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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자연이 우리에게 제시하는 속임수다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46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모든 생물이 양성생식을 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개체가 세포분열에 따라 둘로 나뉘면서 새로운 개체가 태어나는 방법도 있다. 세포 분열하는 단세포 생물은 암수가 없어서 성은 하나이다. 세포 분열을 무성생식 또는 단성생식이라고 한다. 크기가 아주 작은 생물들은 단성생식을 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세균과 바이러스, 그리고 플랑크톤 등의 미생물들은 단성생식을 한다. 크기가 큰 생물들, 예를 들면 하늘을 나는 새와 바다의 물고기 그리고 곤충과 양서류 포유류 등의 동물들은 양성생식을 한다. 또한 온갖 풀과 나무 등 식물들도 모두 양성생식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양성생식이 시작되었을까? 이 질문은 지금도 여전히 생물학계에 남겨진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다. 불완전하지만 지금까지 나온 학설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양성생식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진화의 초기 단계, 곧 남조류가 나타났던 30억 년 전부터 어류가 나타난 약 6억 년 전까지 아주 오랫동안 생물은 단순하게 세포 분열에 따라서만 증식되었다. 무성생식 생물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죽음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예를 들면, 여기에 한 개의 단세포 플랑크톤이 존재하고

마음을 나누는 '노느매기'의 힘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노느매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갑작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침, 마음을 따뜻하게 덥혀주는 기별이 들렸습니다. 한뉘(평생) 한약방을 꾸리며 번 돈을 아낌없이 배움이와 이웃에게 내어주셨던 진주의 큰 어른, 김장하 스승님의 이야기입니다. 스승님께서 꾸리시던 옛 '남성당 한약방'이 고장 사람들의 배움터인 '교육관'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합니다. 바라는 것 없이 베푼다는 뜻을 이어받아, 이제는 집마저 내어놓으신 스승님의 삶을 보며 저는 문득 '기부'나 '나눔'이라는 말보다 더 깊고 튼튼한 우리말 하나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 '노느매기'입니다. '노느매기'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여러 몫으로 갈라 나누는 일, 또는 그렇게 나누어진 몫'이라고 풀이를 합니다. 이 말은 곰곰이 뜯어보면 볼수록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옛말에 '나누다'는 뜻을 가진 '놀다'의 끝바꿈꼴(활용형)인 '노느'에, 몫을 정한다는 뜻의 '매기다'에서 온 '매기'를 더한 말이지요. 그저 가진 것을 뚝 떼어 주는 게 아니라, 너와 내가 한데 어우러져 서로의 몫을 살피고 고루 나눈다는 동아리(공동체)의 따뜻한 마음이 이 낱말 속에 오롯이 배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김옥균과 박영효가 대원군에게 제시한 것

대원군, 조선의 정치는 김옥균과 박영효가 맡아라 [돌아온 개화기 사람들] 62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2007년 일본에서 펴낸 《伊藤博文文書(이등박문문서)》에는 ‘대원군 음모에 관한 시말’이라는 제목으로 대원군과 김옥균이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내막이 자세히 기술되어 있다. 이토 히로부미에게 제출한 문서인데 김옥균의 뜻과 행동 나아가 당시의 정세를 이해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로 보인다.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참고: 김흥수 홍익대 교수의 2020 논고 <김옥균의 최후>) 1887년경 박영효는 일본인 오가와 미노루(小川實, 1887년 이래 조선에 제분-製粉 교사로 고용되었는데 주로 무기 구매를 중개함) 편에 대원군에게 서한을 보내 국사를 도모할 것을 타진한다. 이어 1891년 2월 신화폐 주조를 일본 정부와 협의하기 도쿄에 온 안경수에게 대원군 앞 편지 전달을 부탁하였다. 편지에서 대원군에게 세 가지 대안을 제시한다. 첫째, 대원군이 임금에 상주하여 온건한 방법으로 국정을 개량. 둘째,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민씨 세력을 제거하여 국정을 개혁. 셋째, 둘 다 불가능하면 수단을 다해 일본으로 건너오실 것. 귀국한 안경수는 이 편지를 오가와에게 주고 오가와가 대원군에게 전한다. 이에 대원군은 “온 조정이 놀라서 들썩거릴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

흥남철수작전 때의 지휘관 아몬드 중장을 오래 기억해야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33]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1950년 12월 20일 북한 동해안의 가장 큰 항구인 흥남항의 부두는 10만의 미군들과 장비들, 그보다 더 많은 북한주민이 뒤섞여 큰 혼란이 벌어졌다. 장진호 전투에서 중공군의 포위를 뚫고 간신히 흥남으로 온 미군들의 남쪽으로의 철수가 최대의 과제였다. 당시 동해안 지역을 관할 하는 제10군단의 에드워드 아몬드 (Edward Almond) 군단장은 모든 가용 군함을 동원해 적군의 포화가 떨어지는 위급한 상황에서 미군들의 철수작전을 펼쳤다. 미군이 철수한다는 소식을 들은 북한주민은 마을마다 집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무작정 남쪽으로 흥남부두로 향했다. 이들에게 남아있는 것은 곧 참혹한 현실 혹은 죽음이었다. 이같은 사정을 본 맥아더 사령부의 민사고문인 현봉학 박사는 미군 군함에 피난민을 함께 실어달라고 아몬드 군단장에게 긴급 요청했으나 당장 군인들의 생명을 구해야 할 상황에서 피난민을 수송할 수는 없었다. 현봉학 박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미 10군단 참모부장겸 탑재참모였던 미 해병대의 포니(Edward S. Forney) 대령을 통해 다시 간절히 요청한다. 결국 그의 진심과 간절함에 아몬드 중장이 결단을 내려 피난민들의 수송

