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전 독립운동가들이 만든 ‘종이폭탄’

2022.03.30 11:57:56

1942년 ‘한국혁명통일촉진회’가 만들어 미(美) 연방정부에 전달한 문건
국가보훈처, ‘대일 심리전 제안문건’ 처음 발굴ㆍ공개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1942년 10월 중국 쿤밍(昆明)에서 활동했던 젊은 독립운동가들이 미국 연방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작성한 ‘대일 심리전 제안문건(제목 : 한국인은 추축국과 싸우는 연합국에게 종이폭탄*을 제공합니다(KOREAN CONTRIBUTES PAPER BOMBS TO ALLIES AGAINST THE AXIS)’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 ‘종이폭탄(Paper Bombs)’ : 총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적군의 마음을 동요케 하여 전쟁능력을 떨어뜨리고 심리적 타격을 주는 종이 전단(일명 ‘삐라’)

 

해당 문건은 국가보훈처가 작년 12월 미국 하와이대학교 한국학연구소에서 수집한 조지 맥아피 맥큔(George McAfee McCune)* 문서 무리에서 발굴한 것으로 ‘한국광복군의 대미 군사연대 제안 공식문서’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되는 희귀 독립운동 사료이다.

* 조지 맥아피 맥큔(1908~1948) : 미국 출신 선교사이자 독립운동가로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조지 새넌 맥큔(George Shannon McCune)의 아들이며,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뒤 미국 전략정보국(OSS), 국무부 등에서 한국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독립운동 관련 문서를 다수 소장하게 된 것으로 알려짐

 

 

한국독립당의 소장파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국혁명통일촉진회*(이하 ‘촉진회’)는 미국 연방정부에 그들의 제안을 전달하기 위해 당시 임시정부 주미외교위원부의 위원장을 맡고 있던 ‘이승만 박사’에게 이 문건을 보냈다.

* 한국혁명통일촉진회 : 1942년 6월 중국 쿤밍에서 강창제, 조중철, 김우경 등 한국독립당 소장파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조직한 독립운동단체로, 태평양전쟁 이후 독립운동 단체 사이 통합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쳤음

 

미국 국무부의 한국 전문가였던 맥큔의 문서 무리에서 이 문건이 발견된 사실로 볼 때 촉진회의 의도대로 문건이 연방정부에 전달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모두 5쪽 분량의 문건은 종이폭탄을 만든 까닭과 예상 효과 등을 설명하며 연합국이 이를 효과적으로 사용해 주라고 요청하는 편지 형식의 자료와 한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미얀마어로 각각 작성된 선전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자료는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일 공세가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독립운동가들이 구상한 심리전의 구체적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각각의 선전물에서 촉진회는 △ 한국동포에게는 3.1혁명정신을 부활시켜 조직적 대혁명을 일으킬 것 △일본군 병사들에게는 일본군벌을 타도하고 진실로 일본민중을 사랑할 것 △베트남과 미얀마인들에게는 인류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연합하여 항일전선을 구축할 것을 촉구하였다.

 

촉진회는 이러한 심리전이 한국과 우방국의 시민들을 더욱 단결하게 하고, 일본 군인들에게 군국주의의 참혹성을 깨닫고 봉기하도록 하여 군사적 수단만큼이나 큰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예상하였다.

 

한편, 의열단을 연구한 김영범 교수(대구대학교)는“독립운동가들이 심리전을 위해 만든 선전물의 실체가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하며, “이 선전물이 1943년 8월 이후 미얀마 접경지역인 인도 임팔 지역에서 활동한 한국광복군 인면전구공작대에서 실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언급했다. 오영섭 교수(연세대학교 이승만연구원)는 해당 문건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료로, 태평양전쟁이 일어난 뒤 독립운동가들의 선전 활동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라고 평가했다.

 

국가보훈처는 앞으로도 “나라 밖 독립운동 사료수집을 통해 역사적 의미가 큰 독립운동 관련 문건을 지속해서 발굴하고, 국내에 알려지지 않은 자료를 공개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윤옥 기자 59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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