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 뿌리가 붉다고 “적근채”라고도 해

2022.03.06 11:33:58

김창협 한시(漢詩) <파릉(菠薐)>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79]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菠薐傳數名(파릉전수명) 시금치는 여러 이름이 전해지는데

其始出波羅(기시출파라) 그 시작은 페르시아에서 온 것이네

我國有俗稱(아국유속칭) 우리나라에도 부르던 이름이 있었는데

恐是赤根訛(공시적근와) 아마 ‘적근’이 그것인 듯싶네“

 

 

이는 조선 후기의 문신이며 학자인 농암(農巖) 김창협(金昌協, 1651~1708)의 한시(漢詩) <파릉(菠薐, 시금치 ‘파’, 시금치 ‘릉’)>이다. ‘시금치’는 페르시아에서 들어왔다고 하여 페르시아를 한자 음역한 ‘파라(波羅)’를 따 파사채, 파사초, 파채(菠菜)라고도 했으며, 조선에서는 뿌리가 붉어 “적근채(赤根菜)”라고도 불렀다. 시금치는 페르시아지방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한 것으로 추측되는데, 김창협의 한시로 우리는 그 유래를 알 수 있다. 그 이전 1577년(선조 10)에 최세진(崔世珍)이 한자 공부를 위해 펴낸 《훈몽자회(訓蒙字會)》에 처음 시금치가 등장하고 있어서 조선 초기에 들어와 재배된 것으로 여겨진다.

 

김창협은 당대 명문 출신으로 동부승지ㆍ대사성ㆍ대사간을 지냈지만, 영의정을 지낸 아버지 김수항(金壽恒)이 기사환국(己巳換局)으로 죽자 벼슬을 버리고 숨어 살다가 갑술옥사 뒤 아버지의 누명이 벗겨져 호조참의ㆍ대제학에 임명되었다. 그러나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학문에만 전념했다. 24살 때 송시열과 소학(小學)을 주제로 토론했고 이이(李珥)의 학통을 이어받았을 정도로 학문도 높았으며, 글을 잘 짓고, 글씨도 잘 쓴 당대 문장가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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