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사람은 태어나서 모유 수유에서부터 먹는 것을 시작하게 되는데 먹는 것은 육아의 중심이 된다. 아이들을 진료하다 보면 총론과 각론이란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어떠한 방향으로 어떻게 하자는 것은 총론이고 어떤 것이 좋다고 하는 것은 각론이 된다. 가령 음식을 먹을 때 오래 씹는 훈련을 하자는 것은 먹는 것의 총론이며 한약을 복용하는 동안 기름에 튀긴 음식을 피하자는 것은 각론이 된다.
갓난아기의 먹거리에서 엄마 젖이 넉넉하고 잘 먹으면 문제가 없지만, 모유가 부족하거나 아이가 먹는 것에 먹는 양이 부족하거나 먹고자 하는 욕구가 없으면 어려움이 시작된다. 또한 이유식 시기에 접어들면 너무나 다양한 정보와 아이의 성향에 따른 다양한 문젯거리들이 생겨 육아에 혼란을 겪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태어나면 대략적인 육아에 대한 원칙과 방향을 정하지 않으면 혼란에 빠지게 되고 더불어 아이의 건강이 손해를 보게 된다. 따라서 신생아의 바른 육아를 위하여 기본적으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제공하고 방향을 잡기 위한 몇 가지 원칙들을 열거해 보겠다.
1. 아이들 위장의 크기를 알아두자
위장의 크기는 생각보다 적다. 신생아의 평균은 40CC에서 출발해서 15일에 10CC씩 늘어난다고 보면 대략 맞다. 그러므로 현재 우리 아이의 먹는 양이 적당한지 부족한지 알면서 적절한 조절을 하고, 너무 부족하면 한의사와 상담을 하도록 한다.
2. 월령에 따른 치아 발달 사항을 알아두자
대한 육아 정보를 보면 대부분이 월령에 따른 이유식 단계를 논하고 있다. 그러나 갓난아기 개개인 소화 기능의 편차는 극단적일 정도로 다양하다. 그러므로 단순한 월령에 따른 이유식의 종류와 양을 고집하다 보면 아이에게 부담이 클 경우가 많다.
정확한 기준을 잡아야 하는데 소화기능의 발달과 맞물린 가장 중요한 기준은 치아의 발달이다. 곧 치아의 발달과 더불어 소화기관의 진화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하고 아이의 치아를 기준으로 이유식의 단계를 설정하면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다.
0~1 : 순수한 액상
1~8 : 액상(과즙, 밥물, 미음 정도의 유동식)
8~어금니 4 : 이유식(죽 정도의 반고형식)
4개 : 밥을 기준으로 한 곡류
: 고기를 비롯한 뜯어 먹는 음식
3. 분유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을 파악하자
분유는 모유를 대신하기 위하여 모유에 있는 모든 성분과 아이에게 필요한 성분을 보강하여 만든 모유 대체품이다. 이때 온전한 모유 대체품에는 “조제분유”라는 말이 들어있으며 신생아들에게는 조제분유를 먹여야 한다. 똑같은 상품이라도 조제분유란 단어 대신 이유식, 유아식이란 단어가 있는 경우 한 번 더 고려하자. 그리고 분유는 모유와 비슷한 것이지 모유와는 달라서 아이들이 부담을 겪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이러한 아이들이 많아서 이를 위한 특수 분유들이 있으므로 아이의 상태를 살피고 한의사나 소아과 의사의 의견을 참고하여 선택하도록 한다.
첫째로 유단백질에 부담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산양유와 콩분유가 있다.
둘째로 단백질 소화효소가 부족한 아이들을 위한 단백질을 가수분해한 특수 분유가 있다.
셋째로 무기질을 보완한 특수 분유가 있다. 그러므로 아이의 분유에 관한 내용은 소아과 전문의나 육아 전문 한의사와 상담하여 적절한 선택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4. 음식에 대한 소화의 난이도를 알아두자
아이와 어른들이 음식을 먹고 온전히 소화하고,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만들었다면 이는 모두 건강식이며 뼈와 살이 되고 에너지가 된다. 그러나 새로운 외지 음식물을 섭취해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험난한 소화과정과 대사과정, 해독과정, 그리고 동화작용이 필요하다. 특히 갓난아기처럼 소화기능이 발달하는 중인 때는 소화의 난이도를 살펴서 서서히 접근해야 한다. 특히 소화 난이도의 핵심은 단백질 소화가 관건이므로 욕심부리지 말고 아이의 상태에 적합하도록 선택을 해야 한다.
