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와 화음 그리고 정수비

2015.01.28 11:39:08

[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 25] 음악에 숨겨있는 정수비

 

정수비와 배음 

줄을 튕기면 제일 낮은 주파수인 기본음이 울리며 동시에 그 주파수의 2, 3, ... 되는 음들이 함께 나온다. 그러나 첫 음인 기본음의 진폭이 가장 크기 때문에 소리가 가장 크게 울려 이 음만 나오는 것처럼 느낀다. 첫 음을 라고 하면 주파수가 2배인 음은 옥타브 위 ’, 이 음과 그 다음 음은 주파수 비가 2:3이므로 완전5도 위인 이 된다, 그 다음 나오는 음은 주파수 비가 3:4이므로 보다 완전4도 위인 한 옥타브 위인 가 나온다.  

이러한 음들을 배음이라 하며 악기의 음색을 결정한다. 따라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음의 주파수 비는 1:2, 2:3, 3:4, 4:5, 5:6 등이 된다. 이 비율이 서양음계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눈으로 느끼는 아름다움이 대칭구조와 같은 모양의 균형에서 그 근거를 찾듯이 귀는 배음구조라는 음의 균형에서 듣기 좋은 느낌을 갖는다.

 

   
▲ <첫 음의 주파수를 1이라 할 때 배음의 주파수와 음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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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헤름홀츠는 이 배음구조를 수학적으로 확실하게 설명하였다. 배음구조의 원음에 가까운 소리들이 서로 어울릴 때는 어울림화음이 되고, 원음에서 멀어질수록 잘 어울리지 않는 안어울림화음이 되는데, 그리스 시대 수학자들은 두 쇳덩이의 무게 비율이 간단할수록 쇳덩이의 소리는 잘 어울리는 화음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음의 단계적 거리를 계산하는 단위는 이며 같은 높이의 음은 1도로 한다. 즉 본음을 포함하여 k번 째 음과의 음정 거리를 ‘k라 한다. ‘C’ 음을 기준으로 원음 속에 포함되어 있는 음정을 기본음정이라 하다. 이중 배음에서 4번째 음까지 생기는 자연음정을 완전음정이라 하여 1, 4, 5, 8도이고, 나머지 2, 3, 6, 7도는 장음정이라 한다.  

따라서 같은 음인 는 완전1, ‘와 한 옥타브 위 는 완전8도이다. 높은 음 쪽으로 에서 은 완전5도 그리고 에서 또는 에서 는 완전4도이다. ‘에서 '는 장2, ‘에서 는 장3, ‘에서 는 장6도 그리고 에서 는 장7도이다. 

화음과 정수비 

주파수가 두 배가 되는 음을 서양에서는 옥타브라고 한다. 따라서 주파수가 네 배인 음은 옥타브 음의 옥타브이다. 주파수가 세 배인 음은 주파수 비가 두 배인 음과 어울려 주파수의 비가 2:3이 되고, 주파수가 네 배가 되는 음은 주파수가 세 배인 음과 어울려 3:4의 주파수가 된다. 즉 줄을 튕길 때 주파수의 비가 작은 정수비 관계인 음들이 함께 울리면서 우리는 그 소리에 익숙하게 되고 울림이 좋다고 느낀다.  

따라서 줄을 튕길 때 우리는 항상 어울림화음을 듣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하면 주파수의 비율이 작은 정수비 1:2, 2:3, 3:4, 4:5와 같은 음들은 어울림화음으로 우리는 이러한 화음에 익숙해져 있다. 화음은 자연수의 비로 나타내며 1:2를 제외하면 으뜸은 2:3의 주파수 비인 완전5도 음정이다. 3:4의 주파수 비는 완전4도가 되며 4:5는 장3도가 된다.  

따라서 정수비 1:2, 1/2, 2은 옥타브, 2:3, 2/3, 3/2은 완전5, 3:4, 3/4, 4/3는 완전4도의 관계를 나타낸다. 2:3의 비는 여러 곳에서 사용된다. 태극기의 세로 대 가로의 비가 2:3이고 A4 용지 대 B4 용지의 넓이의 비도 2:3이다. 참고로 자르기 전의 A0의 넓이는 1평방미터이고 B0의 넓이는 1.5평방미터이다.  

음정의 종류 

음정의 기본 형식으로는 완전음정과 장음정 그리고 단음정이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으뜸음 도에서 시작하여 위로 1, 4, 5, 8도는 완전음정이고 2, 3, 6, 7도는 장음정이다. 따라서 완전4도는 4도의 음정으로 그 사이에 2개의 온음과 1개의 반음으로 구성되어 있고, 완전5도는 5도의 음정으로 그 사이에 3개의 온음과 1개의 반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3도는 두 개의 온음 그리고 장6도는 4개의 온음과 하나의 반음을 그 사이에 갖고 있다. 온음을 1이라 하고 반음을 0.5로 하면 각 음정 사이의 수치는 다음과 같다.

