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승열 명리학도]
명리학은 인간 운명의 이치를 탐구하는 동양 고유의 철학이다. 하지만, 이천 년 이상 연구 해온 이 명리학은 일제강점기 이후 쇠퇴했는데 이제 현시대에는 다시 합리적인 이론체계를 갖춘 동양의 미래 예측학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이에 안승열 선생은 이 명리학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 독자들과 만나려고 한다. <편집자말> |
명리학은 인간 운명의 이치를 탐구하는 동양 고유의 철학이며 사주 감정이 그 쓰임(實用)이다. 사주는 운명(= 출생 이전에 주어진 에너지)을 상징하며 이 에너지(=기(氣)=기운(氣運)들은 인생사에 좋은 일이나 나쁜 일(吉凶禍福)로 나타난다. 명리학은 이들을 천간과 지지로 표현하고 깊이 살펴서 현생의 행복을 도모하려는 학문이다. 주로 인격의 운명을 감정하지만, 의학적으로 체질의 운명을 감정하기도 한다.
명리학의 사상적 근거는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에 형성되기 시작한 오행론이며 학문적 입지를 다진 사람은 10세기 초 송나라의 서거이(호 자평-子平)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우리나라에는 송나라와 교역이 활발했던 고려 초에 들어왔다. 대만과 일본에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요즘은 미국 서유럽에서도 관심을 두기 시작하였다. 본거지였던 중국은 명리학이 사회주의 사상과 상충된다는 까닭으로 문화혁명 때 모두 말살하였다.
우리가 지난 경험을 중시하는 이유는 차후에 같은 일을 겪을 때 지난번보다 더 잘 대처하기 위함이다. 그렇지만, 우리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은 대부분 반복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명리학의 진가는 이를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사주에서 사전에 예측하여 막상 일을 당했을 때 적절히 대처하는 데 있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 보면, 건강이나 대인 관계 또는 중요한 거래의 결과가 우리 인생 전체를 크게 좌우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면 우리의 인생은 더 좋은 쪽으로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그러나 명리학의 예측은 경험 통계를 근거로 하는 것이니 항상 맞는 것은 아니다. 사주가 큰 분류로만 50만 종이 넘으며 여기에 대운과 세운 그리고 그들의 상호작용까지 고려하면 경우 수의 한계를 정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적중률을 통계적으로 확실히 하는데 한계가 있으나, 사주인 특별한 수고 없이 단시간 내에 상당한 확률로 자신의 인생사를 예측할 수 있으니 명리학은 충분히 값어치 있는 학문이라 할 것이다.
흔히 사주에 관심이 많은 호사가는 어떤 사주가 가장 좋은 사주일지 궁금해 한다.
통상, 사주는 어느 한두 에너지가 너무 적거나 반대로 많아서 대체로 조화롭지 못하나 간혹 오행의 에너지가 고른 사주가 있으니 이러한 사주를 중화(中和)된 사주라고 한다. 이는 명리학이 귀히 여기는 최선이며 이러한 사주를 타고나는 것은 하늘의 복[天福]이다. 그러나 이런 사주는 이를 그대로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현대인은 그야말로 뜬구름(浮雲) 같은 욕망을 이루려고 세찬 경주마(奔馬)처럼 뛰며 산다. 그래서 타고난 사주는 변형되고 중화로부터 멀어진다. 그렇다, 천복의 사주를 타고났다 해도 살면서 이를 변형, 저급화한다면 소용이 없다는 말이다.
※ 다음 연재는 ‘2절 우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