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박이말] 붙안다

  • 등록 2015.03.23 08: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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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신문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붙안다

[뜻] 1)두 팔로 부둥켜안다.
[보기월] 아이를 붙안고 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젊은 아빠도 있었습니다. 
 
  불을 넣지 않았는데도 방 안에서 덥다 싶어서 문을 열만큼 엿날 낮에는 참 따뜻했습니다. 바빠서 자주 나가지는 못해도 이레끝에는 꼭 나가야지 다짐을 했던 터라 늦은 낮밤을 먹고 아이들과 함께 발수레를 타러 나갔습니다. 아직 딸아이는 발수레를 제 마음대로 부리지 못해서 같이 끌고 갔는데 걸어 가는 것보다 더 더뎌서 제 발수레에 싣고 사람들이 적을 곳을 찾았습니다. 이웃 배곳에는 공을 차러 온 아이들로 붐벼서 둔치까지 갔는데 가는 동안 땀이 나서 윗도리를 벗어야했습니다. 
 
  겨우 딸아이 발수레를 내려 주고 땀을 식히며 보니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걷는 사람, 달리는 사람, 발수레를 타는 사람, 옹기종기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로 둔치가 북적였습니다. 많은 사람들 가운데 아이를 붙안고 땀을 뻘뻘 흘리며 가는 젊은 아빠도 있었습니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라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남들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 탓에 더운 여름 아이 안고 다니기가 이만저만 힘든 게 아니었거든요.^^
 
  아이들이 발수레를 타는 동안 저는 봄구경을 했습니다. 귀여운 버들강아지가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내려다 본 땅 위에는 쑥이 손가락 한 마디 길이 만큼 자라 있었고 이름 모를 작은 꽃들도 곳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진달래는 활짝 피었고 개나리도 꽃이 핀 것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풀꽃도 일찍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것이 있는가 하면 늦게 터서 늦게 피는 것들이 있습니다. 일찍 핀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늦게 핀다고 나쁜 것도 아니지요. 그렇게 꽃이 피는 때가 다를 뿐이지요. 사람이 사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것은 여러분이 더 잘 아시죠? 
 
  오늘 아침에는 또 다시 추워졌습니다. 일찍 핀 꽃이 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새로운 이레 힘차게 여시고 기분 좋은 날 이어 가시기 바랍니다. '붙안다'는 위의 뜻 말고도 2)사람이나 몬을 지나치게 사랑하거나 값지게 여기다(집착하다)라는 뜻도 있습니다. 아래와 같은 보기들이 있네요. 
 
1)- 어머니는 오랜만에 만난 아들을 붙안고 질금질금 눈물을 흘렸다.(표준국어대사전)
  - 모두가 쿵쿵거리는 가슴을 붙안고 옹기전에 들어오는 황소 보듯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순사들을 건너다보고 있었다.(송기숙, 암태도)
  - 아이는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를 붙안았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2)-그녀가 항상 안절부절못하는 것을 보면, 사람이 털어내 버려야 할 것들을 붙안고 사는 일이란 얼마나 고달픈 삶인지 실감하게 된다.(고려대 한국어대사전)
   
4348. 3. 23. ㅂㄷㅁㅈㄱ.
리창수 기자 baedalmaljig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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