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보] 당나라 문성공주와 티벳의 조캉사원 (1)

  • 등록 2017.10.10 12:3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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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와 보살이 함께 있는 순례자의 성지 티벳 답사기 1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 히말라야 그늘 아래 부처를 우러르고, 종교적 믿음으로 환생을 기원하는 이들이 살아가는 곳 티벳. 산 아래 사람들은 숨이 멎을 것만 같은 고산병으로 여행하기도 힘들지만 가장 낮은 자세로 하염없이 삼보일배를 행하며 살아가는 티벳.

 

우리 신문 최우성 사진부장은 지난 930일부터 107일까지 티벳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티벳의 불교문화를 생생하게 전해줄 귀한 사진들을 10여 차례에 걸쳐 연재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편집자말

 


















티벳의 서울인 라싸에는 '달라이라마'가 있었던 포탈라궁과 또 하나의 큰 절인 조캉사원【(대소사) 】이 있다. 조캉사원은 티벳을 최초로 통일했던 '송첸캄포'왕이 7세기에 지은 사찰로, 그는 당나라의 '문성공주'를 아내로 맞이하였으며, 그녀가 모셔온 당나라의 불상을 봉안하기 위하여 조캉사원을 지었다고 한다.


문성공주는 본래 당나라 황실가의 여인이지 공주는 아니었다. 그런데 티벳을 통일한 송첸캄포가 화친하는 조건으로  당시 당나라 황제인 당태종 이세민에게 황제의 딸인 공주를 자신의 왕비가 되도록 요청하였다. 그러자 당태종 이세민은 처음에는 티벳왕 송첸캄포를 오랑캐라 멸시하며 거절했으나, 통일왕조를 이룩한 티벳왕 송첸캄포가 도발하여 자신의 당나라로 처들어올 것을 염려하여, 회의를 거쳐 종친의 딸을 공주로 위장하여 보내기로 하였다.


그렇게 뽑힌 종친의 딸을 문성공주로 삼아 그녀를 티벳왕 송쳄캄포에게 시집보냈다고 한다. 이후 당과 티벳은 인척이 되어 화친을 맺게되었고, 당나라는 티벳의 침략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되었다. 그런데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문성공주는 당시 대승불교로 활짝 피어났던 당나라의 불교문화로 수많은 불경과 불상 그리고 각종 씨앗 등을 가지고 티벳으로 갔고, 그 때 문성공주가 전한 불교는 티벳에 정착하게 되고 티벳을 완전한 불교국가로 만들었다.


문성공주는 40여년을 살다가 680년 세상을 떠났는데 티벳 사람들은 그녀를 무척 흠모하여, 그녀의 사당을 세우고 1년 내내 참배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조캉사원의 중심 주불전에는 문성공주가 모셔온 부처님을 모시고 있으며, 사원 내부에는 수많은 불상과 벽화로 가득하다. 그러나 촬영금지로 내부 사원의 모습은 촬영하지 못하여 못내 아쉽다.


조캉사원은 티벳불교의 가장 신성한 사원으로 수많은 티벳의 순례객들이 생전에 꼭 한번은 와서 기도해야 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날이 밝기가 무섭게  전국에서 올라온 순례객들로 조캉사원의 담벽 앞에는 오체투지로 기도하는 사람들로 하루 종일 붐빈다.  조캉사원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해발 3800m 라싸에는 산소가 희박하여 고지에 적응하기에 쉽지 않다. 하지만 티벳인들은 이곳 순례를 평생의 소원으로 여기고 찾아와 기도를 올리고 있다.  이곳에서 기도를 해야 내생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윤회를 믿는 것이다.  조캉사원 주변에는 수많은 순례객들이 경전통을 상징하는 마니차를 돌리면서 조캉사원을 시계방향으로 돌고 있었다.  마니차가 없는 사람들은 대신  108염주를 들고서 끊임없이 '옴마니반메훔'을 읊조리고  있었다.


하지만 조캉사원 앞 광장에는 가끔씩 불거지는 티뱃 독립을 주장하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하여 중국 군인들이 깔려 있었다. 1949년 티벳이 중국의 일부가 된 이래, 끊임없이 일어나는 소요가 염려되기 때문인 듯 하였다.  비록 고지대에 위치한 나라이지만 한 번도 타민족의 지배를 받은 적이 없다는 티벳이 중국의 일부가 되었고, 그런 세월이 어느 덧 68년이 되었다.


당시 달라이라마가 이끄는 티벳 망명정부는 중국군에 쫓겨 추운 겨울 눈덮인 히말라야산맥을 넘어 인도 '다람살라'로 넘어갔고, 그곳에 티벳 망명정부를 세우고 있지만,  세계 속에서 초강대국으로 자리잡은 중국에 맞서기는 현실이 너무도 힘겨워 보인다.


이들의 슬픈 현실을 여행자가 되어 탐방하는 기자의 눈에는 남의 나라 이야기 같지가 않았다. 일제에 강탈 당한 역사가 바로 72년 전의 우리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연민의 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찬란한 역사를 지닌 티벳인들이 지금은 비록 나라를 빼앗긴 채 있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해방의 날을 맞이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최우성 기자 cws01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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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건축사.문화재수리기술자. 한겨레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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