부담이 가장 적은 음식 : 모유.
부담이 적은 음식 : 동물의 유제품(우유, 산양유), 과육, 푸성귀(채소) 일부
부담이 조금 있는 음식 : 생선, 과일, 채소 일부
부담이 커서 조리가 필요한 음식 : 곡류, 육류, 야채류
부담이 큰 음식 : 견과류, 가공식품
5. 단백질의 수성(獸性)에 대해 알아두자
우리가 먹는 대표적인 음식을 간편하게 분류하면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에너지원 : 탄수화물(쌀, 밀가루, 과일), 지방 일부
구조성분 : 단백질, 지방(필수 지방산, 필수 아미노산)
촉매(소화 흡수를 쉽고 빠르게 해줌) : 무기질, 비타민
이러한 구분에서 내 몸의 세포를 만드는 구성 요소들이 어디에서 왔는가? 하는 부분은 매주 중요한 문제다. 곧 단백질과 지방은 어떤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가? 식물성으로 하는가? 동물성으로 하는가? 동물성은 어떠한 것으로 하는가? 이렇게 단백질을 구분할 때 하나의 기준이 수성(獸性)이다. 곧 우리가 섭취하는 단백질의 근원이 되는 생선과 동물들이 나의 몸과 정신에 영향을 끼친다는 전제로 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취하자는 것이다.
수성 낮음 : 어류(오징어와 멸치, 꽁치 등‘치’자가 들어간 생선은 그 가운데 높음)
수성 중간 : 육류(투(鬪)자가 들어가는 종류가 수성이 높음 : 투견, 투우)
수성 높음 : 조류(투(鬪)자가 들어가는 종류가 수성이 높음 : 투계)
그러므로 정서적 안정과 평화를 사랑할 때는 ‘치’로 끝나지 않는 어류를 섭취하고, 활동적이고 공격적인 상황이 필요할 때는 수성이 높은 닭고기나 소고기를 활용하면 된다.
6. 뱃골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자
갓난아기 때부터 아이들의 먹는 것에 대해서는 잘 먹고, 많이 먹는 것을 미덕으로 삼는다. 보통은 아이가 비만의 경향을 보이기 전까진 많이 먹는 아이를 흐뭇하게 여기고, 적게 먹는 아이는 안타깝게 여기면서 뱃골이 작은 아이라 칭하며 뱃골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인간의 위장은 절대 늘어나지 않는다. 좀 더 정확한 의미로는 본래 적당한 위장의 크기를 가지고 태어났을 때 3배까지 늘어날 수 있으므로 3배를 모두 활용하는 아이들은 뱃골이 큰아이이고 자기 본래 용적인 100%마저 활용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뱃골이 작은 아이들이다.
이것은 위장의 운동성과 맞물려 있는데 흔히 위대한 아이들은 3배를 꽉 채워도 위장이 신나게 운동하면서 소화를 하고, 뱃골이 작은 아이들은 100% 근처만 가도 위장 운동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아이다.
이러한 위장의 운동성은 위장 자체 문제와 비장, 췌장, 대장, 부신, 자율신경 조절의 종합적인 결과물이다. 그러므로 어디에서 문제가 발생하였는가를 한의사와 상의하고 절대로 억지로 많이 먹여 뱃골을 늘이려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
7. ‘비위’를 맞추자
음식을 먹을 때 흔히 비위를 맞추어 먹는다고 하고, 식욕이 부진하거나 식사량이 적은 아이들은 비위가 약하다고 표현한다.
맞춰 먹는다는 것은 소화능력에 맞추어 먹자는 의미이다. 비脾(췌장)는 소화효소의 분비와 맞물린 화학적 소화 작용으로 먹고 싶은 욕구를 말함이고, 위(胃, 위장과 대소장의 빈 곳)는 물리적 용적과 위장의 운동성을 종합했을 때 음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양을 말하며 이는 배고픔과 연결된다. 곧 나의 소화능력에 맞추어 먹는 것은 맞추어 먹는 것인데 보통 형제들 가운데 자기 고집이 명확한 둘째들이 이러한 경향성을 보인다.
