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목판 위에 놀다’를 시작하며

2014.03.09 02:57:50

[‘아름다운 한글’ 새김전 1]

[그린경제/얼레빗 = 손현목 작가] 

한글아, 미안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인정받는 우리의 한글이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푸대접을 받고 있는 현실이 참 답답하다. 미친 듯이 휘몰아치는 영어라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버티고 있는 우리 한글에게 너무 죄스럽다. 너무 애처롭다. 그래서 한국목판각협회(회장 조윤화)에 2013년 제567돌 한글날을 기념하는 ‘아름다운 한글’ 새김전을 제안했다. 그 후 몇 차례의 모임을 통해 해마다 한글날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한글’ 새김전을 갖기로 하고, 2013년 새김전의 부제로 ‘한글, 목판 위에 놀다’로 결정했다. 당연히 앞으로 보여 줄 작품들은 그 때 그 작품들이다.  

   
 
위의 사진은 참여 회원들의 공동작인데 전시장에 실제 배치된 모습으로 합성했다. 윗부분의 ‘한글 목판위에서 놀다’는 본 협회 조윤화 회장님이 글을 쓰고 돋을새김(양각)을 한 작품으로 도록의 표지 사진으로 쓰였다.  

아랫부분의 ‘아름다운 한글’은 가로 240㎝, 세로 90㎝로 회원 6명(박웅서, 손현목, 이충원, 정대철, 조윤화, 한부득. 가나다 순)이 40㎝×90㎝의 나무판을 1장씩 나누어 제각각 다른 새김질 방법으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전체적인 모습이 약간 어색해 보인다. 하나의 글자가 옆 나무판에 걸쳐 새겨졌기 때문에 전시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아’자를 자세히 살펴보면 ‘ㆁ’은 오목새김과 돋을새김(음양각), ‘ㅏ’부분은 두 작품이 이어지기 때문에 세로획은 오목새김과 돋을새김, 가로획은 두 돋을새김(양각)을 했다. ‘름’자의 경우는 모두 돋을새김을 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한글’의 바탕을 자세히 살펴보면 훈민정음 언해본의 앞부분이 돋을새김(양각)과 오목새김(음각) 되어 전체에 깔려 있다. 이렇게 돋을새김, 오목새김, 돋을새김과 오목새김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글자의 색깔도 다르게 보인다. 이런 한계의 양해를 구한다. 

한국목판각협회 활동 목적 

한국목판각협회(이하 본 협회)는 약 10여 년 전부터 함께 취미 생활을 하다 최근 설립한 비영리문화단체로 등록되어 있다. 본 협회의 활동 목적은 첫째, 전통 목판 인쇄 문화에 대해 연구한다. 둘째, 목판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이바지하며, 목판 문화를 복원한다. 셋째, 목판 창작 활동을 하는 것 등이다.  

본 협회의 회원은 최근 명예퇴직을 하신 두 분 빼고는 모두 직장이 있다. 직장은 새김질과 관련이 전혀 없다. 목판 새김질을 배우는 과정과 작업 과정이 너무 어렵고 까다롭다 보니 본 협회의 회원은 현재 열 네 명뿐이다. 물론 10여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도 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아쉽게도 대부분 떠나갔다.  

그러나 현재 남아 있는 회원들은 새김질(전통각과 현대각을 모두 포함)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그 어떤 모임의 사람들 보다 몇 배는 더 강하다. 이러한 사실은 앞으로 연재될 작품과 계속 될 새김전을 통해 증명될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보여드릴 목판(전통 서각) 작품은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가시리, 청산별곡과 일부분을 목판 작업해서 인출한 훈민정음, 용비어천가, 심청전 등은 우리 한글의 원형을 보여줄 것이다. 곧 현재 책(인쇄본)으로 전해지는 것을 바탕으로 회원들이 목판(책판)으로 새김질해서 인쇄하였기 때문에 이 작품들은 우리 한글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준다.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한글, 목판 위에 놀다’를 세상에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신 한글학회와 한글문화연대에서 활동하시는 김슬옹 교수님과 한국문화신문 김영조 편집국장님께 본 협회를 대신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사진 작업을 도와주신 정남호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2014년 3월 9일 새벽 손현목 쓰다.

 

손현목 작가 sonhm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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