내란사태 주모자들에게 보내는 단 하나의 사표

《단 하나의 사표》, 류혁, 생각의힘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09]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작년 내란의 밤 때 박성재 법무부 장관은 비상계엄을 뒷받침하는 법적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심야 법무부 간부회의를 소집하였었지요? 그때 류혁 감찰관이 자신은 이런 계엄 대책회의에는 참여할 수 없다며 과감하게 사표를 던지고 회의장을 뛰쳐나와, 언론의 조명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법무부나 검찰에서 계엄에 반대하며 사표를 던진 사람은 오직 류 감찰관 한 명이라, 그 뒤에도 류 감찰관은 인터뷰, 대담 등으로 계속 언론의 주목을 받았고요. 류 감찰관이 이번에 《단 하나의 사표》라는 수필집을 냈습니다. 그래서 수필집 1부의 제목은 당연히 <계엄 그날>이고, 2부는 <그날의 나를 만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류 감찰관의 삶에 영향을 미친 책이나 인물, 류 감찰관의 독특한 취미생활을 이야기하고, 3부는 <내가 살아온 길>이라는 제목으로 아내를 만난 이야기, 검사의 삶과 잠깐 근무하였던 삼성전자 이야기가 들어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한 수필은 아니고 일종의 자서전이라고 하겠습니다. 류 감찰관이 저에게도 책을 보내왔습니다. 표지 다음 쪽에는 ‘양승국 대선배님께’라는 제목으로 한쪽 가득 친필로 인사말을 써서 보냈네요. 제가 류

살얼음 낀 산타마을

[하루 하나 오늘 토박이말]살얼음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온 누리가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해야 할 예수님오신날 앞날 아침입니다. 하지만 오늘 들려온 먼 나라 핀란드의 기별은 매섭게 불어오는 겨울바람만큼이나 차갑고 쓸쓸합니다. 산타클로스가 나고 자란 곳으로 알려진 로바니에미의 하늘에 썰매가 아닌 전투기가 날아다니고, 땅에는 방공호가 들어섰다고 합니다. 꿈과 사랑이 머물러야 할 그곳이 전쟁의 두려움으로 얼어붙었다는 기별에 마음 한구석이 시려옵니다. 오늘 이런 안타까운 기별을 보고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토박이말은 바로 '살얼음'입니다. '살얼음'은 '살'과 '얼음'이 만나 이루어졌는데요, 여기서 '살-'은 '오롯하지 못한' 또는 '살짝'이라는 뜻을 더하는 앞가지(접두사)입니다. 푹 삶지 않고 살짝 삶는 것을 '데삶다'라고 하듯, 물이 꽁꽁 얼지 않고 얇고 여리게 언 됨새(상태)를 '살얼음'이라고 부르는 것이지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살얼음'을 '얇게 살짝 언 얼음'으로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와 달리 꽁꽁 언 얼음은 '매얼음'이라고 하니, 우리 토박이말의 맛이 참으로 남다르지 않나요? 이 말은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먹고 살기 어렵고 추웠던 그 살얼음 같은 날들을 견디게 해준 따

꼰대 벗어나기

[정운복의 아침시평 29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화창한 봄날, 배고픈 호랑이가 살았습니다. 산에 토끼도 없고, 짐승들이 많이 사라져 인가를 털기로 합니다. 마침, 허름한 마굿간이 있어 몰래 들어갔습니다. 한편, 먹고 살기 힘들었던 말 도둑도 그 마굿간에 숨어들었지요. 말 도둑은 그중 잘빠지고 매끈한 동물에 올라탑니다. 몰래 말을 잡아먹으려던 호랑이는 등에 주인이 달라붙어 들켰다고 오해합니다. 다리야 날 살리라고 도망가기 시작했지요. 도둑은 떨어질세라 호랑이의 털을 움켜쥐었고 호랑이는 등에 탄 주인을 떼어내고자 안간힘을 썼습니다. 날이 훤하게 밝아 자기가 타고 있는 것이 호랑이인 것을 알아차린 도둑은 아연실색합니다. 계속 갈 수도 없고 내릴 수도 없는 형국에 빠져버린 것이지요. 그런데 아침에 일하러 나왔던 농부가 그 모습을 봅니다. 농부는 부러움에 다음과 같이 말하지요. "저놈을 팔자도 좋네, 아침부터 동물을 타고 꽃놀이를 하는구나." 원래 사람은 대부분의 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판단의 밑바닥에는 늘 주관이 들어있지요. 지나친 주관은 심각한 오류에 빠지기도 합니다. 우린 그럼 사람을 꼰대라고 부릅니다. 다양한 관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것이 열린 마음으로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