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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화시인이 만난 중국의 배달겨레

3월, 연길 문학의 향기 넘쳐나다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이야기
[석화시인이 만난 중국의 배달겨레 8]

[우리문화신문=석화 중국지사장]  중국 연변의 조선족사회에서 해마다 3월은 매우 의미 있는 달로 여겨진다. 그것은 3월에 “용정 3.13항거” 기념일이 있어 숭엄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 달에 “3.8국제노동여성절”이 깃들어 있어 월초부터 월말까지 들뜬 기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나 직장의 사회생활에서나 여성들의 발언권이 비교적 높은 상황에 걸맞게 여성들의 명절인 “3.8절”도 “여왕절(女王節)”이나 “여신절(女神節)”로 불리기도 한다. 또한 3월 8일을 기하여 그 전날까지는 “3.8맞이(迎三八)”라하여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3월 8일 당일은 “3.8잔치(慶三八)”로 고조를 이루며 이후 월말까지는 “3.8 보냄(送三八)”이라 하여 즐거움을 이어간다고 하는데 이것이 비록 누군가 지어낸 유머스러운 우스갯소리라고 하지만 중국 연변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정경인 것만은 틀림없다.

 

 

 

 

회원 대부분이 여성인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도 3월은 특별하였다. 이들은 3월의 첫날인 3월 1일, 우리 겨레의 “3.1만세운동” 100돌을 맞는 이날에는 연변미술관에서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회원인 김영자 작가의 장편실화문학 《엄마가 들려준 엄마의 이야기》 펴냄 잔치가 성대하게 펼쳤다.

 

현재 <우리문화신문>에 이어싣기(연재) 중인 이 작품은 평범한 한 가정의 가족사로 중국조선족의 백년 남짓 되는 이주와 정착의 역사를 생동하게 담아내었다. 현재 70대의 작가가 본인의 엄마에게서 들은 지난날의 이야기를 자신의 딸에게 다시 들려주는 독특한 형식으로 쓰인 이 작품은 많은 독자들의 관심을 받은 것은 물론 펴냄 잔치를 맞으며 첫 인쇄본이 바닥이 나서 인쇄공장에서 다시 100권을 더 찍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하였다.

 

이렇게 뜨겁게 3월을 시작한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에서는 자신들의 명절인 “3.8절”을 기리고 또 그간 쌓아온 문학적 성취들을 자축하는 의미로 3월의 마지막 두 번째 일요일인 지난 24일, “3.8 보냄(送三八)”의 즐거운 잔치를 펼쳤다. 모여 앉아 서로 덕담을 나누고 창작경험을 공유했으며 좋은 글을 써낸 작자들을 칭찬도 하면서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또한 김소월, 윤동주의 시도 읊고 본인들이 시도 읊기도 하였고 흥겨운 노래와 민속춤, 마술표현 등 장끼자랑도 하면서 3월의 끄트머리를 화끈하게 장식하였다.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동문회 리정림 회장은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문학아카데미는 2015년에 시작되어 비록 5년이란 짧은 시간을 걸어왔지만 많은 성취를 거두었습니다. 처음에 짧은 글 한편 짓기도 어려웠던 우리들은 석화선생님의 가르침으로 이젠 퍽 수준 높은 작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작품은 《연변녀성》이나 《청년생활》, 《로인세계》와 같은 종합지와 여러 방송프로그램에서 만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연변일보》, 《길림신문》, 《흑룡강신문》 등 신문의 순문학코너에서 읽을 수 있으며 《연변문학》및 한국의《문학시선》과 같은 문학전문지에 등재되기도 합니다.

 

 

 

이 짧은 5년 동안 적지 않은 회원이 아마추어 문학애호자로부터 여러 작품공모에서 상을 받는 수상작가로 성장하였으며 연변작가협회에도 여러 명 가입하였습니다. 이번에 출간식을 가진 김영자 작가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평생 중학교 교단에서 수학을 가르쳤던 선생님이 글쓰기에 도전하여 본인의 문학작품집을 내기까지에 이르렀습니다.

 

김영자 선생님의 이번 책을 ‘문학아카데미 총서 제1권’으로 하였는데 우리는 이를 시작으로 이제부터는 작품집 출간에 도전하기로 하였습니다. 먼저 ‘문학아카데미 총서 제2권’으로 동인합동작품집을 묶고 이어서 문학아카데미 총서의 제3권, 제4권. 제5권으로 육속 개인작품집을 묶으려 하고 있습니다. 이미 후보자도 여러 명 나왔습니다. 뜨거운 마음으로 응원해 주시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3월, 북방의 대지는 아직 다 풀리지 않았고 응달진 산기슭에는 지난 겨울의 흰 눈이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있기도 하다. 그러나 봄을 맞는 양지바른 언덕 위에는 진달래꽃이 어여쁜 망울을 짓고 있으며 바야흐로 연분홍 꽃잎을 터뜨리려고 준비하고 있다. 3월, 문학의 향기를 넘쳐내는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