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우리 고장. 참 정겨운 단어다. 내가 살고있는 고장의 역사를 아는 것은 지역에 대한 애착과 사회 전반에 대한 이해까지 높이는 길이다. 길 가다 무심코 지나친 비석이 어떤 것이었는지, 소풍 때 갔던 초가집이 어떤 곳이었는지 알고 나면 한층 더 정감있게 느껴진다. 이 책, 《알려줘 강원도 위인!》은 강원도 지역의 위인 열두 명을 다루고 있다. ‘알려줘 위인!’은 사회 교과를 처음 배우는 초등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한 지역 위인전 시리즈로, 경기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등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가 출간되었다. 강원도는 고조선 시대에는 예맥족이 살았고, 예맥족이 세운 나라가 ‘동예’와 ‘옥저’였다. 광개토대왕 때 고구려에 정복되었고, 신라 진흥왕 때부터는 신라 땅이 되었다. 조선시대에는 이곳을 대표하는 도시였던 강릉과 원주의 머리글자를 따서 ‘강원도’라 부르기 시작했다. 책에 실린 이사부, 의상, 원천석, 신사임당, 허균, 임윤지당, 윤희순, 남궁억, 한용운, 이효석, 김유정, 박수근 가운데 잘 알려진 인물도 있지만, 거의 처음 들어봤을 법한 인물도 있다. 특히 원천석과 윤희순은 모두에게 생소할 듯하다. 운곡 원천석은 원주 지역의 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격몽(擊蒙). 말 그대로 ‘몽매함을 물리친다’라는 뜻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학자로 이름 드높은 율곡 이이가 ‘몽매한 자들을 교육하는 중요한 비결’을 담아 펴낸 책이 바로 《격몽요결》이다. 요즘으로 치면 올바르게 살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바를 정리한 ‘자기계발서’라 할 수 있다. 한학 전문가인 지은이 이민수가 풀이한 이 책, 《격몽요결》은 율곡 이이의 가르침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원문의 풀이도 잘 되어있지만, 다른 고전에서도 참고할 만한 부분을 많이 인용해 풍부한 해설을 덧붙였다. 500여 년 전의 자기계발서인데도 워낙 기본적인 자기관리 태도를 담고 있어서인지 크게 이질감이 없다. 이이는 격몽요결 머리글에서 ‘어쨌든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기 마련’이라며 ‘사람은 반드시 글을 읽고 이치를 궁리해서 자기 자신이 행해야 할 길을 밝혀야 한다’라고 썼다. 바다 남쪽에 집을 정하고 살 때 학도 한두 사람이 와서 배움을 청했는데, 스승이 되지 못할 상황이라 대신 책 한 권을 쓴 것이다. 처음 배우는 사람들이 아무런 향방 없이 헤매는 것을 안타까이 여겨 책으로 자기 마음을 세우는 법, 부모 섬기는 법
[우리문화신문=김현명 칼럼니스트] 2022년 3월 10일, 내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하루였다. 반대로, 2025년 6월 4일은 가장 기쁜 날로 기억될 것이다. 지난 3년 3개월 동안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견디기 힘들었을 때를 지나왔을 것이다. 그 고통의 시간은, 나에게 있어선 정말로 "역사적인" 시간이기도 했다. 2022년 대선을 지켜보며 나는 확신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이 나라는 망할 것이고, 이재명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는 살아날 것이라고. 그래서 윤석열의 당선이 확정되는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이후 현실은 내 예감이 빗나가지 않았음을 날마다 확인시켜 주었다. 더욱 괴로웠던 건, 나라가 무너져 가는 상황 속에서도 많은 언론과 기득권, 그리고 배운 사람들이 침묵하거나 오히려 옹호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날들이 이어질수록 내 고통은 더 깊어졌다. 그렇게 새해를 맞이한 2024년 1월 1일. 지인 몇 명과 남산에 올라 해돋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올해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어떤 사자성어가 좋을까?” 해돋이를 본 뒤, 우리는 옥수역 1번 출구 근처의 미타사를 찾았다. 이 절은 신라 진성여왕 2년(888년)에 창건되었고, 고려 예종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