나의 비위를 맞추어 먹는 것이 아니라, 엄마 아빠의 비위를 맞추어 먹는 아이들이 있다. 배고프지 않고 먹고 싶지 않아도 엄마 아빠를 비롯한 주변인이 원하면 꾸역꾸역 먹는 아이들이 있다. 흔히 첫째 순둥이나 막내가 엄마 아빠의 비위를 맞추어 먹는데 이렇게 되면 먹는 것에 큰 손해를 본다. 그러므로 자신의 비위에 맞추어 먹고 먹는 것에 자기 고집이 명확한 아이들은 그대로 두면 되지만, 첫 아이나 외동의 아이가 식욕이 부족하거나 성장이 미진하다면 반드시 아이의 비위를 점검하거나 한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
8. 간과 맛의 의미를 온전히 알자
우리가 흔히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라고 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간이 맞는 것과 종합적으로 맛있다는 혀의 감각이 있다.
최근에 건강을 위하여 싱겁게 먹는 것을 여러 매체에서 주장하는데, 왜 간을 맞추어 먹어야 하는가를 먼저 알아보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선택을 하자. 간을 맞추어 먹는 1차적인 목적은 위장 운동을 위한 에너지 제공이라 할 수 있다. 곧 위장이 움직이고 위액 분비를 온전히 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염분이 필요하다. 그러므로 적절한 염분이 포함되어 간이 맞는 음식을 먹으면 위장의 운동성이 활발해지고 반대로 간이 싱거우면 위장의 운동성이 뚝 떨어진다. 특히 활발한 위장의 운동성과 위액 분비를 해야 하는 단백질은 간이 맞지 않으면 위장이 거부한다. 곧 소금기가 없어서 간이 안 맞는 고기를 먹으면 아무리 위대한 사람이라도 많이 먹기 힘들어지고 체하기 쉽다.
다음으로 맛이라는 것은 췌액을 기준으로 소화액의 분비 상황과 연결이 되어있다. 곧 음식을 맛있게 먹으면 췌액 분비가 원활해져서 소화가 활발해진다. 다른 일면으로는 소화액이 넉넉하면 혀에서 맛있게 느껴지는 식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받는 셈이 된다. 따라서 반대로 음식을 맛없게 먹으면 소화액 분비가 위축되면서 소화가 잘 안 되며 췌장이 소화액을 비축하지 못하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혀는 맛이 없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소화능력이 떨어질수록 인공조미료(MSG)와 감미료가 많이 들어간 음식이어야만 겨우 맛을 느끼면서 먹게 된다.
그러므로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은 적절한 간이 이루어지고 맛있게 먹어야만 소화를 할 수 있으며 이렇게 먹은 음식이 결국 소화흡수의 효율이 높아져서 나의 뼈와 살이 되는 것이다.
9. 자연의 협조 – 대장의 발효 의미를 이해하자
우리가 음식을 먹어서 생명을 유지하고 삶을 영위하는 것은 이물질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인 소화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인체 오장 육부의 절반이 이러한 소화과정을 위해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달리 표현하면 인간 활동의 절반은 먹기 위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그런데도 완전한 소화를 하기 어려워서 대자연의 위대함에 도움을 받는데 이것이 대장의 유익균총이다. 곧 인간 스스로 마지막까지 소화해 내기 어려워서 균들의 도움을 받아 음식의 발효라는 과정을 통하여 음식의 마지막 정수를 섭취하는 것이다.
이러한 유익균들이 대장에 대략 3,000종류, 100조 개 정도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대장에 이러한 균총이 충실하면 우리는 음식의 마지막 정수를 충실하게 흡수하여 뇌와 신경은 촉촉해지고 머리가 맑으며 뼈가 튼튼하고 피부가 깨끗하고 윤기가 흐르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균총은 태어나서 젖먹이기 과정부터 점차 발달하여 3주 정도에 일정한 틀을 만들고 6개월 정도쯤에 대략 완성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시작을 멋있고 충실하게 하려면 초유가 중요하며 대장의 균총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음식들이 중요하다. 나의 유익균총이 틀이 잡히면 유산균을 비롯한 다양한 발효제품들 중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품을 찾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10. 아이들이 음식에 뻗은 안테나를 인정하자
간혹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아이들의 부모님 가운데 “우리 아이는 먹는 것에 관심이 없어”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다. 무심히 이런 말을 하였다면 아이를 좀 더 세밀히 관찰하여 보기를 권한다.
