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수.함미

  • 등록 2010.10.23 05: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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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함께 하는 우리말 생각 
함미와 함수... 천안함 사고 소식마다 들려오는 '함미"






밥 먹을때마다 식구들끼리 '뱃꼬리'하지 왠 함미냐?라고
했는데 이를 글로 쓰신 분이 계시군요

좋은 우리말
뱃꼬리.뱃머리 따위로 고쳐쓸 수 있는 것을
구태여'함미''함수'하는 이유는?

'잘난 체'하기 위해서...


------------함미에 대한 쓴소리 글을 소개합니다----------


(쓴 소리)
함수라 하지 않고 뱃머리라 하면 어디가 덧나나?
--함수 함미족 소고

송현(시인. 한글문화원장. 초등학교 한자교육반대 범국민위원회 공동대표. 한글독립군본부 수도 사단장)

요즘 천안함 사건 이후, 함수와 함미란 말이 연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국어사전은 함수(艦首)란 군함의 앞부분을 말하고 함미란 (艦尾)란 군함의 뒷부분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자 뜻을 고대로 해석하면 함수란 군함의 머리이고 함미란 군함의 꼬리이다. 이는 선수(船首)와 선미(船尾)처럼 배(함)의 앞부분과 뒷부분을 가리키는 보통명사이다.

언젠가 빈병이라고 하지 않고 공병(空甁)이고 한 적이 있다. 그리고 빈차라고 하지 않고 공차(空車))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가 공병은 거의 쓰지 않고 빈병으로 공차도 거의 쓰지 않고 빈차라는 말을 쓴다.

다 아는 것처럼 일반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쓰는 말은 누구나 쉽게 말하고 쉽게 알아들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공차라고 해서 안 될 것은 없고, 공병이라고 해서 안 될 것은 없다! 그러나 공차라는 말보다 빈차가 공병이라는 말보다 빈병이 더 쉽고 편리하다.

말무리(言衆)는 자연스레 쉬운 말을 쓰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어느 사회에서나 어려운 말은 점점 퇴색하여 마침내 죽은 말이 되고, 쉬운 말이 말무리들의 사랑을 받아서 살아남는 것이 일반적인 언어현상이다.

나는 요즘 언론에 자주 오르내리 함수란 말과 함미란 말을 들을 때마다 공차와 공병이란 말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언론에서 천안함이란 잠수함이 물 속에 가라않은 사건에 관련된 소식을 전할 때 약속이라도 한 듯이 다들 함미 함수 운운하는 것이 참 괴이하게 생각된다.

뱃머리, 뱃꼬리라고 하면 왜 안될까? 함수라 하지 않고 뱃머리라 하면 멀미가 나는 것일까? 함미라고 하지 않고 뱃꼬리라고 하면 설사라도 나는 것일까?

혹시 함수를 뱃머리라고 하면 선수(船首)와 혼동될 수 있어 안된다고 시비할 한심한 한자빙의족이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는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자들이다. 종이로 만든 배는 종이배이고 쇠로 만든 철선도 배이다. 종이배가 나비가 아니듯 철선이 비행기가 아니고 배다. 나룻배도 배고, 여객선도 배고, 군함도 배다! 그래서 군함이 침몰된 것을 말할 때 군함이 침몰되었다고 하지 않고 배가 침몰되었다고 해도 아무 문제가 없고 아무 차이도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함수족들보다 한술 더 뜨는 족들이 있다. 지하철역 승객의 안전을 위해서 설치한 덧문을 “스크린 도어”라고 하는 자들이다. 유리덧문이라고 하든지 안전덧문이라고 하든지 그냥 덧문이라고 하면 된다. 그런데 굳이 스크린 도어라고 한다. 이런 인간들은 제 나라 말과 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는 것은 물론이고, 제 나나라 말과 글을 갈고 닦는 것이 국민된 기본 도리인줄 모르는 한심한 인간들이다. 이런 인간들이 그 동안 써 오던 멀쩡한 동사무소란 말을 버리고 난데없이 주민센터라고 바꾼 것이다.

개인도 제 나라 말과 글을 사랑해야 하는데 더더욱 공공기관에서 이렇게 제 나라 말과 글을 무시하고 천대하는 것은 일종의 범죄행위나 마찬가지이다.

언젠가 도올 김 용옥 교수가 다음과 같은 명언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는 기자 새끼들하고 교수 새끼들이 다 망치고 있다.

요즘 이 나라 기자들과 많이 배웠다는 인간들이 작정이라도 한 듯이 함수 어쩌고 함미 어쩌고 하면서 조금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있다. 그래서 함미 어쩌고 함수 어쩌고 하는 족속들이 평소에 빈차라고 하지 않고 공차라고 하는지, 빈병이라고 하지 않고 공병이라고 하는지 참 궁금하다. 그리고 함수함미족들이 빈병이란 말과 빈차라는 말을 제대로 알아듣는지 듣는지 자못 궁금하다.(www.songhyun.com)


이윤옥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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