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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 사랑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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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선이 바다 속으로 잠긴다

소설 "이순신의 제국 2" 의리의 장

[신한국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긴장된 얼굴의 서아지와 군관들의 얼굴이 흐릿하게 비쳤다. 군관 한 명이 두려움에 잠긴 목소리를 꺼냈다. “장군, 귀선은 반잠수정이라서 일본 관선의 눈을 피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대로 개죽음을 당할 수는 없지요.” 서아지가 입술을 씹었다. “그럼 방법이 있는가?” “일본 놈들을 한 놈이라도 처 죽이고 가야하지 않겠습니까.” 김충선이 군관에게 조용히 지시했다. “격군들을 즉각 상판으로 모이도록 하게. 한 명도 빠짐없이!” 군관은 즉시 계단으로 더듬거리면서 내려가 소리쳤다. “모두 상판으로 집합하라! 적과의 백병전에 대비한다. 장비를 점검하라!” 삽시간에 귀선의 철갑 내부의 상판에는 격군과 수병 등이 가득 들어찼다. 그들은 위기를 직감하고 있는 듯이 저마다 병장기를 움켜쥐고 불안과 초조, 공포의 시선들을 던지고 있었다. “우린 적과 전면전을 벌이지 않는다.” 김충선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귀선의 상판에 모여 있던 수병과 일반 격군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귀선과 포작선을 발견한 왜적의 관선이 무섭게 쇄도해 오고 있지 않았던가. “그럼 그냥 죽는 겁니까?” “도주할 수도 없으니까.” 반잠수정인 귀선은 당연히 속도가 느렸다. 그 때문

관선을 유인할 테니 귀선을 이용해서 도주해!

소설 "이순신의 제국 2" 의리의 장

[신한국문화신문=유광남 작가] 구루시마의 화려한 아타케부네에서 긴급한 신호 깃발이 펄럭였다. 붉은 적색의 깃발이 수직으로 오르락내리락 거리면서 공격용 나팔이 고막을 뒤흔들었다. “관선이 전속력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우릴 발견한 것이 분명합니다.” 포작선의 수병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떠들었다. 김충선 역시 사태의 위급함을 직감하고 있었다. “일본 함대가 가덕도 근해에서 부산으로 향하려는 우리 함대를 노리고 있음이 분명하다. 어서 이 사실을 통제사에게 아뢰어야 한다.” 일본 함대의 거대한 출몰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김충선은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포작선으로 달아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알고 있다.” 준사가 경직된 얼굴로 김충선을 마주 보았다. “대장, 우리만 죽게 되는 것이 아니라 조선의 유일한 희망이라 할 수 있는 이순신장군과 그 함대가 몰살당할 판이 아니요. 그래서......” “어찌 하자는 것이냐?” 준사는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사야가 김충선은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그 미소의 의미를 간파했기 때문이었다. 준사는 고향 친구였다. 같이 해변을 벌거벗고 달리고 바다를 향해 누구의 오줌발이 센 것인가를 겨누었던 오래 된 친구였

조선 내면을 볼 수 있게 한 한글편지들

《조선의 한글편지》, 박정숙, 다운샘

[신한국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물관이나 전시회를 다니다보면 조선의 한글 편지들이 전시된 것을 본 적이 있지 않습니까? 편지의 속성상 편지에는 편지를 주고받는 이들의 은밀한 이야기가 숨어 있을 것이고, 또 편지에는 그 시대의 문화가 흐릅니다. 그리고 붓으로 쓰는 글씨에는 서예의 멋과 예술의 향기가 서려 있구요. 이런 조선의 편지를 하나하나 찾아내어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하던 박정숙 박사가 그 동안의 연구물을 모아 《조선의 한글편지》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지금까지 이런 조선의 편지를 통시적으로 연구한 전문적인 논저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었는데, 박정숙 박사가 큰일을 하셨네요. 저는 전에 한 모임에서 처음 박 박사님과 인사를 나누었는데, 며칠 후 박 박사가 이 책을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모임에서 《조선의 한글편지》를 쓰셨다는 말을 듣고, 내가 관심을 가지긴 하였는데, 이렇게 책까지 보내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관심이 있는 책을 받게 되니 그 기쁨은 더욱 커집니다. 참! 이 모임에 대해서 한 말씀 드려야겠네요. 모두 5명이 만났는데, 모임의 배경은 같이 인문학적 책을 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수필집이 되겠네요. 모임은 최근에 《사임

순댓집 사장 이금출 시인 첫 시집 펴내

도서출판 문학공원, ‘순대를 존경하다’

(신한국문화신문) 도서출판 문학공원이 전통음식점 ‘함경도왕순대’를 30년 넘도록 경영해 온 이금출 시인의 첫 시집 ‘순대를 존경하다’를 펴냈다고 밝혔다. 이금출 시인은 함경도가 고향이신 시어머니와 함께 서울 은평구 신사동 응암역 근처에서 ‘함경도왕순대집’을 시작한 지 30년이 훨씬 넘었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첫 시집 제목부터가 눈길을 끈다. 세상에는 존경할만한 사람이 너무나 많지만 이금출 시인은 순대를 존경한다. 시집을 펴면 금방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순대는 시인에게 배고픔을 물리쳐주고, 가난을 물리쳐주고, 자식들에게 과자를 사줄 수 있게 해주고, 공부를 시킬 수 있게 해줬으며 집을 살 수 있게 하고 부모 노릇을 할 수 있게 했다. 30년이란 긴 세월 동안 동고동락해온 순대가 이금출 시인에게는 어떤 위인보다 큰 위인이다. 지금까지 이금출 시인을 울린 것도, 먹인 것도, 잠재운 것도, 놀아준 것도, 가르친 것도 순대였다. 다들 이순신 장군이나 세종대왕, 퀴리부인 등을 존경하지만 장장 30년의 세월 동안 순대가 있어 행복했다는 시인은 ‘나는 순대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서민에게 어디 순대만 한 것이 있으랴. 고된 노동을 격려하고 깊은 슬픔을 다독인 순대에게