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11월 1일(금) 낮 11시부터 안동국제컨벤션센터 203호에서 ‘닫힌 국학과 열린 국학, 민족과 국가 공동체를 생각하다’라는 주제로 ‘2024년 제2회 한국국학자대회’를 연다. 국학 연구도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민족과 국가공동체의 문제를 다 같이 고민하며 해결의 길을 찾아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기획되었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전국의 문사철(文史哲) 국학자들이 모여 현재의 국학의 상황을 돌아보고, 미래 국학의 청사진을 고민하는 마당을 마련하였다.
‘국학과 한국학 사이’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있는가
지난해 한국국학자대회는 ‘국학과 한국학 사이’란 주제로 함께 모였다. 국학과 한국학은 연구 대상이 같지만, 연구 목적과 방법 및 태도 등에서 다른 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전국에서 모인 국학자들은 ‘국학과 한국학 사이’를 서성이며 자신들이 걸어온 길과 이 길을 걸어오며 든 생각들을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그 결과 한국이라는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객관적 학문인 ‘한국학’과 한국인의 눈으로 한국학을 ‘우리의 것’으로 인식하고 바라보는 ‘국학’의 필요성에 대해 절감하고, 국학 연구의 방향성과 역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학문의 객관성과 엄밀성은 무엇보다 중요한 미덕이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에서 이를 계승하고, 좀 더 의미 있는 역할을 기대하면서 만들어 가는 주관적 한국학 역시 우리가 ‘한국인’이기 때문에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라는 기관명 역시 한국학과 같은 대상을 연구하지만, ‘우리의 것’을 어떻게 지켜 다음 세대에 전승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담겨 있다. 올해 한국국학자대회에서는 국학과 한국학에 대한 논의를 좀 더 좁히고 가닥을 잡아나가는 것에 초점을 두었다.
닫힌 국학과 열린 국학, 민족과 국가공동체를 생각하다
이번 한국국학자대회는 지난해의 논의를 기반으로, 국학이 현대 시대에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어떠한 학문적 자세를 견지해야 하는지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닫힌 국학과 열린 국학’의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국’이라는 같은 대상을 연구하지만, 국학은 닫혀 있고 한국학은 열려 있는 것이라는 통념에 이의를 제기하며, 국학에도 닫힌 국학과 열린 국학이 있을 수 있음을 타진해 보고자 한다.
아울러 국학은 민족이나 국가 공동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다. 국학자가 되었든 한국학자가 되었든 그가 한국인이라면 한국이란 민족과 국가 공동체 내부에 있다. 따라서 그가 학문적으로 마주하는 한국이란 대상이 쉽사리 대상화되지 않는다. 그래서 둘 관계 중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따지기보다 함께 고민하고 공유하며 모색해 보는 ‘야단법석’ 마당을 마련하였다.
‘닫힌 국학과 열린 국학, 민족과 국가 공동체를 생각하다’라는 주제를 통해 논의의 전체 화두를 던지는 홍원식 명예교수(계명대)의 기조 강연을 시작으로, 모두 34명의 국학자가 4개 분과별 발표와 토론이 이어진다. 김언종 원장(한국고전번역원)의 주재 아래 국학의 학문적 경험과 방법을 찾는다. 특히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한ㆍ중ㆍ일의 국학 개념을 견줌으로써, 우리 사회에 맞는 국학의 역할과 의미를 끌어내고자 한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구체적으로 우인수 명예교수(경북대)를 좌장으로 하여 전통사회의 도덕적 관계망 회복을 통해 현대 사회가 어떻게 인간다움을 추구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나아가 이정옥 명예교수(위덕대)를 중심으로 내방가사와 같은 구체적인 유산을 통해 국학이 가진 실체가 어떻게 현대와 만날 수 있을지를 살펴보게 될 것이다.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 국학의 발전 모델을 제시하다
한국국학자대회는 안동에서 야심에 차게 진행하는 ‘인문가치포럼’과 함께 진행된다. ‘인문가치포럼’은 안동이 가진 인문적 자산을 기반으로 도덕적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해마다 열리는 포럼이다. 해마다 이 포럼을 통해 안동은 정신 값어치를 바탕으로 서구화된 현대 사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왔다. ‘인문가치포럼’과 함께 열리는 2024년 한국국학자대회는 이러한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뜻을 지니고 있다. 국학을 통해 인문적 값어치를 회복하고, 더 나은 미래 공동체를 만드는 데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국학진흥원 정종섭 원장은 “이번 한국국학자대회는 현재 우리의 국학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고, 미래 국학을 어떻게 열어나갈지 고민하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다. 특히 인문학의 위기가 불러온 국학의 어려운 현실 앞에서 새로운 한국의 국학 발전의 모델을 찾는 계기기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