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분류한 것이 4년이 되었습니다.
등산하면서 느끼는 것은 등산로에 쓰레기가 버려져 있지 않다는 것과
풀과 나무를 함부로 꺾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끔 산불로 인해 황폐해진 모습과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삼림 파괴
태풍이나 기후 변화로 인한 나무들의 쓰러짐 현상을 봅니다.
특히 얼마 전 일어난 축구장 약 4,600개 크기의 산림을 태운 경상남북도 산불은
충격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소식을 들으면서 마치 산이 앓아누운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산은 단순한 지형이 아니라 수많은 생명체의 터전입니다.
자연재해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인간 활동의 영향으로 인한 기후 변화와 무분별한 자원의 개발은
자연을 정복하고 지배하려는 인간의 오만이 불러온 재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혹자는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라고 이야기하지만, 푸른 산과 맑은 공기, 다양한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더 적극적으로 환경 보호에 나서야 합니다. 우린 자연과 분리된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이 건강해야 우리도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까요.
지난해 울진의 응봉산을 찾았습니다.
산불로 인하여 온 산이 몸살을 앓고 있는 처참한 모습이 애처롭게 다가왔습니다.
너무 속속들이 타버려 남은 것이 없는 대지에 푸르름을 볼 수 없음이 안타까웠습니다.
산은 참으로 많은 것을 내어주는 성자를 닮았습니다.
대부분 빈 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가 무언가를 가득 지고 내려오니까요.
무언가를 지고 산에 들어가 빈 지게를 지고 내려오는 경우는 사람의 마지막 길 밖에는 없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해 왔습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 다양한 생물종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이바지하였죠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소중한 가치를 당연하게 여겨,
무분별한 자원 개발과 환경 오염으로 되돌려주고 있으니 반성할 일입니다.
우린 자연 앞에 겸손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