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사이 서로를 ‘임자’라고 불렀다

  • 등록 2025.05.22 15: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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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509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국가기념일 중 하나인 ‘부부의 날’입니다. 1995년에 창원의 권재도 목사 부부가 처음 제안해서 2007년에 국가기념일로 되었는데, 21일이 된 까닭은 둘(2)이 하나(1)가 되어 잘살라는 뜻이라고 하며,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부부의 금실과 가정의 화목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금실이라는 말은 ‘시경(詩經)’의 첫머리에 나오는 금슬(琴瑟)에서 유래한 말로서, 일곱 줄의 거문고인 금(琴)과 스물네 줄 거문고인 슬(瑟)이 같이 연주되면 더없이 좋다는 데서 나왔습니다.

 

‘부부(夫婦)’란 혼인한 한 쌍의 남녀를 말하지만, 부부 사이에 부르는 말을 살펴보면 ‘**아빠, 자기, 여보, 영감’ 등 다양하며 요즘 젊은 부부 사이에는 ‘오빠’라는 말까지 흔히 쓰는 실정입니다. 그러나 우리말에는 ‘임자’와 같은 말도 있었는데, 이에 대하여 평생 우리말을 연구했던 고 김수업 선생님은 《우리말은 서럽다》란 책에서 부부사이의 부르는 말(호칭)로 “여보ㆍ임자ㆍ이녁”을 꼽았습니다.

 

 

이 가운데 ‘임자’를 살펴보면 본디 ‘물건이나 짐승 따위를 제 것으로 차지하고 있는 사람’을 뜻하는 여느 이름씨(대명사) 낱말입니다. 요즘에는 ‘주인’이라는 한자말에 밀려서 안방 자리를 빼앗겼지만, 아내와 남편이 서로 상대를 자기의 ‘임자’라고 불렀습니다. 서로가 상대에게 매인 사람으로 여기고 상대를 자기의 주인이라고 불렀던 것이며, 아내와 남편 사이에 조금도 높낮이를 서로 달리하는 부름말을 쓰지는 않았습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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