인간은 태어나서 생존하기 위하여서는 영양을 충실하게 섭취해야 한다. 그런데 소화능력이 부진하여 식욕부진을 호소하거나 식사량이 적은 아이들은 더더욱 먹는 것이 중요하기에 먹어도 되는가?, 먹을 수 있는가?,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 속에 소화하고 필요한 음식을 골라내기 위하여 온몸의 모든 감각을 먹는 것에 곤두세우고 있다.
곧 소화흡수에 어려움이 겪기 때문에 저 음식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취하기 위해서 아이들은 1. 보고 결정한다. 어려우면 외면하며, 2. 냄새를 맡아 본다, 어려우면 거부하고, 3. 맛을 본다, 어려우면 뱉어낸다, 4. 오래오래 씹으며 분석한다. 어려우면 목구멍이 끝내 안 열린다.
이러한 모습이 보인다면 먼저 아이의 상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억지로 먹이려 하지 말고 개선책에 대한 부분을 한의사와 상담하도록 하자.
11. 음식의 의미와 삼키는 원리를 알아두자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아이들의 대표적인 모습 가운데 하나는 아이가 ‘음식을 물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는 보편적인 모습이 어서 삼키도록 채근한다. 아이가 국을 말아 후루룩하거나 입에 오래 물어 아예 죽을 만들어 삼키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음식을 먹는 것은 먼저 씹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씹는 행위와 연동되어 식도와 위장이 같이 보조 운동을 해준다. 이러한 보조 운동이 매끄럽게 연결되면 식도에서 위장으로 내려가는 흐름이 발생하고 이를 달리 표현하면 위장으로부터 일종의 흡인력이 발생하여 입안의 음식을 당겨가는 것이다.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아이들이 입에 오래도록 음미하고 싶어도 어느 순간 이미 저절로 넘어가 버리게 된다.
이러한 모습에서 위장의 운동이 씹는 것을 따라오지 못하면 아무리 씹어도 위장이 당겨가지 않아서 입안에 남아있게 되어 자기 고집이 있는 아이는 뱉어내고, 마음이 약한 아이는 억지로 꿀꺽 삼킨다. 다음 단계로 어느 순간 식도도 운동이 안 일어나고 씹는 행위 자체도 이루어지지 않아 아예 물고 있게 되는데 이때는 무조건 뱉어낼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래도 꾸역꾸역 먹는 아이들은 국에 말아 먹거나, 아예 식탁에 물컵을 놓고 먹게 되는데 결국 억지로 욱여넣고 위장에 강제로 부담을 주게 되어 점점 삼키는 것에 대한 애로가 심해지고 먹는 자체에 부담을 느끼고 즐거운 식사 시간을 잃어버리게 된다.
12. 원시 소화 작용원리를 이용하자
인간의 소화기능의 구조는 생존과 활동에 필요한 요구량의 3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진화되었다고 한다. 소화의 가장 중요한 위장에서 본래 용적의 3배를 받아들일 수 있고. 췌장의 내분비와 연동되어 불필요한 영양분을 간에 축적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러한 장치는 인간이 원시적인 생활을 할 당시의 모습 – 먹는 것이 부족하고 불규칙한 사회, 맨발로 땅을 걷고 때로는 손과 발이 같이 걷는 상황에서 이루어진 장치이다.
곧 위장을 예로 든다면 흔히 배 터질 정도로 3배를 꽉 채워 먹었을 때 보편적인 위장을 가장 사람의 소화능력 기반은 발바닥과 손바닥에 있다. 흙과 돌을 걸으면 발바닥의 위장과 위장을 도와주는 기관의 구조가 튼튼해져서 활발하게 소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손바닥이 흙과 돌을 디디면서 자극을 가해주면 위장을 비롯한 장기능이 활발하게 움직여 정상적인 장운동하게 된다. 곧 맘껏 먹을 수 있고 먹어도 너끈하게 소화할 수 있는 상황은 인간이 맨발로 흙과 돌을 기어 다니는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이를 활용한다면 영유아기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충분히 기는 연습을 하는 것이며, 식욕이 부족한 아이들은 맨발로 걷는 운동을 충분하게 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