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 = 이윤옥 기자] 점 빼러 다닌다는 아줌마를 통해 얼굴 공사(?)를 했습니다. 아... 생각보다 아프더군요.. 납땜하는 거 같은 기계로 제 얼굴의 잡티를 하나하나 태워주셨는데 눈가와 이마는 다른 곳보다 많이 아팠습니다. ㅠㅠ 그래도 남자라고 참았는데 돈도 싸게 먹히고 좋지 않냐고 속으로 자위하면서.. (병원에서는 20만원 정도인데 야매는 확실히 싸더군요.. 3만원... ㅋㅋ -다음-
남자가 야매로 점을 뺐나 보다. 정상이면 20만 원 하는 것을 야매로 3만 원에 시술 받아 흡족하다 했다. 싸긴 정말 엄청 싸다. 6배나 싸니 야매가 판을 칠만도 하다. 야매라는 말은 예전에 어머니가 자주 쓰시던 말이다.
동네 미장원에서 정식으로 ‘빠마’ 할 돈이 없던 시절 우리 집에는 ‘야매 미용사’가 드나들었다. 어머니가 빠마 하는 날이면 동네 아줌마들이 무슨 잔치라도 벌어진 양 하나 둘 모여 툇마루를 채우고도 모자라 안방과 건넌방까지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어린 우리는 밖으로 밀려났던 기억이 새롭다.
▲ 일본 성형외과의 얼굴 어림셈(견적) 광고, 특히 주름 1센티당 10,5000엔(한화1,183,000원)이란 말이 흥미롭다.
지금도 썩 좋은 냄새가 나지 않는 비릿한 화학냄새의 파마약은 4~50년 전에는 더 안좋았다. 냄새가 어찌 지독한지 동네 아줌마들이 빠마를 마치고 돌아가고도 며칠은 빈속을 뒤집어 놓을 만큼 역겨웠다.
지금은 뽀글뽀글하게 하지 않지만 시골 아줌마들일수록 뽀글거려야 ‘빠마가 잘 나왔다.’라고 기뻐했던 것도 격세지감이다. 야매로 한 빠마값을 내려고 치마 속 고쟁이에 큼지막하게 단 주머니에 달아 둔 옷핀을 풀던 아주머니들은 지금 이 세상을 뜬 분들이 많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야미(<일>yami[闇]): 뒷거래”라고만 되어 있다. 일본말 ‘야미’를 우리가 ‘야매’라고 부르는 것이다. 일본말 야미(闇, やみ)는, “1) 어둠, 암흑 2) 사려, 분별을 잃음 3) 희망이 없음, 캄캄함 4) 암거래”를 뜻하는 말이다. 야매 빠마를 하고 야매로 이빨을 해 넣던 시절이 갔나 했더니 여전히 ‘야매’는 한국에서 은밀한 생명력으로 버티고 있다.
**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