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에서 배우는 조선의 궁중음식문화

  • 등록 2024.11.19 12: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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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 열어
8달 동안의 개편 공사 마친 2층 상설전시실(조선국왕ㆍ왕실생활)도 전면 재개관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고궁박물관(관장 정용재)은 (재)궁중음식문화재단(이사장 한복려)과 함께 11월 20일부터 2025년 2월 2일까지 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서울 종로구)에서 조선왕실의 궁중음식문화를 살펴보는 「궁중음식, 공경과 나눔의 밥상」 특별전을 연다. 이와 함께, 지난 4월부터 임시 휴관했던 2층 상설전시실을 전면 개편해 재개관한다.

 

 

이번 특별전시에는 궁중음식에 관한 여러 가지 기록물과 그림, 궁궐에서 사용된 그릇, 조리 도구, 소반 등 다양한 부엌살림 도구 등 200여 점의 유물을 비롯하여 당시의 궁중음식을 재현한 수라상 모형 등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궁중음식이 임금을 향한 공경과 조상에 대한 효심의 발현이자, 신하와 백성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전하는 매개가 되었음을 살펴볼 수 있다.

 

전시는 모두 2부로 구성된다. 1부에서는 ▲ ‘전국의 진미(珍味)가 모이다’ ▲ ‘궁중음식을 만드는 사람들’ ▲ ‘궁궐의 부엌’ ▲ ‘수라, 왕의 매일을 짓다’ ▲ ‘조상을 위한 음식, 정성으로 기억하다’까지 5개의 세부 주제를 통해, 백성들이 정성으로 일군 진상품이 숙수(熟手, 궁중의 남성 요리사)들의 손을 거쳐 임금의 밥상에 오르는 과정을 소개한다. 궁궐 부엌의 간판인 <수라간 현판>과 숙수들이 분주하게 요리하는 모습이 담긴 <선조 대 경로잔치 음식을 준비하는 주방 그림(宣廟朝諸宰慶壽宴圖)>을 만나볼 수 있고, 궁궐의 조리도구와 식기들로 실감 나게 연출된 부엌 공간도 살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정조와 혜경궁 홍씨의 화성 행차를 기록한 《원행을묘정리의궤》 속 다양한 반찬의 종류와 식재료를 담은 「찬품(饌品)」과 <어의가 쓴 음식에 관한 책 《소문사설(謏聞事說)》>, <상궁이 기록한 음식 조리법(爲飮食法)> 등 다양한 기록과 재현된 고종ㆍ순종 대 수라상을 통해 왕실의 음식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음식을 산 사람뿐 아니라 돌아가신 조상에게도 정성스레 바쳤는데, 같은 대상에게 지내는 제향임에도 장소와 성격에 따라 제물에 차이가 있었음을 다채로운 유물을 통해 선보인다.

 

2부에서는 ▲ ‘잔치음식, 높이 쌓아 기쁨을 더하다’ ▲ ‘사찬(賜饌), 널리 나눠 마음을 전하다’의 2개 세부 주제를 통해, 1892년(임진년) 고종 즉위 30돌과 41살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경복궁에서 열린 잔치를 소개한다. 《1892년 궁중 잔치를 기록한 의궤》와 <음식목록> 등을 통해, 고종에게 올린 다채로운 음식을 잔치가 끝난 뒤에 수고한 모든 사람에게 내려 노고를 위로했던 궁중의 음식문화를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날 잔치에서 고종은 9번의 술잔(九爵)과 모두 63가지의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된 9번의 안주상[미수( 味數)]을 받았는데, 이를 (재)궁중음식문화재단에서 재현한 모형을 통해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이 밖에도, 궁중음식을 소재로 한 미디어아트와 나의 입맛과 맞는 임금을 찾아가는 ‘나는 어떤 임금일까? 음식 취향 엠비티아이(MBTI)’, 궁중 잔치의 고임상을 만들어보는 ‘궁중 잔치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영상 체험 공간도 마련하였다.

* 고임상: 음식을 높이 쌓는 것으로 고배상(高排床)이라고도 하며, 지위가 높을수록 더 높게 쌓아 올림.

 

 

 

 

 

 

또한, 특별전시 기간중에는 궁중음식 문화에 대해 전문가에게 배울 수 있는 ‘왕실문화 심층탐구 강연’(성인 대상, 11.28./12.4./12.11./12.18., 14:00~16:00, 모두 4회)과 ‘초등학생과 가족 대상 체험 교육’(초등학교 1~3학년 대상, ‘25.1.2.~1.23. 매주 화목, 총 14회 / 가족 대상, ‘25.1.4.~1.25. 매주 토, 모두 4회)도 함께 진행한다. 그리고 주한외국대사부인과 소외계층을 초청하여 전통다과를 체험하는 행사(주한외국대사부인 대상, 11.26./ 소외계층대상 ‘25.1.21.)도 연다.

 

한편, 국립고궁박물관은 노후화된 시설을 개선하고 변화된 관람 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8개월간의 재단장을 마친 2층 상설전시실도 11월 20일부터 개관한다. 개편된 상설전시실은 ‘임금의 공간(외전-外殿)’을 주제로 한 「조선국왕」과 ‘왕비의 공간(내전-內殿-))’을 주제로 한 「왕실생활」 2개의 전시실로 구성되며, 관련 유물 450여 점에 대해 쉽게 풀어 쓴 설명 자료와 최신 기술로 제작된 다양한 영상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조선국왕」실에서는 임금의 정치와 삶을 살펴볼 수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자 국가지정유산 보물인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 등 조선국왕의 위엄을 드러내는 여러 상징과 경복궁 출토 청기와 등 기존에 소개되지 않았던 궁궐건축의 부재 등을 입체적으로 연출하여 조선궁궐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마지막에 마련된 궁궐 실감영상 공간에서는 경복궁과 창덕궁을 배경으로 국왕의 공간과 궁궐의 사계절을 감상할 수 있다.

 

 

 

 

 

「왕실생활」실에서는 조선 왕비의 책봉, 출산, 이후 대비로 사는 삶과 왕자와 공주 등 왕실 가족의 생활을 담은 왕실유산과 영상, 왕실의 생활 및 의례에 사용된 물품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한다. 이곳에서는 국보 <동궐도>를 배경으로 조선 왕실의 하루를 볼 수 있는 실감 영상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이번 상설전시실 개편과 함께 문화상품 증정행사도 진행된다. 11월 21일부터 12월 15일까지 2층 상설전시실을 방문한 인증사진을 개인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2025년 국립고궁박물관 다이어리를 준다.

* 인증사진 게시 시 국립고궁박물관(@gogungmuseum) 계정을 걸고, ‘#국립고궁박물관’ 핵심어 표시(해시태그)를 추가해야 함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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