 여정에 경의를 표한다.

 

성루에 올라서니 기련산 만년설과 흑산의 힘찬 위용이 가욕관성 장성을 막고 있는 천혜의 요새다. 성루를 한 바퀴 돌면서 현장법사와 혜초스님의 힘든 여정을 생각하며 아름다운 가욕관 성을 체험하였다.

 

가욕관 장성(嘉峪关长城 자위관) : 시 남서쪽으로 6km에 있으며, 명나라 만리장성의 서쪽 끝자락이다. 기련산과 흑산 좁은 산골짜기 산세에 따라 성루를 세웠다. 성루는 홍무 5년(1372년)에 건립되었다. 내성은 둘레가 640m, 성의 높이 10.7m이며 다진 황토로 축조되었으며, 서쪽은 벽돌담으로 웅장하고 견고하다.

 

동문을 광화문(光化门)과 서문을 유원문(柔远门)이라 한다. 한 무제가 만든 평지성 1만 km와 진시황 시기 5천 km, 명나라 시기에는 산악지형에 성을 쌓았는데, 청나라 시기에는 만리장성을 보수만 했다고 한다.

 

 

돈황시로 380km(5시간) 이동 : 기련산맥을 지나니 설산이 멀어지고 모래사막 깊숙이 들어선다. 미루나무가 늘어선 오아시스 마을이 가끔 보이고, 수천 기의 풍력발전기가 사막 곳곳에 서 있다. 왕복 4차선 고속도로와 인접한 국도가 있는데 도로의 포장 상태가 너무 좋아 차량에 요동이 없어 좋다.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데 모래사막으로 들어서니 도로 저편으로 신기루가 보인다.

 

현장과 혜초의 여행길이 얼마나 멀고 험했을지 당시 대상들의 하루 이동 거리가 약 40km였으니 그 행로의 고단함을 나는 몸으로 느낀다. 사막에 들어 온 지 3일 차인데 입술이 부르트고, 손톱이 갈라진다. 16시 돈황으로 들어왔다. 도로변으로 모래 방지를 위하여 미루나무, 바양목(호양나무), 아카시아를 촘촘히 심었는데 꽃이 피었다. 중국 정부의 노력이 눈에 보인다.

 

주천 동진묘벽화(酒泉東晋墓壁畵)를 찾았다. 사막 가운데 공동묘지에 있다. 이곳 묘지 지하에 있는 고분벽화는 고구려 고분벽화와 견주어 무늬와 양식이 비슷하여 고구려 벽화의 원형이 아닌지 답사하였다. 서역에서 먼저 들어온 문화를 고구려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 학자의 연구 자료를 봐야겠다.

 

 

명사산 월아천(鳴砂山 月牙川) : 이른 저녁을 먹고 명사산을 찾았다. 전동차를 타고 들어가 낙타를 타고 명사산 사막을 한 바퀴 도는 체험을 했다. 낙타를 몰고 가는 중국인 친구가 무엇 때문에 기분이 나쁜지 고함을 지르고 몇 번이나 낙타를 세우고 일행에게 고함을 치고 성질을 부린다. 이곳 탐방에는 어림잡아 50개 팀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낙타와 가이드가 줄을 서서 가고 있는데, 모두 친절하고 상냥한데 유독 우리 팀을 이끄는 가이드는 인성이 빵점이다. 당장 낙타에서 내리고 싶은데 위험하여 내릴 수 없다. 이놈 참... 낙타 위에서는 참아야 한다. 가이드인 박미화 씨가 항의하자고 했는데, 그만두었다.

 

기분이 무척 상하지만 참고 낙타 탐방을 마치고 월아천이 보이는 모래언덕(사구)에 설치된 와이어 계단에 수백 명의 사람이 빼곡히 꼬리를 물면서 올라가고 있다. 경사도 70° 이상 되는 모래언덕을 걸어서 정상부에 올라 월아천의 일몰 장면을 찍으려고 한참 기다렸다. 사막에서 지는 해는 장관으로 마음에도 담아보았다. 영원히 잊히지 않을 명장면이다.

 

- 명사산(鳴砂山) : 바람으로 모래가 우는 소리와 같다 하여 명사산이라 부른다.

- 월아천(月牙川) : 호수가 초승달 모양이라 월아천이라 부른다. 사막에서 샘이 솟아 만들어진 오아시스 호수로 명사산과 함께 절경을 이룬다.

 

 

밤 9시 40분 호텔로 들어와 짐을 놓고 돈황 야시장에서 양고기 꼬치와 맥주를 한잔하고 들어오니 12시 30분이다. 긴 하루가 지나고 자리에 눕는다.

 

 

안동립 기자 emap4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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