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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를 말릴 만한 겨를'을 뜻하는 말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날이나 요즘이나 오란비철에 여러 날 비가 오면 겪게 되는 어려움이 여러 가지 있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빨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날 비가 오락가락 하니까 비를 맞아서 옷이 젖기도 하고 또 더워서 땀에 젖기도 하는 옷을 빨아야 되는데 비가 오면 빨래가 잘 마르지 않지요. 그처럼 ‘오란비철 빨래를 말릴 만큼 잠깐 해가 드는 겨를’을 ‘빨래말미’라고 했습니다. 올해는 아직 그런 날이 없어서 아쉬움을 못 느낄 겁니다. 하지만 빨래말미도 없이 비가 쉼 없이 올 때도 있습니다. 또 때로는 여러 날 비가 오다가 해가 나면 빨래말미를 얻어서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을 때도 있고요. ‘빨래말미’라는 말은 요즘도 손수 빨래를 하는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말인 만큼 쓸 일이 많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이 말도 알고 있으면 쓸 일이 많은 말인데 우리 말집(사전)에는 올라 있지 않는 말이라는 것이 많이 안타깝습니다. 저 나름대로 이곳저곳에서 알리고 있지만 부려 쓰시는 분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란비철을 맞아 이렇게 다시 알려드려서 많은 분들이 알고 쓰게 되기를 바라고 또 말집(사전)에도 얼른 오르기를 바라 봅니다. 이 말과

라면으로 함께 가다

일본서 배워온 라면, 이젠 일본이 따라한다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09]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요즘 '시그니처'라는 말을 주위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영어단어 ‘signature’의 한글식 표기이다. 그 뜻은 일반적으로는 그 사람의 사인(sign), 혹은 서명(署名)을 뜻하는데 이 단어의 뜻이 넓어져 어떤 사람이나 현상을 대표하는, 그것만 보면 그게 누구인지, 무엇인지를 알게 해주는 것이란 해석이 함께 쓰인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유명 식품회사에서 '시그니처 한식'이란 이름으로 봉지식품이 일본과 동남아 시장에 나왔다. '시그니처 한식'이라니, 아마도 가장 대표적인 한식, 혹은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란 뜻을 담은 선전문구로 쓴 것 같다. 포장지의 전면에는 우리 한글로도 표기하고 있고 동남아에서 통용되는 한자표기는 아주 작게 쓰여 있어서 한국 식품인 것으로 오해할 정도다. 나온 식품은 세 종류다. 소고기 당면볶이, 치킨당면볶이, 트리플 치즈 당면볶이 이렇게 세 가지다. 그런데 이 제품을 만든 회사 이름이 ‘Nissin’이다. 일본을 좀 안다는 사람이 이 말을 듣더니 깜짝 놀란다. "아니 니신이 한국 이름으로 한국 맛 식품을 만들어 내놓았다고?" 이 사람이 놀란 것도 이상한 것은 아닌 것이. 이 니신이라는 이름은 1958년에

여러 날 오래 내리는 비 '오란비'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오란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해마다 이맘때 찾아오는 것이 바로 ‘장마’인데 ‘장마’를 가리키는 토박이말 ‘오란비’를 아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지 않습니다. 제가 여러 해 앞부터 여기저기서 알려드린 적이 있기 때문에 그걸 보신 분들은 알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란비'라는 말은 안타깝게도 우리가 자주 보는 말집(사전)인 ‘표준국어대사전’을 비롯한 말집(사전)에 올라 있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들고 계신 똑말틀(스마트폰)으로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열린 말집(사용자참여형 사전)인 ‘우리말샘’에만 ‘‘장마’의 옛말’이라는 풀이가 있고 그 어떤 곳에서도 ‘오란비’를 풀이해 주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오란비’라는 말이 있었다는 것을 알기 어렵고 그 말을 쓰는 것은 더 어려울 거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우리가 쓰고 있는 ‘장마’라는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 찾아보면 ‘여름철에 여러 날을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현상이나 날씨 또는 그 비’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말밑 어원 풀이에 ‘장’이 한자 ‘길 장(長)’에서 왔다는 것도 밝혀 놓았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에 옛말로 ‘오란비’가 있다고 나오긴 합니다. 그런데 왜 ‘오란비’를 찾으면 ‘장마’의

강원도에는 어떤 위인들이 살았을까?

