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25 (월)

  • 흐림동두천 -1.4℃
  • 구름많음강릉 1.4℃
  • 구름많음서울 3.4℃
  • 맑음대전 3.2℃
  • 구름많음대구 3.1℃
  • 흐림울산 8.2℃
  • 맑음광주 5.0℃
  • 구름많음부산 7.7℃
  • 구름조금고창 1.7℃
  • 흐림제주 11.4℃
  • 흐림강화 1.9℃
  • 흐림보은 -1.0℃
  • 맑음금산 -0.8℃
  • 맑음강진군 1.1℃
  • 흐림경주시 3.3℃
  • 구름많음거제 8.4℃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우리문화편지

전체기사 보기
배너
배너

오늘 대한, 춥지만 희망을 잉태한 날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7]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마지막인 대한(大寒)입니다. 이름으로 보아서는 가장 추운 날이지만 “춥지 않은 소한 없고 포근하지 않은 대한 없다.”, “대한이 소한 집에 가서 얼어 죽었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소한 무렵이 대한 때보다 훨씬 추울 때가 많습니다. 제주도에서는 이사나 집수리 따위의 집안 손질은 언제나 “신구간(新舊間)”에 하지요. 신구간은 대한 뒤 5일에서 입춘 전 3일 동안을 말하는 것인데 이때 모든 신이 염라대왕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받기 위해 자리를 비우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하여도 탈이 없다고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때에는 이사하는 것은 물론 부엌, 문, 변소, 외양간 고치기, 울타리 돌담고치기, 묘소 고쳐 쌓기 등 다양하지요. 소한부터 대한까지는 한해에 가장 추울 때인데 예전엔 세수하고 잡은 방문 고리에 손가락이 "쩍쩍" 달라붙었습니다. 또 눈 덮여 황량한 겨울 들판엔 칼바람 추위 속에 먹거리도 부족하니 사람도 뭇 짐승도 배곯고 움츠리기는 마찬가지였지요. 그러나 이 만물이 얼어붙어 죽은 듯한 땅에도 저 멀리 봄소식은 오고야 맙니다. 소설가 김영현은 그의 작품집 《깊은 강은 멀리 흐른다》에서 "도

봄이면 산철쭉이 경이로운 선작지왓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명승이 널려 있는 제주도 한라산의 남서쪽 표고 1,500∼1,700m에 펼쳐진 완만한 초원지대인 선작지왓도 명승 제9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털진달래, 산철쭉을 비롯한 키가 작은 떨기나무(관목)류가 널리 분포하며, 4월부터 6월까지 털진달래의 연분홍색과 산철쭉의 진분홍색으로 온 지역을 뒤덮어 산상 화원의 경이로운 장관을 연출합니다. 또 겨울엔 눈 덮인 설원의 한라산 정상과 어우러진 경관은 선경(仙景)을 만들어 자연경관 값어치가 뛰어나지요. 선작지왓은 한라산 고원의 초원지대 가운데 영실기암 윗부분에서 윗세오름과 방애오름에 이르는 곳에 있는 평원지대입니다. 선작지왓에서 ‘작지’는 조금 작은 바위나 돌을, ‘왓’은 벌판을 가리키는 제주말이어서 돌들이 널려 있는 벌판이라는 뜻을 지녔습니다. 또는 ‘선’에 ‘서 있다’라는 뜻이 있는 것을 보면 선작지왓은 바위들이 서 있는 넓은 벌판을 가리키는데, 실제로 이곳에는 탑궤를 비롯하여 높이가 7∼10m에 달하는 큰 바윗돌 무리가 10여 곳에 분포하고 있지요. 이곳에는 산철쭉, 털진달래, 눈향나무, 시로미의 군락이 넓게 발달해 있고 누운오름 아래는 연중 물이 흐르는 노루샘이 있지요

술병, 허리춤에 차세요, “백자철화끈무늬병”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조선시대 때 주로 유행했던 백자 가운데 병(甁)은 기본적으로 술병입니다. 그리고 술병 가운데 제사를 지내는 데 쓴 제주병(祭酒甁)은 대부분 순백자였지만 잔치용 술병에는 갖가지 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래야 술맛이 났던 모양입니다. 술병에 그리는 그림으로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십장생, 매화와 난초가 많았지요. 그림 대신 목숨 ‘수(壽)’, 복 ‘복(福)’, 술 ‘주(酒)’ 자처럼 글자 한 자만 쓴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기발하게도 병목에 질끈 동여맨 끈을 무늬로 그려 넣은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白瓷鐵畵繩文甁]”도 있지요. 이는 옛날 술병을 사용할 때 병목에 끈을 동여매 걸어놓곤 했던 것을 무늬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병을 빚은 도공은 술을 마시다 남으면 술병을 허리춤에 차고 가라는 뜻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허를 찌르는 도공의 기가 막힌 상상력 그리고 익살과 여유가 살아있는 명작입니다. 힘 있게 하나의 선을 대담하게 그어 여백의 미를 표현했을뿐더러 인공적이면서도 가장 절제된 인공을 보여주는 멋진 예술품입니다. 한 대학교에서 시험문제로 낸 것에 한국

