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맑은 하늘과 함께한 해가 더욱 빛나 보이는 새 아침입니다. 밤새 내린 이슬이 풀잎 끝에 송골송골 맺혀 아침 햇살을 기다리는군요. 오늘은 이렇게 하루가 비롯되는 첫머리에, 저 하늘 한쪽을 채우고 있는 구을 만드는 가장 작은 씨앗인 ‘구름방울’이라는 말을 함께 만나보려 합니다. ‘구름방울’은 ‘하늘 속에 떠다니면서 구름을 이루는 아주 작은 물방울’을 일컫는 말입니다. ‘구름’과 ‘물방울’이라는 맑은 낱말이 만나 참으로 싱그러운 느낌을 줍니다. 우리 눈에는 그저 커다란 솜뭉치처럼 보이는 구름이지만, 그 속을 아주 작게 들여다보면 셀 수 없이 많은 구름방울들이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물 알갱이들이 하늘로 올라가, 먼지 같은 아주 작은 알맹이를 씨앗 삼아 서로 엉겨 붙어 피어나는 것이 바로 구름방울입니다. 이 작은 구름방울 하나하나는 너무나 가벼워서 땅으로 떨어지지 않고 하늘에 둥실둥실 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이 구름방울들이 수없이 모이고 모여, 마침내 우리 눈에 보이는 아침 하늘의 흰 구름이 되는 것이지요. 하나일 때는 보이지 않지만, 함께 모여 비로소 눈부신 풍경을 만들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느 날 밖을 내다보았는데 달도 별도 보이지 않고 하늘이 온통 구름에 덮여 있다면 우리는 어떤 밤을 맞게 될까요? 이럴 때 쓰면 아주 좋은 토박이말이 있습니다. 바로 ‘구름밤’입니다. ‘구름밤’은 말 그대로 ‘구름이 끼어 어두운 밤’을 뜻합니다. 참 꾸밈없고 쉬운 말이지요? 하지만 이 짧은 낱말 속에는 깊고 아늑한 밤의 바람빛(풍경)이 오롯이 담겨 있습니다. 달빛이 환한 '달밤', 별빛이 쏟아지는 '별밤'과는 달리 '구름밤'은 누리의 모든 빛을 구름이 포근한 이불처럼 덮어버린 밤입니다. 빛이 사라진 어둠 속에서는 다른 것들이 더욱 또렷해집니다. 풀벌레 소리가 마음에 더 가까이 와닿고, 멀리서 짖는 개 짖는 소리가 더욱 아련하게 들려옵니다. 온 누리가 조용히 잠든 듯한 고요 속에서 제몸과 오롯이 마주하게 되는 밤이기도 합니다. 옛 어른들은 이런 구름밤에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요? 아마 아제(내일)의 날씨를 걱정하기도 하고, 어둠이 짙으니 일찍 잠자리에 들어 고된 몸을 쉬셨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구름밤이라 뜰 안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했다.” “모처럼 마실 가려던 걸음이 궂은 구름밤 때문에 멈칫했다.” “구름밤이 깊어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새벽 세 시, 부탄에 도착한 다음 날이었다. 피곤에 지쳐 단잠에 빠져 있어야 할 몸은 오히려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창문을 여니, 싸늘하면서도 맑은 공기가 온몸을 감싸왔다. 순간, 몇 시간 전까지 쌓였던 피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이 낯선 나라가 지닌 청정한 공기의 힘을 그제야 실감할 수 있었다. 부탄에는 굴뚝이 없다. 공장을 세워 산업을 키우는 대신, 오염원을 아예 차단해 버렸다. 담배마저도 공기를 더럽힐 수 있다는 까닭으로 금지해 버린 나라. 청정 자연은 이 나라가 지켜온 ‘삶의 조건’이자 ‘국가의 철학’이다. 그러나 부탄에서 느낀 신선한 숨결을 떠올릴수록, 역설적으로 병들어가는 지구의 현실이 더 뚜렷하게 다가온다. 북극의 빙하는 녹고, 바다 수위는 높아지고 있다. 기온은 산업화 이후 1.2도나 올랐고, 2도 선을 넘는 순간 식량 위기와 생태계 붕괴가 된다고 환경학자들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폭염ㆍ산불ㆍ홍수ㆍ가뭄이 전 세계를 덮치고, 해마다 수많은 목숨이 자연재해라는 이름 아래 스러져 간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천재지변’이 아니다. 결국 인간이 스스로 불러온 ‘자업자득’의 결과다.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