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말’과 ‘거짓말’이 가려지는 잣대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있는 것(사실)’이다. ‘있는 것’과 맞으면 ‘참말’이고, ‘있는 것’과 어긋나면 ‘거짓말’이다. ‘있는 것’에는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도록 바깥세상에 나타나 있는 것도 있고, 남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도 있다. 바깥세상에 ‘있는 것’에도 저절로 그냥 있는 것도 있고, 사람이 만들어 놓아서 있는 것도 있고, 내가 몸으로 만들어 내는 짓(행동)으로 있는 것도 있다.
그래서 참말과 거짓말은 바깥세상에 저절로 그냥 있는 것을 잣대로 가늠할 수 있는 것, 바깥세상에 사람이 만들어 놓아서 있는 것을 잣대로 가늠할 수 있는 것, 바깥세상에 내가 몸으로 만들어 내는 짓으로 있는 것을 잣대로 가늠할 수 있는 것,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잣대로 가늠할 수 있는 것, 이렇게 네 가지로 나누어질 수 있다.
그러므로 참말과 거짓말을 가려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첫째와 둘째는 잣대가 뚜렷해서 가려내기가 크게 어렵지 않으나, 셋째는 겉으로 드러나는 짓이 곧장 사라지기 때문에 말과 맞추어 가려내기 어렵다. 무엇보다도 넷째는 잣대가 아예 겉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말과 맞추어 볼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넷째 갈래의 참말, 곧 사람 마음속에 있는 것을 잣대로 거기 맞는 참말은 참말이라 부르기보다 흔히 ‘바른말’이라 부른다. “어서 숨기지 말고 바른말을 해라!” 할 적에는, 마음 안에 감추고 있는 것을 잣대로 거짓말을 하지 말고 참말을 하라고 다그치는 것이다. 이럴 적에 참말과 거짓말은 오직 말하는 사람의 양심만이 가려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