말뚝이와 양반, 처첩의 갈등 구조 고성오광대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경상남도에 가면 한국가면무극(韓國假面舞劇)의 영남형이라 할 수 있는 무형문화재 ‘오광대(五廣大)’와 ‘야유(野遊)’가 있습니다. 합천군 초계 밤마리에서 시작된 오광대는 수영ㆍ동래ㆍ부산진 같은 곳에서는 들놀음을 뜻하는 야유(野遊)라 부르고, 기타 지방에서는 모두 오광대라 부릅니다. 오광대란 이름은 오행설(五行說)의 '5(五)'를 가리키는데 진주와 마산 오광대에서는 다섯 양반을 만들어 연출하기도 하고, 진주에서는 오방각색 가면의 문둥이광대가 다섯이 등장하며, 통영과 고성의 오광대는 다섯 과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고성 지방에 전승된 <고성오광대(固城五廣大)>는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로 지정된 것으로 19세기 후반에 형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연희하기 7~8일 전에 고성 몰디 뒷산의 산기슭 잔디밭에서 연습하여 정월 대보름 저녁 장터에서 장작불을 피워놓고 놀았다고 하지요. 연희자들이 일심계를 조직하고 한가한 봄철에 자갈밭에 모여 밤새 오광대를 놀고 물고기를 잡아 천렵하면서 즐기기도 했다고 합니다. 본래 악사들이 피리ㆍ젓대(대금)ㆍ해금ㆍ가야금ㆍ거문고ㆍ장구ㆍ북ㆍ꽹과리 등을 연주하는 <고성오광대> 반

편안한 관아 창고, 무너질 수도 있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廁鼠數驚社鼠疑(측서수경사서의) 측간 쥐는 자주 놀라고 사당 쥐는 의심이 많아 安身未若官倉嬉(안신미약관창희) 관아의 창고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노는 게 으뜸이네 志須滿腹更無事(지수만복갱무사) 하지만, 배불리 먹고 또 무사하길 바라는데 地塌天傾身始危(지탑천경신시위) 땅 꺼지고 하늘 기울면 제 몸도 위태로워짐을 모르네 이는 백사 이항복(李恒福)의 한시 「삼물음(三物吟)」 곧 올빼미ㆍ쥐ㆍ매미를 노래한 것 가운데 쥐(鼠-서)에 관한 한시입니다. 백사는 뒷간에 사는 쥐는 사람 때문에 자주 놀라고, 깨끗한 사당에 사는 쥐는 의심이 많아서 역시 불안하지만, 이와 달리 관아 창고에 사는 쥐는 편하고 즐겁게 논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관아의 창고가 무너진다면 제 몸도 위태로워진다는 것을 모른다며, 백사는 따끔한 충고를 합니다. 뒷간 곧 시골에 묻혀 사는 사람이나, 사당 곧 임금 곁에서 아첨하면서 사는 사람보다는 그저 단순한 벼슬아치로 사는 것이 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벼슬아치 삶도 늘 조심하며 살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그곳이 무너져 함께 죽을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이 시에서는 백사 이항복의 철학이 물씬 묻어납니다

강추위, 마음속에 구구소한도를 그려가자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1]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강원도 전역 강추위..향로봉 아침 최저기온 영하 29.1도”, “북극발 한파에 전국 '꽁꽁'…내일도 강추위”, “이기기 힘든 강추위에..생업도 일상도 피해”, “전국 꽁꽁 얼어붙는다…강추위에 찬바람까지” 등 요즘 뉴스는 온통 강추위로 도배되고 있습니다. 특히 강추위 속에 수도가 동파되어 큰 고통을 겪는 사람이 많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한강은 2년 만에 꽁꽁 얼어붙었다고 호들갑을 떨기도 했지요. 그런데 1933년 1월 14일 동아일보에는 “중강진 혹한기록을 돌파, 금일 영하 44도”란 기사가 눈에 띕니다. “경성의 금13일 최저기온은 어제보다 좀 더 떨어져 영하 18도 2분을 보이고 있으며, 조선에 제일 추운 국경 중강진은 어제는 43도 여를 보이더니 금13일 아침에 이르러 44도로 뚝 떨어져 조선 최저기록인 중강진의 영하 41도 6부(1922년 1월 18일)를 돌파하기 2도 41분으로 기온 최저신기록을 지었다.” 이제 우리의 강추위는 1933년 중강진의 강추위에는 견줄 바가 아닙니다. 물론 어려운 이들에겐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 이런 강추위를 견뎌내기가 참으로 어려운 것이지만 그런 강추위에 속에서도 봄

정조의 어좌 뒤엔 일월오봉도 대신 책가도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책가도(冊架圖)’란 책꽂이를 통째로 옮겨 그린 듯한 그림을 말하는데 책을 비롯하여 꽃병과 자명종 시계 등 당시의 여러 귀중품을 함께 그렸으며, 우리말로는 책거리라고도 합니다. 책가도는 당시로써는 서양화에서나 볼 수 있던 ‘투시도법’과 ‘명암법’을 응용해서 그려 조선 전통적 화법으로 그린 그림에 견줘 공간감과 입체감이 훨씬 살아 있습니다. 서민들의 풍속을 즐겨 그린 김홍도(金弘道)가 책가도를 잘 그렸다고 하며, 이윤민(李潤民)ㆍ이형록(李亨祿) 부자(父子) 같은 화원도 책가도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조선시대 때는 책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고 책에 관한 관심도 높았는데, 이 책가도는 당시의 선비들이 책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특히 책 읽기를 즐겼던 정조임금은 어좌 뒤에 꼭 있는 일월오봉도 대신 책가도를 배치하였다고 하며 “책을 즐겨 읽지만 일이 많아 책을 볼 시간이 없을 때는 책가도를 보며 마음을 푼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형록의 <책가도>에는 재미난 것이 있지요. 대부분 궁중회화와 민화에는 화가의 낙관이 없어 누가 그린 것인지 알 수 없는데 이 그림에는 도장함과 여러 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