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제가 살고 있는 고장에는 더위달 7월답게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고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려 불어난 물에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토박이말 몇 가지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요즘 날씨를 알려주는 분들이 자주 쓰는 말 가운데 하나가 ‘폭우’입니다. ‘갑자기 한꺼번에 많이 쏟아지는 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이렇게 내리는 비를 뜻하는 토박이말에 ‘작달비’가 있습니다. 말모이(사전)에도 비슷한 말로 다른 말만 보여 주기 때문에 잘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굵직하고 거세게 좍좍 쏟아지는 비’를 나타내는 ‘작달비’를 알고 쓰는 분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말모이(사전)에는 없지만 ‘동이로 퍼붓 듯이 내리는 비’를 뜻하는 ‘동이비’라는 말도 있답니다.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보니 ‘폭염’이라는 말도 자주 듣게 됩니다. 하지만 ‘폭염’을 말모이(사전)에서 찾아보면 ‘불볕더위’로 다듬어(순화해) 쓰라고 되어 있고 비슷한 말로 ‘무더위’, ‘한더위’가 있다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은 ‘불볕더위’라는 말을 쓰는 사람도 있긴 합니다.
그런데 두 낱말의 말밑을 살펴보면 ‘무더위’와 ‘불볕더위’는 가려 써야 할 말입니다. ‘무더위’는 ‘무(물)+더위’의 짜임으로 ‘물기가 많은 찌는 듯한 더위’를 가리키기 때문에 요즘같이 비가 자주 많이 오는 오란비(장마)에 어울리는 말입니다. ‘불볕더위’은 ‘불+볕+더위’의 짜임으로 ‘햇볕이 불처럼 몹시 뜨겁게 내리쬘 때의 더위’이기 때문에 오란비(장마)가 끝난 뒤에 더 어울리는 말이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이런 더위를 벗어나고 싶어서 우리는 시원한 곳을 찾아갑니다. 이렇게 하던 일을 멈추고 쉬는 것을 두고 ‘휴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말과 같은 뜻을 가진 토박이말로 ‘말미’가 있습니다. ‘말모이(사전)’에도 ‘휴가’를 찾으면 ‘말미’를 비슷한 말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보시고 ‘폭우’, ‘폭염’, ‘휴가’라는 말을 써야 할 때 ‘작달비’, ‘불볕더위’, ‘말미’를 떠올려 쓰는 분이 많아지기를 비손합니다.
4350해 더위달 열아흐레 삿날(2017년 7월 19일 수요일) ㅂㄷㅁㅈㄱ.
※이 글은 앞서 경남신문에 실었던 글인데 더 많은 분들과 나누고자 다시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