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존댓말 쓰기 / 조안명

2018.11.07 11:30:27

석화 시인이 전하는 연변이야기 34

[우리문화신문=석화 시인]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건지 바른 말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요즘 애들은 인터넷의 나쁜 영향을 받았는지 비속어가 아주 가관이다. 그리고 일부 위쳇동아리에서 곱게 말해도 돌아오는 건 “벌칙”이다. 시대에 따라 속담도 달라진다고 했던가?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험하다.”라고 하는 말도 있단다. 그래서 왜 그러냐고 물으니 내가 편하면 되지 남의 심정까지 헤아릴 여유가 없다는 거다. 자기가 스트레스 받아서 상관없는 사람한테 화풀이하면 당한 사람은 무슨 죄인가?

 

애들이 순진하지 못한 비속어를 입에다 달고 다니니 참 한심하다. 우리 조카도 어디서 한어비속어를 배웠는지 툭하면 비속어를 쓴다. 나로서 들어주기엔 단어가 너무 거북하다. 애들은 하지 말라면 더 하는 거라 비속어를 쓰지 말라고 하면 더 할 건데 어떻게 말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하다.

 

물론 나도 고칠 것이다. 나도 이제부터라도 조카애랑 동생에게 존댓말과 바른말을 배우게 도와줘야겠다. 조카한테도, 동생한테도 존댓말과 바른말을 써봐야지. 어떤 반응이 나오고 어떤 효과가 생길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왠지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해봤더니 정말 효과가 있었다.

 

존댓말 써주면 동생도 예라고 대답하고 내가 불편하더라도 바른말을 써주면 바른말에 익숙해지겠지. 그래도 아직 존댓말과 바른말에 덜 익숙하지 않을까, 밖에 어른들하고도 반말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피아노학원에 데리고 갔을 때 선생님이 장난으로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꼬박꼬박 존댓말로 곱게 대답해줘서 귀엽고 마음이 놓였다.

 

 

사실 말이란 게 그렇다. 사람을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하며 기쁘게도 만들고 슬프게도 만들며 행복하게 하기도 하고 불행하게 하기도 한다. 어떤 말을 하냐에 따라 어떤 관계가 맺어지고 어떤 말을 하냐에 따라 어떤 마음가짐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우리 말 속담엔 “말 한마디에 천냥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고 중국말 속담엔 “밥은 막 먹어도 말은 막 하면 안된다.(饭可以乱吃,话不能乱说)”는 말도 있다. 또 중국말엔 “설자무의, 청자유의(说者无意,听者有意) 곧 ”말한 사람은 마음에 없지만 듣는 사람은 맘에 걸린다.”라는 말이 있듯이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것이다.

 

말에는 상처 주는 말, 기분 좋게 하는 말, 위로 되는 말, 화나게 하는 말, 매를 버는 말 등이 있다. 상처 주는 말은 곧 남의 기분을 배려하지 않고 자존심 긁는 소리이며, 잘못하면 치명적인 단계까지 갈수 있는 말이고 기분 좋게 하는 말은 듣는 사람으로서 하루가 빛나고 힘찬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위로 되는 말은 아픈 사람이 치료되는 말이 되고 화나게 하는 말은 죄를 지어놓고 뻔뻔스럽게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말이다.

 

어떤 사람은 같은 말도 좋게 말해도 될 것을 듣는 사람 기분 나쁘게 벌처럼 톡 쏘고야 만다. 어떤 사람은 툭 던지듯이 말했는데 왠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찝찝한 느낌 주는 게 있고 또 어떤 사람은 잘 보이려고 말에 온갖 “꿀”을 다 발라놓는 것도 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말 한마디”란 문구를 프린트해 와서 나한테 주셨다.

 

     부주의 한 말 한마디가 싸움의 불씨가 되고

     잔인한 말 한마디가 삶을 파괴합니다.

     쓰디쓴 말 한마디가 증오의 씨를 뿌리고

     무례한 말 한마디가 사랑의 불씨를 끕니다.

     은혜로운 말 한마디가 길을 평탄케 하고

     즐거운 말 한마디가 하루를 빛나게 합니다.

     때에 맞는 말 한마디가 긴장을 풀어주고

     사랑의 말 한마디가 축복을 줍니다.

 

읽으면 읽을수록 맘에 와 닿는다. 나는 내 말 한마디에 남들이 상처받는 걸 원하지 않고 즐겁고 유쾌하기를 바란다. 될수록 아부나 아첨이 아닌 내면의 진실을 담은 진솔한 말이거나 상대의 분위기를 적당히 파악하여 그 사람의 기분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화법을 쓰도록 노력한다. 그리하여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의 갈등을 피하고자 노력하는 편이다.

 

말이란 결과적으로 서로 간에 소통하고 서로간의 유대감을 형성하는 기본적인 수단이기에 그 수단방식을 부드럽게 하고 아름답게 함으로써 나와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그럼으로써 항상 힘이 되는 말과 듣는 사람이 유쾌해지는 말을 하려 한다.

 

남들 생각이야 어떻든 비록 내가 다른 사람까지 바꿀 능력은 안 되지만 나는 나 스스로를 다스릴 수 있고 또 항상 그렇게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기에 나는 내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믿고 싶다. 그리고 나부터 항상 올바른 말들을 하다 보면 내 주변 사람들도 어느 정도는 감화되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나는 나와 나의 지인들과 좋은 관계, 행복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싶다.

 

석화 시인 shihu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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