《알려줘 강원도 위인!》, 글 강로사, 그림 윤정미ㆍ이해정, 지학사아르볼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우리 고장. 참 정겨운 단어다. 내가 살고있는 고장의 역사를 아는 것은 지역에 대한 애착과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까지 높이는 길이다. 길 가다 무심코 지나친 비석이 어떤 것이었는지, 소풍 때 갔던 초가집이 어떤 곳이었는지 알고 나면 한층 더 정감있게 느껴진다. 이 책, 《알려줘 강원도 위인!》은 강원도 지역의 위인 열두 명을 다루고 있다. ‘알려줘 위인!’은 사회 교과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한 지역 위인전 시리즈로,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가 출간되었다. 강원도는 고조선 시대에는 예맥족이 살았고, 예맥족이 세운 나라가 ‘동예’와 ‘옥저’였다. 광개토대왕 때 고구려에 정복되었고, 신라 진흥왕 때부터는 신라 땅이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대표하는 도시였던 강릉과 원주의 머리글자를 따서 ‘강원도’라 부르기 시작했다. 책에 실린 이사부, 의상, 원천석, 신사임당, 허균, 임윤지당, 윤희순, 남궁억, 한용운, 이효석, 김유정, 박수근 가운데 잘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거의 처음 들어봤을 법한 인물도 있다. 특히 원천석과 윤희순은 모두에게 생소할 듯하다. 운곡 원천석은 원주 지역의 위

정식으로 축제에 초대하겠습니다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20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K 교수가 미스 K에게 종교에 관해 물어보았다. 그녀는 일요일 예배만 참석하는 일요교인인데,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한 교회에 언니 따라 다닌다고 한다. K 교수 역시 아내 따라 일요예배에 참석하는 수준의 교인이기 때문에 설교 시간에 가끔 졸기도 한다. “저도 교회 가서 가끔 졸아요. 예배 끝나고 아내는 야단을 치지요. 그러면 내가 항상 대답하는 말이 있습니다.” “뭔데요?” “내가 조는 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고 목사님 책임이다.” “왜요?” “설교를 지루하지 않게 하면 자라고 해도 자지 않고 열심히 들을 텐데, 내가 조는 것은 설교가 재미없거나 지루하다는 증거라고 말입니다.” “말이 되네요. 호호호...” 설교가 지루하면 교인이 졸게 된다는 말은 사실이다. 마찬가지로 교수의 강의가 지루하면 학생은 졸게 된다. K 교수는 모든 과목에서 강의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나는 이 강의를 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돈과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다. 내가 강의하는 도중에 조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 즉시 나는 강의를 중단하고 ... (잠간 쉬었다가) ‘내 탓이요, 내 탓이요’라고 말하면서 내 가슴을 칠 것이다.” 그

부탄 산속에서 만난 개

모든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불교적 세계관

[우리문화신문=일취스님(철학박사)] 구속이란 참으로 슬픈 일이다. 어떤 생명이든 억압당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깊은 불행이다. 누구나 자유롭고 걸림 없이 자기 뜻을 펼치며 살기를 바란다. 이는 단지 ‘로망(romance)’을 넘어, 숭고한 생명의 본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인간에게 자유는 그 무엇보다 절실한 욕망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오히려 같은 인간을 억압하고 핍박하며, 나아가 다른 생명들조차 가볍게 여기고 관리한다는 명목 아래 학대와 살상을 자행하고 있다. 나는 부탄 북부의 붐탕을 향해 험한 산중턱의 좁은 길을 따라 4시간 넘게 차량으로 이동했다. 어느 순간, 시야가 탁 트인 능선에 이르러 잠시 차를 멈추고 풍경을 감상하며 숨을 돌리고 있었는데, 뜻밖에도 덩치 큰 누렁개 한 마리가 다가왔다. 인가 하나 보이지 않는 높은 산악지대, 외진 길에서 마주친 개였다. 처음엔 들개가 아닐까 싶어 움찔했지만, 그 눈빛은 사납기보다 오히려 순하고 애처로웠다. 부탄을 여행하면서 거리 곳곳에서 개들을 자주 보았기에 그리 놀랍진 않았지만, 깊은 산속에서 마주한 이 개에게는 왠지 모를 연민이 들었다. "배가 고파서 그러는구나..."나는 여행 중 준비해 온 말린 바나나 과자 봉지

'사람멀미' 해 보셨습니까?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사람멀미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에 따라 비가 오는 곳이 있다는데 제가 있는 곳은 해가 쨍쨍입니다. 오늘 일을 마치고 더위를 식힐 수 있는 곳으로 떠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이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사람이 많은 곳을 찾아 가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사람이 많지 않은 곳으로 가기도 하지요. 여러분은 어느쪽이신가요? 좋은 곳을 찾아 길을 나서기는 했지만 먼 길 수레를 타고 가다보면 '멀미' 때문에 힘들어 하는 분도 계시죠. '멀미'라고 하면 이렇게 차, 배, 비행기 따위의 흔들림을 받아 메스껍고 어지러워짐. 또는 그런 증세'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쓰실 겁니다. 차를 탔을 때 하는 멀미는 '차멀미', 배를 탔을 때는 '배멀미', 비행기를 탔을 때는 '비행기멀미'라고 하는데 이렇게 탈 것을 타지 않아도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지요. 흔히 흐드러지게 핀 아름다운 꽃을 보거나 꽃에서 나는 꽃내음 때문에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하는데 그걸 '꽃멀미'라고 한다는 것도 아시는 분은 아시더라구요.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 갔을 때 머리가 아프거나 어지러울 때가 있는데 그걸 가리키는 말이 '사람멀미'랍니다. 많은 사람들한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