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선 혼례 때 가문잔치가 발달하였다

2022.06.01 18:18:33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71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예전 유교식 혼례에서 신랑은 신붓집으로 떠나기 직전 새벽에 사당에 인사드리는 예식 곧 ‘초례’를 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혼례 당일 신랑과 신부는 각자의 집에서 문전신(門前神) 곧 민간 신앙에서 집의 대문을 지킨다는 수호신에 절을 하는 ‘문전제’를 했지요. 이는 문전신에게 새로운 사람이 들어옴을 알리기 위함입니다. 다만, 문전제가 끝나고 문턱을 넘을 때는 반드시 신랑은 오른발이, 신부는 왼발이 먼저 넘어야 했습니다.

 

또 이때 신부 어머니는 잡귀를 쫓기 위하여 신부가 집을 나설 때 소금이나 콩 같은 것을 뿌리고, 신부가 탈 가마에 넣어줄 요강에는 쌀을 채우며 성냥과 실을 넣어 가져가는데 이는 신당에 올리는 제물과 같은 뜻을 가집니다. 특히 신붓집에서 혼인을 승낙하면 신랑 아버지가 신붓집을 방문하며 이때 첫 대면에서 음식을 대접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만일 음식을 대접하면 잡귀가 붙어 혼사가 깨진다는 믿음이 있어서입니다. 이는 신랑이 신붓집에 처음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지요.

 

 

그런데 제주 지역은 섬이라 그런지 마을이나 가까운 곳에서 배우자를 고르는 통속혼 성향이 있었으며, 이 때문에 제주 마을은 친족사회를 이루게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혼례식 전날 가까운 친척들이나 이웃들이 참여하여 혼례식 당일에 쓸 음식을 함께 장만하고, 친척 곧 가문 사람들을 대접하는 잔치를 하는데 이를 ‘가문잔치’라 합니다. 또 가문잔치에는 혼례식 당일에 필요한 사람을 정하고 역할을 배정하며, 더불어 친척들의 유대를 더욱 굳게 하는 일도 하지요.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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