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도 음식에도 빠질 수 없는 생강

2015.02.15 06:23:14

[한의학으로 바라본 한식 27]

[한국문회신문 = 지명순 교수]  중국의 하은주 삼대 시절의 《주례(周禮)》 천관(天官) 편에 보면 의관직을 다섯으로 나누어 첫째는 의사(醫師–최고 책임자), 둘째는 식의(食醫), 셋째는 질의(疾醫–내과의사), 넷째 창의(瘡醫–외과의사)), 다섯째의 수의(獸醫-수의사) 등으로 나누고 있다. 식의(食醫)를 두 번째 등급으로 병증을 직접 칠하는 내과, 외과의사보다 높게 우대함은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있어 음식의 중요성을 일치감치 깨달았음을 알 수 있다. 

상나라 때 이윤(伊尹)은 식의로서 황제의 요리사였다. 그는 약을 음식과 곁들여 복용하고, 음식을 약물에 넣어 조리하는 등 약선음식(藥膳飮食)의 시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요리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본초(本草) 이론을 근거로 해 탕약의 배합•제조 방법을 향상시켜 《탕액경(湯液經)》까지 저술하였다. 음식으로 황제의 건강을 돌봐야 했던 그는 생강과 계피를 잘 활용하였다고 전해진다. 

생강의 원산지는 동남아시아로 추정되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부터 재배되었다고 전해진다. 옛날에는 향신료와 생약제로 귀하게 취급되었고, 임금의 하사품으로도 쓰였으나 요즘은 보편화된 식품 가운데 하나이다.

 

   
 
《동의보감》에 생강은 맛이 맵고 특이한 향기가 있으며, 약간 따뜻하다고 하였다. 오장으로 기를 퍼뜨리고, 탕약의 약기(藥氣)를 잘 돌게 하며, 살갗에 있는 나쁜 기운을 없애고, 땀구멍을 열러 땀을 나게 하고 담을 풀어주고 냉증을 제거하고, 위기(胃氣)를 조화시킨다고 하였다. 갱강을 약으로 쓰기 위해 생강을 찌거나 삶은 다음 말려 건강(乾薑)을 만들면 생강보다 열한 성질이 더 강해지고, 다시 건강을 불에 구워 말린 포건강(泡乾薑)은 매우 열한 성질을 갖게 된다. 

생강의 다양한 효능을 몇 가지로 정리하면 식욕과 소화촉진 작용, 살균 항균작용, 차가운 기운을 없애는 작용, 진정정작용을 하며 이밖에 이뇨작용과 혈압상승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 우리 식생활에서 이 생강의 효능을 이용하는 예가 많다. 뱀장어구이나 생선회를 먹을 때 생강 채 썬 것이나, 간 생강을 함께 먹으면 비린내를 없애고 고단백질과 지방의 소화를 도와주며, 식중독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은 물론 소화흡수를 촉진한다.  

감기로 탓으로 춥고 코가 막히고 두통이 있을 때 생강차를 자주 마시면 몸이 훈훈해지며, 감기로 인한 증상들이 완화되고, 치료도 빨리 된다. 또 차멀미나 배멀미를 하는 사람들은 편강을 먹어 예방이 가능하고, 임신부가 입덧이 심할 때 생강즙을 넣고 죽을 쑤어 먹으면 사라진다.  

생강은 한약재로써 이미 그 가치가 입증되었지만 음식을 잘 만드는 재료와 향신료로도 빼놓을 수 없다. 전통음식 가운데는 생강으로 만든 음식이 많다.  

생강을 편으로 썰어 끓는 물에 삶아 쓴 맛을 없앤 뒤 꿀에 조린 생강정과 곱게 다진 생강을 삶아 찹쌀가루와 반죽하고 쪄서 계피가루와 꿀에 버무린 생강단자, 불린 쌀을 갈아다가 죽을 끓이다가 생강즙을 넣어 한소끔 끓인 강분죽, 튀겨낸 한과를 생강조청에 묻힌 생강한과, 배와 생강을 넣어 빚은 이강주, 편으로 썰어 설탕을 뿌려 말린 편강, 생강 우린 물에 배를 넣고 끓인 배숙, 긴 생강에 생강전분을 넣고 조려낸 생강 모양 생란 등이 있다.  

쓰고 남은 생강은 채 썰어 청주에 넣고, 보관하면서 음식을 만들 때 쓰면 잡냄새를 없애는데 효과적이고, 뜨겁게 달군 기름에 편으로 썬 생강을 넣어 생강기름을 만들어 쓰면 두루 쓸모가 있다. 생선찌개를 끓일 때는 생선찌개가 완성될 무렵에 생강을 넣어야 효과적으로 비린내를 없앨 수 있다. 그리고 생강차를 끓일 때는 반드시 껍질을 벗기도록 한다.

 

지명순 교수 jms568@yd.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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