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아침에는 여우비를 봤습니다. 곳에 따라 옅은 구름이 띄엄띄엄 보이기도 하고 또 어떤 곳에서는 매지구름이 지나면서 비를 살짝 뿌리기도 했습니다. 배곳에 와 보니 다른 곳보다 구름이 많고 바람과 함께 비가 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결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듯합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득해득'입니다. 여러분은 이 말을 듣거나 보신 적이 있으실까요? '한글 미해득' 할 때 그 '해득'을 떠올리시는 분도 계시지 싶습니다. 하지만 그 '해득'하고는 아주 사이가 먼 말이랍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자꾸 가볍고 경망스럽게 웃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 뜻풀이를 보고 이렇게 뜻이 겹치는 뜻풀이부터 좀 바로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경망스럽다'가 '행동이나 말이 가볍고 조심성이 없는 데가 있다'는 뜻을 가진 말입니다. 그래서 '경망스럽다'는 말을 빼고 '자꾸 가볍게 조심성 없이 웃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경망스럽다'는 말을 넣지 않은 뜻풀이도 괜찮지 않으십니까?
또 이런 뜻풀이만 놓고 보면 이 말을 쓸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드실 것입니다. 뜻풀이처럼 '자꾸 가볍게 조심성 없이' 웃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만 쓰기에는 아까운 말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 '아이나 여자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귀엽게 자꾸 웃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또는 그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뜻도 있다는 풀이를 보고 한결 마음이 놓였습니다.
말도 못하는 아이가 해득해득 웃을 때 얼마나 귀엽습니까? 그렇게 아이가 웃는 것을 생각하면 '해득해득'이 아이가 웃는 소리를 흉내낸 말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냥 살짝 입꼬리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코로 숨이 들락거리는 소리가 들릴 만큼 웃는 소리 말이지요. 낱말의 뜻풀이가 낱말을 마주하는 느낌을 얼마나 많이 다르게 하는지를 잘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이 말과 아랑곳한 말에 '해득거리다', '해득대다', '해득해득하다'가 있으니 많이들 써 보시기 바랍니다. 웃음을 나타내는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만 이런 말도 알아두었다 쓰시면 여러분의 말과 글의 맛과 멋을 다르게 해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