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사터 불탑에서 부처님이 뚜벅뚜벅 걸어 나올 것

  • 등록 2023.05.24 12:4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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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사진협회 제28회 회원전, 종로 법련사서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불교에서의 탑은 원래 부처의 유골을 모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존귀하다. 따라서 탑은 반드시 절의 중심부 곧 법당 앞에 세우며, 공양의 중심으로 삼고 있다. 처음으로 탑이 세워진 것은 기원전, 석가모니가 세상을 떠난 뒤 석가모니의 사리를 똑같이 여덟 개로 나누어 인도 전역에 각기 탑을 세워 안치한 것이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 남북조 시대의 영향을 받아서 삼국 시대부터 건립하였다.

 

탑은 만드는 재료에 따라 목탑ㆍ석탑ㆍ전탑 등으로 나뉘며, 목탑은 나무, 석탑은 돌, 전탑은 벽돌, 모전 석탑은 돌을 벽톨 형태로 다듬어서 만든 탑이다. 지역에 따라 중국에서는 전탑이, 우리 나라에서는 석탑이, 일본에서는 목탑이 각각 발달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탑은 백제 후기에 세워진 익산 미륵사터 석탑이며, 남북국시대 세워진 불국사 다보탑과 불국사 3층 석탑, 고려 중기의 신륵사 다층 전탑ㆍ경천사 10층 석탑, 조선의 원각사터 10층 석탑이 대표적이다.

 

 

 

 

 

어제(5월 23일)부터 29일까지 사단법인 한국불교사진협회(이사장 최금란)는 경복궁 옆 법련사 불일미술관에서 불탑을 주제로 한 제28회 회원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주로 한국의 불탑들 가운데서도 가능하면 오랜 역사 속에, 절 전각은 없어지고, 외로운 모습으로 살아남은 불탑들을 담고자 하였다.

 

폐사터에 덩그러니 서 있는 불탑들은 불탑 그 자체로만 보면 참으로 외로운 탑에 불과했지만, 회원들은 불탑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그저 돌덩어리가 아니고 부처의 마음이 서린 귀한 보물이 된 것이다. 안장헌 고문은 “나 자신이 불탑 사진은 찍어온 지 50년 동안 발견하지 못했던 탑들을 여기 작품 속에서 보았다. 찍은 참으로 귀한 이 사진들은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출품된 사진들이 모두 감동을 주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회 사무국장 최헌동 작가의 ‘화순 운주사 발형다층석탑’이 특히 눈에 띈다. 피사계 심도를 낮추고 석탑 앞과 옆의 꽃들을 아웃포커스로 잡아 석탑을 강조하면서도 사진 전체를 이름답게 표현해낸 작품이다. 그런가 하면 최금란 이사장은 안동 임하동 ‘십이지삼층석탑’을 흑백 이미지로 단순하게 잡아 그 아름다움과 깊이를 더해주었다.

 

또한 최우성 감사는 ‘스리랑카 아브하야기리 전탑’ 사진을 출품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없는 것으로 높이 약 70미터 정도 되는 스리랑카의 전탑을 보고 압도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이 불탑의 초창기 형태가 중국과 한국으로 넘어오면서 크게 모양이 달라진 것이다.

 

23일 저녁 5시에 열린 개막식에는 (사단법인) 한국불교사진협회 회원들과 함께 스님들과 관람객 100여 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뤘다. 개막식은 먼저 불(佛)ㆍ법(法)ㆍ승(僧) 등 삼보(三寶)에 돌아가 의지한다는 불교의 가장 기본적인 의식인 ‘삼귀의’로부터 시작되었다. 삼귀의가 끝난 뒤 한국불교사진협회 최금란 이사장이 내빈 소개를 한 다음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축사를 문화국장 용주스님이 대신 읽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한때 이 땅에 이룩되었던 옛 절터의 불탑들을 중심으로 준비된 사진전은 찬란했던 절터를 외롭게 지키고 있는 불탑을 통해 모든 존재하는 것은 무상하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닫는 법문이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제17회 청소년(중고등학생)불교사진 공모전 시상식이 있었다. 시상식은 먼저 대전외국어고등학교 1학년 이향령 학생이 “빗속에서”라는 제목으로 대상을 받았다. 대상 말고도 여주여자중학교 2학년 백유나의 금상 “감사함을 담아” 등 15명이 입상해 상을 받았다.

 

이날 전시회를 보러온 신월동의 백성희(57, 주부) 씨는 “얼마 전 경북 안동 임하동의 폐사터에 외롭게 서 있다는 석탑들을 보면서 무심코 돌아섰는데 여기서 작품으로 보니 새롭게 다가온다. 석탑에서 부처님이 뚜벅뚜벅 걸어 나올 것만 같은 강렬한 느낌을 받는 것은 나 혼자뿐일까? 내가 사는 가까이서 온 나라 아니 세계의 많은 불탑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라고 말했다.

 

 

【전시 안내】

1차 전시: 5월 23일~29일: 경복궁 옆 법련사 불일미술관

2차 전시: 6월 6일~ 1일 대구문화예술회관 3전시실

3차 전시: 6월 13일~22일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 서울전시(1차전시): 불일미술관(법련사) 경복궁 앞(지하철 3호선 안국역 하차 도보 10분)

전화: 02-733-5322 / 010-4273-2398

● 대구전시(2차전시): 대구문화예술회관 5전시실, 대구성당1동 187광역시 달서구

전화: 053-606-6114

● 광주전시(3차전시):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 광주광역시 서구 상무민주로 61

전화 : 062-380-8800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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