 

   
 
완전음정보다 반음이 넓으면 증음정, 반음이 좁으면 감음정이라 부른다. 장음정의 음 간격보다 반음이 좁으면 단음정이라고 하다. 장음정보다 반음 넓으면 증음정, 단음정보다 반음 좁으면 감음정이라 부른다.  

기타에 있는 6개 줄의 개방음은 각각 E, A, D, G, B, E로 그 사이는 완전4-4-4, 3도 그리고 완전4도로 이루어졌다. 바이올린은 기타의 낮은 4개의 줄을 반대로 해 각각 개방음이 G, D, A, E로 그 사이는 모두 완전5도가 된다. 첼로는 C-G-D-A로 바이올린보다 완전 5도 낮게 조율되었다. 

조 이름과 으뜸음은 같다 

수학 기호인 mod 77로 나눈 나머지를 뜻한다. 예를 들면 107로 나눌 때 나머지가 3이므로 3=10 (mod 7)이다. 온음 사이의 간격을 1, 반음 사이의 간격을 0.5라 하면 온음계 사이의 간격은 다음과 같이 이루어진다. 따라서 옥타브 음과는 음 간격이 6이 된다.

                                                                1-1-0.5-1-1-1-0.5 

어느 음에서 시작하든 음 간격이 위와 같으면 온음계를 형성한다. 기준음을 한 음씩 올려 , , , , , 각 음에서 출발하고 음 간격을 위와 같이 한 온음계는 다음 표에서 보듯이 한 음을 올릴 때마다 ‘#’이 두 개씩 연속적으로 붙되 7개 이상이면 7로 나눈 나머지(mod 7)와 같으며 이 경우는 반음만 올라간다.

 

   
 
‘#’이 붙는 위치는 ------순서이다. 조표의 이름은 온음계의 첫 음이 된다. ‘#’이 하나 붙으면 으뜸음이 이므로 사(G)장조가 되고, 두 개 붙으면 으뜸음이 이므로 라(D)장조가 된다. 반대로 한 음씩 내려 , , , , , 각 음에서 출발한 온음계는 다음과 같이 한 음을 내릴 때마다 ‘b’이 두 개씩 연속적으로 붙되 7개 이상이면 7로 나눈 나머지(mod 7)와 같으며 이 경우는 반음만 내려간다. ‘b’가 붙는 위치는 ------순서로 ‘#’이 붙는 순서의 반대이다.

   
 

   
 

   
 
왼손 손가락을 이용하여 각 조의 으뜸음과 조 이름을 쉽게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 손가락 두 번째 마디를 C라 하고 차례로 새끼손가락까지 D, E, F, 다시 두 번째 손가락 세 번째 마디를 G라 하고 차례로 새끼손가락까지 A, B, C라고 생각한다. #이 가는 길은 두 번째 손가락 세 번째 마디부터 시작하여 대각선 위로 그리고 아래로 번갈아 하여 새끼손가락 두 번째 마디까지이다. b이 가는 길은 새끼손가락 두 번째 마디부터 시작하여 붙은 수만큼 대각선 아래로 그리고 위로를 번갈아 하여 두 번째 손가락 세 번째 마디까지 이다. # 또는 b 하나에 한 번씩 진행하면 그때 만나는 마디의 음이 으뜸음이면서 동시에 조 이름이 된다.

 

   
 

 
조가 다른 악기와 합주 

일반적으로 악기에는 C, Bb, Eb조 등이 있다. 피아노나 플륫 그리고 오보에 같은 악기에서 으뜸음 C를 내면 그 음은 모두 같은 음 C를 낸다. 그러나 Bb 악기인 클라리넷, 트럼펫 또는 테너색소폰으로 으뜸음 C를 내면 그 음은 피아노에서 내는 Bb 음과 같고, 마찬가지로 Eb 악기인 알토색소폰으로 으뜸음 C를 내면 그 음은 피아노에서 내는 Eb 음과 같다. Bb-C는 장2도로 안어울림음정이다. 따라서 같은 악보로 함께 연주하면 불협화음이 형성되어 시끄러워진다. 함께 연주하기 위해서는 같은 음을 내도록 조옮김해야 하는데 악기의 조에 따라 음을 올리거나 내려야 한다. 

(C)장조 피아노 반주가 있는 악보에서 멜로디를 피아노와 함께 클라리넷으로 연주하려면 클라리넷 음이 피아노 음보다 한 음 낮으므로 멜로디를 한 음 올려 불어야 한다. 즉 으뜸음을 (D)'로 해야 하므로 각 음을 한 음씩 올리고 #을 두 개 더 붙인 라(D)장조를 연주해야 한다

알토색소폰으로 불려면 피아노 음보다 한음과 반이 더 높으므로 으뜸음을 그만큼 내린 (A)'로 해야 한다. 그러므로 각 음을 두 음씩 내리고 #을 세 개 붙인 가(A)장조를 연주해야 한다. 클라리넷 이중주를 플륫과 함께 연주하려면 플륫이 클라리넷보다 한 음이 높으므로 클라리넷 악보의 각 음을 한 음씩 내리고 b을 두 개 더 붙여 연주해야 한다.

 

이규봉 교수 gblee@pc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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