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두 선생이 수집한 문화재 진주박물관에 기증

2021.06.01 22:40:29

[맛있는 일본이야기 603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기증한 나도 기쁘지만 수십 수년 동안 떠돌다가 고국으로 돌아가게 된 이 문화재들은 얼마나 감격이 크겠는가라고 남긴 말씀에서 두암 선생의 고국과 우리 문화재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국립진주박물관 두암실(斗庵室)에 전시된 두암(斗庵) 김용두(金龍斗, 1922~2003) 선생에 대한 설명이다.

 

김용두 선생은 경남 사천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뒤 제2차 세계대전 중 징용되어 동남아시아 등 전장(戰場)을 떠돌았으며 전쟁이 끝난 뒤 사업가로 자수성가하게 된다. 두암 선생은 일본의 한 골동품 가게에 전시된 백자항아리 앞에서 큰 감동받은 이래 일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게 된다.

 

이렇게 수집한 문화재는 ‘사천자(泗川子) 콜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수집한 문화재가 국내 학계와 문화계 인사들과 교류하면서 국내에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혼란한 시기에 일본으로 유출된 우리 문화재를 고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생각에서 고향인 사천과 가까운 국립진주박물관에 1977ㆍ2000ㆍ2001년, 세 차례에 걸쳐 귀중한 문화재를 기증하였다.

 

 

김용두 선생이 기증한 문화재는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토기ㆍ도자기ㆍ회화ㆍ글씨ㆍ공예품 등으로 모두 190점으로 국립진주박물관은 선생의 뜻을 기려 기증한 문화재를 ‘두암실’을 만들어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기증된 유물 가운데 <초충영모어해산수첩(草蟲翎毛魚蟹山水帖)>은 풀ㆍ벌레ㆍ새ㆍ짐승ㆍ물고기ㆍ게ㆍ산수를 그린 그림첩으로 김익주 선생의 그림이다. 김익주 선생은 18세기 말에 태어나 19세기에 활약한 화가로 초충 4점, 영모 4점, 어해 2점, 산수 1점 등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정조어필칠언율시(正祖御筆七言律詩)>도 기증했는데 이는 정조임금(1752~1800)이 1791년 정민시(鄭民始,1745~1800)가 전라도 관찰사로 부임할 때 손수 짓고 써서 준 것으로 보물 제1632-1호로 지정된 유물이다. 이 시는 임금의 자상한 마음을 담고 있다.

 

 

欵欵離筵酒屢巡 정성스레 마련한 연회 여러 차례 이별의 술잔 오가고

送君明日出銅津 내일에는 그대 전송하러 동작진 나루터로 나가겠지

卽今盤錯須民部 복잡한 일이야 여럿이지만 지금은 오직 백성을 보살펴야 하니

從古旬宣仗近臣 예부터 지방 순시의 임무는 가까운 신하에게 맡겨왔다네

裘帶爭瞻新刺史 관복입고 부임한 새 관찰사 알현하러 사람들이 몰려오겠지

起居無恙大夫人 그대 모친 사시는 데도 불편함 없어야 할 텐데 ……

樓名拱北良非偶 누대의 이름이 ‘공북문’임은 그저 우연이 아닐지니

幾夜登樓望北宸 밤마다 누대에 올라 북쪽 대궐을 바라보겠지

 

국립진주박물관 두암실에서는 평생 모은 재산으로 귀중한 고국의 문화재를 수집하여 기증한 두암 김용두 선생의 숭고한 문화재 사랑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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