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명인명창을 찾아서 ⑧ 김종미

2013.10.25 07:48:42

어린이들 악기 하나쯤 연주할 수 있으면 세상 잘 살 것

[그린경제/얼레빗=김영조 기자]  - 장구를 치게 된 계기는? 

“제가 사는 경기도 광명시에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0호 “광명농악보존회”가 있습니다. 또 제가 다녔던 충현고등학교는 광명농악 전수지정학교였지요. 그래서 고등학교 때 자연스럽게 장구를 하게 되었는데 저희를 가르쳐 주신 광명농악 예능보유자 임웅수 선생님은 무척 엄하신 분이었습니다. 그런데다 처음 장구를 배울 때 선배들은 무섭고 장구는 잘 쳐지지 않고 손가락엔 피가 나고 해서 솔직히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애먼 장구와 많이 싸웠지요.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장구를 해서 지금의 내가 있는 것 아닐까? 남들도 하는데 나만 안 될 것 없잖아’ 하는 오기가 생겼습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정진하고 아직 어리지만 조금 나이가 들고 보니 장구를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구를 안했다면 무얼 했을까 생각할 때 지금의 제가 있게 해주신 선생님의 은혜가 정말 큽니다.”

 

   
 

광명농악에는 김종미 씨 말고도 임웅수 선생의 여러 제자가 있을 것. 왜 종미 씨를 추천했는지가 궁금했다. 대담하다 말고 전화를 걸게 했다. 임웅수 스승에게 굳이 종미 씨를 추천한 까닭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물론 제자들은 많지요. 하지만 종미는 여성인데도 꿋꿋이 노력하는 점이 기특했고 무대만 서면 누구보다도 열정적입니다. 대성할 싹이 있다고 할까요. 대개 여성은 시집가면 그만 둡니다. 그래서 10년 전 종미한테 다짐을 받았습니다. 10년만 해보자구요. 나머지는 그런 다음 결정하자고 말입니다. 그 10년을 종미는 잘 버텨주었습니다. 이제 다시 10년을 약속해주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종미는 훌륭한 수장고가 될 것입니다.” 

제자를 사랑하는 스승의 마음이 뚝뚝 묻어나는 얘기였다. 또 싹수가 있는 제자이기에 무섭게 다그쳐서 성공할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 아직도 풍물굿을 시끄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온 국민이 풍물굿을 좋아할 수 있을까요? 

“저는 요즘 어머니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어머니들을 따라오는 아이들이 많은데 저는 그 아이들에게 무조건 악기 하나씩 안겨줍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악기를 가지고 놀다보면 나중에 좋아하게 되고 배우겠다고 합니다. 일단 풍물굿이나 국악 모두 자꾸 만나게 해주어아 한다는 생각이지요. 배달겨레는 그렇게 우리 것을 만나다 보면 저절로 좋아하게 될 혼을 가지고 있다고 할까요?” 

- 풍물굿을 하는 사람들 일부가 국적불명의 타악을 한다는 비판도 듣습니다. 그에 대한 생각은? 

“제 생각에는 옛날의 음악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은 발전할 수 없기에 꾸준히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하구요. 다만, 그런 과정에서 우리 것의 확실한 바탕이 없으면 이도 저도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변하되 그 바탕을 잊어버리지 않도록 다지고 또 다져야 할 겁니다. 그리고 공연복장이나 공연형식에 일본 것이라 오해받을 수 있는 것은 자제해야 하지 않을까요?” 

- 풍물굿을 하는 사람으로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아이들은 공부 속에 갇혀 지내는 듯해요. 그러나 공부 잘 하는 것이 세상 살아가는 것의 모든 것은 아닐 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그 아이들이 세상을 잘 살기 위해서도 풍물악기 하나쯤 연주할 수 있거나 소리 한 자락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세상 살다가 어려움이 생기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스스로를 붙잡아 줄 수 있다고 생각되거든요.”

김영조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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