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전산수무늬삼층장」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 등록 2025.07.23 10: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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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학당 설립자 아펜젤러가 고종에게 하사받은 19세기 말 궁중가구
화려한 나전 무늬와 경남 통영의 제작 양식 등 특징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나전산수무늬삼층장(螺鈿山水文三層欌)」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하였다.

* 나전산수무늬삼층장(螺鈿山水文三層欌) : (재질) 소나무, 나전, 금속

(크기) 가로 114.9cm, 세로 54.6cm, 높이 180.3cm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배재학당을 설립한 미국인 선교사 아펜젤러(Henry Gerhard Appenzeller, 1858~1902)가 고종황제로부터 하사받았다고 전하며, 그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보관해 오다 외증손녀 다이앤 크롬(Diane Dodge Crom, 1957~ ) 여사가 아펜젤러의 업적을 기리고 유물을 안정적으로 보존하고자 2022년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 아펜젤러: 미국 펜실베이니아 출생으로, 신학교를 졸업하고 감리회 선교사로서 1885년 조선에 입국하여 청년들에게 영어와 신학문을 가르쳤으며 1886년 고종이 이 학교에 ‘배재학당(培材學堂)’이라는 이름을 내려줌. 1887년 서울에 벧엘 예배당(지금의 정동제일교회)을 설립했으며, 성서번역사업과 전도 활동을 펼치다 1902년 인천에서 목포로 가던 중 배 사고로 죽음.

 

 

삼층장은 조선 후기인 1800년대 이후 왕실과 상류층 사이에서 유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왕실의 자녀가 분가하거나 출가할 때 준비하는 생활필수품 가운데 하나였다. 이번에 지정 예고되는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유래가 명확하고 고급 재료와 정교한 기술이 결합한 대형 가구로서 19세기 말 궁중과 상류층에서 썼던 삼층장의 양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물이자, 경상남도 통영(統營) 가구의 전형적인 특징을 갖고 있어 희소성과 학술적 값어치가 매우 높다.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의 정면 전체와 양쪽 측면은 전통 회화와 공예가 결합한 산수문(山水文)과 산수인물문(山水人物文)을 위주로 문자(文字), 꽃, 과실, 귀갑문(龜甲文) 등 다양한 나전 무늬로 장식되어 있으며, 정면에 설치된 6개의 문짝 안쪽은 밝고 화려한 색채의 괴석화훼도(怪石花卉圖)로 장식한 점도 중요한 특징이다.

* 귀갑문: 거북의 등껍질 모양처럼 겹친 육각형으로 연결된 무늬

* 괴석화훼도: 평범하지 않고 괴상한 모양의 돌(괴석)과 화초가 그려진 그림

* 산수인물문: 산이나 강 등의 자연경관과 인간의 모습을 함께 묘사한 것

 

 

 

장의 상단부에 대는 천판(天板)의 돌출부를 매우 짧게 하고 앞면 전체의 구조를 판재처럼 평면적으로 가공하는 통영 지역 고유의 제작 양식과 함께, 끊음질과 주름질 등 전통 나전기술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통가구 연구 자료로서 학술적 값어치가 매우 크다.

* 끊음질: 전복껍질을 얇게 가공하여 만든 자개를 무늬 그대로 오려 기물에 붙이는 기법

* 주름질: 실처럼 가늘고 길게 가공한 자개를 칼끝으로 눌러 짧게 끊어가며 기물에 붙여 무늬를 표현하는 기법

 

이처럼 「나전산수무늬삼층장」은 19세기말 대한제국 황실과 서양 선교사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자, 유사한 크기와 제작 양식을 갖춘 삼층장이 나라 안팎을 통틀어 극히 희소하다는 점에서 역사적·문화유산적 값어치가 매우 크다.

 

국가유산청은 「나전산수무늬삼층장」에 대해 30일 동안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한성훈 기자 pine99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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