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이레끝(주말) 잘 쉬셨습니까?
아침에 일터로 오면서 밝은 해를 보니 제 마음도 환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햇볕이 모인 낮에는 더워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저는 쉰다고 쉬었는데 이레끝 앞에 이틀 동안 아이들을 데리고 닦음나들이(수학여행)를 다녀오느라 힘이 들었는지 입술에 물집이 잡혔네요.
이레끝이라고 그저 쉴 수만은 없습니다. 해야 할 일들이 있기 때문이죠. 해야 할 것 가운데에는 쉬는 것도 하지만 이레동안 먹을 것, 쓸 것을 사는 일을 빼 놓을 수가 없습니다. 이것저것 사서 집에 오면 또 해야 할 게 있지요. 짐을 풀어서 바로 넣을 것은 바로 넣고 또 나눠 담을 것은 나눠 담아야 합니다. 나누어 담은 것들은 풀매듭을 해서 넣어 둡니다. 그래야 다음에 꺼내 먹을 때 풀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풀매듭'은 '풀기 쉽게 맨 매듭'을 가리키는 토박이말입니다. 맬 줄 아는 사람들한테는 쉬운 거지만 모르는 사람한테는 어려운 것이기도 합니다.
풀매듭을 할 때는 고를 내어 매어야 하는데 고를 내지 않고 마구 옳아 맨 매듭은 '옭매듭'이라고 한답니다. 흔히 신발끈을 맬 때 풀매듭으로 묶는데 자꾸 풀리는 게 싫어서 옭매듭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신을 버릴 때까지 신끈 풀 일이 없다고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