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이무성 한국화가]
![]() |
||
동풍이 불거든 너의 향기를 보내다오. 매화여 !
주인이 없다 하여 봄을 잊지 말아라.
위는 우에노공원에 매화 옆 팻말에 있는 스가와라미치자네의 시다.
매화를 사랑한 시인이요, 학자인 스가와라노미치자네 (菅原道真, 845~903)는 다섯 살에 와카(일본 고유의 시)를 짓고 열 살부터 한시를 척척 짓던 신동으로 알려져 있다. 교토의 유명한 신사인 기타노텐만궁(北野天満宮)에서 학문의 신이자 천신(天神)으로 받들어지고 있는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그 조상이 신라계로 집안을 간략히 소개하면 신라왕자 천일창→ 일본 스모의 조상 노미네(野見宿禰)→하지(土師)→스가와라(菅原) 씨로 개성(改姓)하여 오늘에 이르는 인물이다.
스가와라노미치자네는 학자와 고급관리로서 뿐만 아니라 방대한 시와 산문을 많이 남겼는데 그의 대표적 작품으로는 <간케분소, 管家文草〉·〈간케코슈, 管家後集>이 있으며 역사 편찬에도 참여해 <루이주코쿠시, 類聚國史>와〈일본삼대실록, 日本三代實錄>에도 관여하는 등 58살의 삶을 치열하게 살았다.
말년에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고 병마와 싸우다 죽어간 스가와라는 매화를 사랑하여 부인과 멀리 떨어져 유배지인 후쿠오카에서도 집 뜰에 매화를 심어 놓고 고향을 그리다 숨져갔다. 지금도 ‘학문의 신’으로 추앙받는 스가와라는 일본 전역의 천만궁 신사에 모셔져 있어 365일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우에노공원 등 유명한 공원에도 그의 싯구 하나쯤 소개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 스가와라노미치자네 초상(그림 이무성 한국화가)
3월 초 우에노공원을 방문했는데 공원 측에서 스가와라노미치자네가 한반도 출신인지 알고 한 것인지는 몰라도 왕인박사 기념비 옆에 작은 팻말과 함께 매화나무를 심어 놓은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직 공원의 꽃나무는 몽우리도 안 나오고 있는데 유독 매화나무만은 붉은 꽃망울로 한국인인 나를 반긴다.
붓끝으로 영원한 신라인이었던 스가와라미치자네의 아름다운 매화사랑 모습을 그려보았다.
그 향기 오래도록 남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